[인터뷰] '아킬레스' 홍미금, "데이다 하면 내이름 떠올리길 바라"
[인터뷰] '아킬레스' 홍미금, "데이다 하면 내이름 떠올리길 바라"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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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출신 홍미금의 도전, "드라마 있는 작품 매력있어..."
"재연 삼연 돌아올때, 관객분들이 제 이름 '홍미금' 떠올려줬으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증권신문 조나단 기자] 창작 뮤지컬 제작사 엠제이스타피시(MJStarfish)의 신작 뮤지컬 <아킬레스>가 지난달 10월 4일 개막했다. 

뮤지컬 <아킬레스>는 1930-40년대 나치 독일을 배경으로 불멸의 저항가수 아킬레스의 일대기를 다룬다. 억압과 차별을 겪으며 자란 유태계 독일인 아킬레스는 극한 상황 속에서 부모, 스승, 친구와 동료를 통해 진정한 가수로 성장하며 보는 이들에게 묵직한 감동과 울림을 전하고 있다. 

제작사 엠제이스타피시는 “신작 ‘아킬레스’는 락 뮤지컬을 표방하는 작품이다. 공연을 통해 한 편의 드라마틱한 락 콘서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틀롤 ‘아킬레스’ 역에는 뮤지컬 배우 이승현을 비롯해 고훈정과 양지원이 맡았다. 아킬레스의 친구 ‘헥토르’ 역에는 김이후와 홍미금 배우가, 아킬레스의 또다른 친구 ‘파트로클로스’ 역은 서동진과 정선기가 맡았다. 

본지는 높은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발탁돼 도발적인 목소리로 자신의 색을 드러내고 있는 뮤지컬 배우 홍미금을 만나 이번 작품에 참여한 소감 등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으로 공연에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전한다.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홍미금 : 안녕하세요. 저는 92년생, 스물아홉 살 배우 홍미금입니다. 

Q. 작년에 뮤지컬 <위 윌 락유>이후 거진 1년 만에 작품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홍미금 : 작년에 <위 윌 락유>라는 공연을 하면서 허리를 다쳤었어요. 그래서 회복 기간을 가지면서 따로 작품 오디션을 보지는 못했었어요. 그러나가 우리 작품의 오디션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오디션을 보게 됐죠. 오랜만에 돌아오는 만큼 개인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공연 올라가기 전까지 정말 쉴 틈 없이 연습했었던 것 같아요. 

Q. 전작과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은데 

홍미금 : 맞아요. 지난해 공연 무대를 올라가면서도 저 스스로는 드라마가 있는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대극장, 소극장을 떠나서 이야기가 있는 작품에 제 이름을 올리고 싶었어요. 연극학과 출신이라서 그런가 깊이 있는, 드라마가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었어요. 처음 대본을 본 순간 이 작품은 내가 하고 싶었던 작품이야라는 생각이 들었죠.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이번 작품에서 몇 개의 역할을 연기하나 

홍미금 : 일단 공개된 헥토르를 비롯해서 테티스, 데이다, 케이론, 백장미단원. 다섯 명의 인물을 맡아서 연기하고 있습니다. 각 캐릭터마다 첫 느낌이 어땠냐고요? 일단 어떤 이미지로 생각을 해보자면 헥토르 같은 경우에는 잿더미가 쌓인 장미 같아요. 그리고 케이론은 하늘 색깔 물방울이 있는 장미 같고, 데이다는 말 그대로 보라색의 장미죠. 테티스 같은 경우에는 정말 새파란 장미인데, 마치 얼음 속에 갇혀있는 듯한 느낌의 장미인 것 같았어요. 

Q. 여러 역할을 맡은 만큼, 각 캐릭터마다 중점을 두고자 했던 부분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홍미금 : 사실 큰 선은 같은 것 같아요. 저와 관객분들, 그리고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결이나 톤, 이미지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그 차이들만 있지 않나 싶어요. 일단 제가 가지고 있는 큰 선을 제가 맡은 역할들 위에다가 두고, 나였으면 이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할까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직접 연기를 하면서 그 배역에 몰입해 그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나가지 않았나 싶어요. 

Q. 지금 많은 관객들이 공연을 찾고 있는데, 부담감은 없나 

홍미금 : 사실 제가 지금 뭔가 관객과 평단의 평가를 체감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고 그런 생각도 들지 않아요. 나중에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긴다면 고민해 볼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후기를 보기는 보는데 뭔가 막 체감될 정도인지 아직은 모르겠더라고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인지 관객들과의 소통을 할 수 없어서 지인들이 공연을 보고 나서 말해준 말들 빼고는 뭔가 부담감이 주어질 만큼 체감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지인들의 평이요? 일단 옷을 엄청 빨리 갈아입는다고 칭찬해 주더라고요.(웃음) 

Q. 어려웠던 점은? 

홍미금 : 그러고 보니 처음에 부담이 있었던 게 좀 전에 말했던 옷을 빨리 갈아입는 부분이었어요. 퀵체인지 해야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데이다 역할 다음에 케이론 역할을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없어서 런스루 과정에서 바지 지퍼도 못 올리고 무대로 올라갔던 적이 있어요. 지금은 그나마 요령이 생겨서 문제없이 빨리 갈아입는데, 처음에 부담되고 고민되는 부분이었죠.(웃음) 그리고 어려웠던 점을 꼽자면, 제작진과 연출님, 동료 배우님들의 결이나 톤이 어떤지 몰랐기 때문에 어려웠고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연습 초반에 연출님과 배우님들이 어떻게 진행을 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었죠. 빠르게 캐치해서 그 결에 맞게 맞추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다들 많이 도와줬을 것 같은데 

홍미금 : 맞아요.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사실 공연이라는 게 만들어지는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거든요. 다들 바쁘고 어떻게 보면 상대 배우지만 남이기도 하잖아요. 자기 살기 바쁘기 때문에 누군가를 봐주고 밀어주고, 따라오는 길을 안내해 주는 사람들이 없거든요. 그런데 처음 연습에 들어가고 공연을 하면서도 다들 너무 잘 이끌어주고 도와줬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이 안에서 묻히지 않으려고 더 노력했던 것 같아요. 

Q. 이번 작품에서 세 명의 아킬레스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다들 다른 느낌의 배우들이다. 앞서 스스로의 캐릭터들을 이미지화했던 것처럼 이들도 이미지화해보자면?  

홍미금 : 일단 이승현 배우님은 거친 자갈밭을 헤치고 나가는 락스타랄까요. 고난과 역경을 건너온 듯한 느낌이 들고, 훈정 배우님은 되게 단단하고 우직한 돌멩이 같은 느낌이에요. 뭔가 비바람이 불어도 그 자리에서 우둑하니 지키고 있는 느낌이에요. 마지막으로 양지원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슬라임 같은 느낌이랄까요. 되게 어떤 상황에 놓여도 유연하게 헤쳐나가는 느낌이 들거든요.  

Q. 그럼 파트로클로스 역의 두 배우는 어떤가 

홍미금 : 두 분은 색감으로 보자면 선기 배우님은 고동색, 도진 배우님은 연두색이 떠올라요. 두 배우님이 내뿜는 매력이 너무 다르거든요. 이 장면에선 이런 매력이, 저 장면에선 저런 매력이 나오는 배우님들이거든요. 그래서 고동색과 연두색이 떠오릅니다.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여러 후기들에서 극 중에서 백장미를 건네는 장면을 언급하고 있던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홍미금 : 일단 그 장면에서 건네는 백장미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이 부분은 이후 배우랑 공유한 의견은 아니고 저 혼자의 해석임을 밝히고 싶어요. 그 장면에서 장미를 줄 때의 마음을 이야기해보자면 저는 아킬레스를 처음 봤을 때부터 동질감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장미를 건네면서 "난 파리에 갈 거야. 거기서 잘 살 거야. 그리고 너도 잘 살 거 같아. 지금보다 훨씬 잘 살아서 높은 곳에서 만나자"라는 느낌을 가지고 전달하고 있거든요. 말로 표현을 하니까 조금 이상할 수도 있는데 "나중에 다시 만나자" 하는 느낌이 아니라 "난 높은 곳으로 갈 거야, 너도 높은 곳으로 와주라. 둘 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 돼서 만나자"라는 느낌이에요. 

Q. 한 달가량 공연을 했는데, 지금 내가 가장 꽂힌 가사나 대사가 있다면? 

홍미금 : "우리들은 오래전에 훨씬 멀리 날아갔어"요. 이유요? 이 넘버가 데이다랑 아킬레스의 듀엣곡인데, 이 마음이 뭔지 알 것 같더라고요.  

Q. 이어서 그렇다면 뮤지컬 <아킬레스>를 가장 잘 보여주는 넘버나 장면이 있다면? 

홍미금 : 아무래도 마지막에 아킬레스가 부르는 노래가 아닐까요. 뭔가 나무로 치자면 아킬레스가 마지막에 부르는 노래의 느낌은 마치 선이 굵은 오백 년 된 은행나무 같거든요. 멀리서 보면 웅장한 느낌이 나지만 가까이 가보면 온갖 풍파를 다 겪은 거친 나무의 느낌이요. 아킬레스는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나무가 되어 온갖 역경을 겪고 끝내 이겨낸다고 치면 저는 그런 아킬레스의 역경이 된 느낌이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좋아합니다.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공연 중 발생한 에피소드? 실수가 있을까. 

홍미금 : 일단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퀵체인지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케이론 역할로 무대 위에 올랐는데 자크를 다 못 올렸었던 적이 있어요. 절절한 사랑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바지가 내려갈까 봐 옷을 붙잡고 노래를 불렀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 아찔한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Q. 자잘한 실수들은 다들 공연을 오래 했던 배우들인 만큼 잘 넘겼을 것 같다. 

홍미금 : 사실 저는 막상 공연을 할 때 떠는 편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앞서 말했던 연습실, 혹은 처음 작품을 맡고 사람들을 만나는 게 더 떨리더라고요. 뭔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오는 불안감이랄까요. 오히려 정답을 정해놓고 이렇게 하면 되는, 짜여진 무대에서 오는 불안감은 없더라고요. 첫 공연을 할 때도 저만 안 떨어서 주변 관계자분들이나 배우님들이 "네가 제일 편해 보인다"라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웃음)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막공까지 두 달 남겨두고 있다. 공연이 끝나기 전까지 이것만은 챙겨가보고 싶다 하는 게 있을까 

홍미금 : 챙기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개인적으로 이 역할 하면 저, 홍미금이 떠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데이다 하면 "그래, 데이다는 홍미금이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웃음)  

Q. 아직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우리 공연은 어떤 공연이다." 소개해보자면. 

홍미금 : 제가 대학로의 모든 공연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 공연되고 있는 작품들 중에 가장 뜨겁고 강렬한 에너지를 배출하고 있는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배우들과 창작진 모두 애정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 공연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강렬한 에너지를 배출할 수 있는 시너지가 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모든 걸 공연장에 오시면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올겨울. 또 춥다고 하거든요. 뮤지컬 <아킬레스>는 몸과 마음을 뜨겁게 채워드릴 수 있는 공연입니다. 체온을 올리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공연장에서 봬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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