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 내년 공연을 위한 쇼케이스 제작
연극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 내년 공연을 위한 쇼케이스 제작
  • 어승룡 기자
  • 승인 2020.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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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문화재단 '우리들의 영웅 지원' 선정작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은 강동문화재단 우리들의 영웅 지원에 선정된 작품이다.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은 강동문화재단 우리들의 영웅 지원에 선정된 작품이다.

강동문화재단 '우리들의 영웅 지원'에 선정된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 쇼케이스 영상 제작이 11월 18일 수요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무관중으로 촬영된다.

삶에 마지막인 죽음에 대해서.... 물론 죽음도 삶의 일부이다. 

며칠째 눈이 내려 수의처럼 세상을 계속 덮는다.
나는 내가 몇 초 뒤에 뭘 생각할지도 모르고
내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죽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죽을 때를 알아 4년 전부터 수의를 짜고
마침내 그날이 와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나눠준
‘백 년 동안의 고독’속의 아마란타처럼
나는 아직 수의를 짜지도 못하고
설령 그날이 와도 내가 가진 것이 없으니
먼지 같은 내 여윈 살 외에는 나눠줄 수가 없구나.
다만 아마란타처럼 내 많은 지인들이
먼저 죽은 이들에게 보낼 고해성사 편지를 써오면 
내가 차질 없이 전해주겠다는 약속만은 꼭 지키리라.
수의가 세상을 돌돌 말아 관 속에 넣고 못을 박는다.

-이산하 시인의 짧은 시 <수의>, 인문교양 월간지 유레카 연재-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은 이 시대의 장례문화에 대한 문화적인 충돌로 매우 흥미로울 듯 하다.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은 이 시대의 장례문화에 대한 문화적인 충돌로 매우 흥미로울 듯 하다.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 초대장

“삶과 죽음의 경계가 있던가?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면 하나인 듯 하다. 그리 길지 않은 인생 순간순간이 소중하다.  죽지 않고 살아 있을 때 함께 하고 싶다. ‘죽은 후 영정 사진으로 마주 하면 뭐하겠습니까.’ 이것도 코로나 블루의 영향인가? 껄껄껄 . . . 그대들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을 때 인생의 작별인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검은 옷 말고 밝고 예쁜 옷 입고 오십시오! 오세요~ 우리 함께 춤추고 노래 불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아름답다.

인간의 삶은 불확실하다. 또한 이치에 맞지 아니하다. 내 삶에 있어 유효기간도 알 수 없을 뿐더러 내 의지와 관계없이 행할 수 있는 선과 악이 찿아 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아름답다고 한다. 

루씨드드림 문화예술 협동조합이 기획,제작 공연하는 연극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은 이 시대의 장례문화에 대한 문화적인 충돌로 매우 흥미로울 듯 하다. 

사실 이런 소재로 글을 쓴다는 것은 불편할 수 있다. 읽는 사람도.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너에게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고 피할 수 없는 일이니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한다는 것은 결국에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걸 알게 된다.

연출가 김상진이 말한다. "그동안은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 암울한 현실 속에서 정의란 무엇이며 소외된 사람들과 그런 그들의 희망을 이야기 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태어나서 유년, 청년, 장년, 노년의 시기를 지나면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잖아요. 삶의 마지막이라는 죽음에 대해서 죽음도 삶에 일부인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이야기들을 누군가는 해야 했고 하고 싶었습니다. 그 이야기 안에서 존엄성과 가치를 무대를 통해 대변하는 일이 좋습니다. 무겁지만 지루하지 않게...""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의 극본을 맡은 도상란 작가는 "지금의 장례문화는 '죽은자가 아닌, 산 자를 위한 무의미한 것'이라 생각된다. 망자의 입장으로 성대한 장례식이면 뭐하고 들을 수도 볼 수도 없는데 살아서 사랑하는 이들의 배웅으로 구태의연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마지막 세리머니로 멋지게 살아 온 인생,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라고 작품의 의미를 밝혔다.

인생의 커튼콜이 있었으면 좋겠다.

살아 생전 장례식은 생명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잔인한 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 삶에 완성이라고 보면 얼마나 판타스틱할지 . . . 기대되지 않을까?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것은 삶에 익숙해져서가 아니라, 사랑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中에서

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아니면 불행하십니까? 
뜬금없는 초대에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문화칼럼니스트 강 희 경 ( 藝 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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