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 회장, 재무건전성 약화 한계기업? '리더십 위기'
이성희 농협 회장, 재무건전성 약화 한계기업? '리더십 위기'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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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취지 무색 사행성산업 진출, 횡령 등 직원 모럴헤저드 '심각'
김승남 의원 "사업구조 개편 이후 재무 건전성 약화 지속" 지적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뉴시스

이성희(71ㆍ전 낙성농협조합장)농협중앙회장에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농업과 관련 협동조합이라는 본래 취지와 관련 없는 사행성 산업 진출과 직원들의 횡령 등 모럴해저드가 논란이다. 이 회장에 대한 경영관에 부정적 견해가 쏟아지고 있다.

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는 이 회장에 대한 경영관을 보여준 첫 무대였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무대에서 이 회장은 난타당했다. 그룹에 전반에 걸쳐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농업협동조합'이라는 본래 취지와 무색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으로 인한 차입금 증가와 재무 건전성약화로 지속성장 가능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영자로서 능력을 의심받는 처지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고흥ㆍ보성ㆍ장흥ㆍ강진)은 농협의 중심 역할을 하는 중앙회가 수입, 지출 불균형으로 차입금 증가와 재무건전성 약화로 지속가능경영이 우려된다고 지난달 16일 국감에서 지적했다.

재무건전성(net capital ratio)는 신용평가의 기준이다. 농협이 재무건전성이 약화됐다는 것은 부실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의미이다.

농협중앙회는 2019년말 차입금은 13.4조원이다. 사업구조개편이 시작된 2012년이후 8년만에 4.2조원이 증가했다. 차입금 이자만 1084억원이다.  수입 대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차입금이 증가한 것. 방만 경영이라는 지적이다. 

김승남 의원은 중앙회의 영업이익(현금흐름 기준)을 분석한 결과, 현재 차입금 이자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 기업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금흐름 기준 실제 영업이익은 2017년 898억원, 2018년 -2581억원, 2019년 -2384억원으로 적자가 커지고 있다. 부채 상환능력을 산출하는 이자보상배율이 2017년 0.34, 2018년 -0.78, 2019년 -0.73을 나타냈다. 원인은 2017년부터 정부이자비용 지원이 줄고, 농협이 감당해야 할 이자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농협의 한계

농협의 사업이 문제가 됐다.  농협이 가격이 싼 수입산 농식품을 이용하여 제품을 생산 판매하면서 농민들과 판로 경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자회사인 하나로마트가 농수산물 판매는 뒷전인채 이익이 많이 남는 생필품 판매에만 집중하면서 농업인들이 판로 개척에 등안시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사진 ⓒ 농협중앙회
좌측에서 두 번째,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 좌측부터 여섯번째 문재인 대통령  //  사진 ⓒ 농협중앙회

'하나로 유통 PB상품 원산지 현황(2019년)'자료에 따르면,  303개의 농협브랜드 상품들 중 40%, 120개가 수입 원료로 사용됐다.  농협 브랜드 상품 중에서 국내산으로 대체가 가능한 밀, 콩, 옥수수, 쇠고기, 무 등까지 수입산으로 사용했다. 농민의 판로 개척을 한다는 본래 취지를 위배한 것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이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농협몰도 문제였다. 농축산물 판매보다 골프복, 화장품, 그릇 등 돈이 되는 생필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 특히 생필품 판매 행사가 압도적이었으다. 5년 사이 생필품 매출액은 976억원 이다. 농축산물의 판매는 583억원에 머물고 있다.

농협은 2012년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구조개편을 단행하면서 농축협 출하량의 51%를 책임판매하겠다고 약속했다. 2019년까지 농협경제지주의 판매약은 농축협 조합 출하 물량의 전체 30%인 5조 4000억원 수준이다. 판매농협 구현이라는 사업목적에는 전혀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매중단 옵티머스 사건 연루

NH투자증권의 경영도 논란이 됐다.

환매가 중단된 옵티머스펀드 판매에 NH투자증권도 관련됐다. 전체 판매액의 84%인 4327억원을 팔았다. 우량 공공기관의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았다. 하지만, 실제 대부업체와 부실기업에 투자하고 돌려막기로 거액의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켰다.

NH투자증권이 투자한 피해액 80억원 중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기관의 투자액이 절반이 넘는다. 한국농어촌공사근로복지기금 30억원, 한국마사회복지기금 20억원, 한국건설관리공사 20억원, 한국전력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 10억원 등이다.

NH투자증권에 손실이 예상된다. 햔재 '투자 원금에 따라 최저 30%에서 최대 70%까지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검찰이 수사도 착수한 상태다. 정영채 대표가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정 대표가 담당자에게 옵티머스 담당자와 접촉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여야 의원들은 국감에서 농협중앙회가 감사, 통제권이 없어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금산분리로 중앙회가 금융계열사를 통제할 수 없어 대규모 펀드 투자 사기 사태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농협 직원 '일탈 행위' 횡령

농협중앙회 직원들의 모럴헤저드는 심각하다. 솜방망이 처벌로 직원들에 비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남지역본부 30대 직원이 쌀 수매전표를 허위로 발급해 수십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지난해 6월 발생했다. 해당 직원은 총 32억원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농협중앙회 측은 조사 후 횡령금 중 3억 8000만원을 회수했다. 

올해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곡성농협이 직영으로 운영중이던 농협주유소에서 카드 매출 전표 조작으로 수천만원을 횡령한 사건이 드러났다. 전남지역본부 감사에서도 현 농협 노조지부장이 50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농협중앙회 감사에서 노조부지부장의 2000만원 횡령이 추가로 적발됐다. 

사행성 산업 진출

농협은 농민을 위한 조합이 아니다. 부정부패가 만연한 상황에서 사행성 산업까지 진출하면서 농협 폐지론과 자성론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사행성 산업의 금융부분에 진출한 농협은행은 경마, 로또복권, 스포츠 토토 등 정부의 라이센스 사행산업에 74.%를 취급하고 있다. 이는 농협 본연의 설립 취지와 다른 것이라는 비판이다.

농협은행은 2019년 경마와 로또 복권사업에 이어 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권 발행사업)에까지 발을 넓혔다. 2018년 '6대 사행산업'의 매출은 22조  3631억원이다. 경마는 7조 5376억원, 스포츠토토 4조 7428억원, 로또 4조 3848억원, 카지노업 3조 254억원, 경륜 2조 515억원, 경정 6210억원 순이다. 

농협은행은 체육진흥투표권발행사업(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 선정에 ‘(가칭)스포츠토토코리아’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자금대행사업자로 참여했다.

강석호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은행이 농민을 위한 은행이 아니라 사행성 수탁전문은행으로 발돋움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지적했다.  

이성희 회장 리더십 극복할 수 있을까.

농협중앙회는 2012년 사업구조개편을 한다. 농협경제지주회사와 농협금융지주회사로 분리한다. 당시 농협은 본연의 역할에만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5회 농업인의 날' 행사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도시민들이 농업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상호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청와대 발언에 대해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농협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말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내년 2월이면 임기 1년을 맞게 될 이 회장이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에 능민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업이익 적자. 사행성산업 진출, 농축산물 판로 문제 등을 숙제를 해결해야 할 몫은 오로지 이 회장의 몫이다. 농민들은 농협이 정치적ㆍ개인적 계산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농민을 위한 조합으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다.

역대 농협회장의 불행한 역사 

역대 농협 중앙회장들은 불행했다. 뒷끝이 나빴다. 감옥에 가거나 사정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아니면 임기내내 재판을 받아 불명예 퇴진했다. 굴곡진 농협회장의 역사가 끝나길 바라는 게 농심이다. 

민선 초대 회장인 한호선(1988년 3월~1994년 3월)씨는 1994년 3월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2대 원철희(1994년 3월~1999년 3월) 회장 역시 6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3대 정대근 회장은 2005년 12월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 부지 285평을 현대차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인 최원병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고 임기를 무사히 마쳤지만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농협 비리에 대해 수사해 각종 뇌물과 특혜 등을 주고 받은 혐의로 농협 전·현직 간부 25명을 적발해 10명을 구속하고 15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최원병 현 회장의 최측근도 포함됐다.

김병원 회장은 선거과정애서 부정선거운동을 해 위탁선거법 위반한 혐의로 3년 넘게 재판을 받았다. 항소심에서 벌금 90만원을 받으며 당선 무효형을 벗어났다. 가깟으로 임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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