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사업장' 현대제철, 금속제련업종 사망死 10년간 '69명' 달해
'죽음의 사업장' 현대제철, 금속제련업종 사망死 10년간 '69명' 달해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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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 공장에서 40℃가 넘는 고온 속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같은 공장에서 또 다른 노동자가 고온 작업 중 쓰러져 논란을 일으켰던 현대제철이 올해 2월 포항에서 안전 문제로 사망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있다.

 

지난 6월 10일 현대제철 당진 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A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A씨는 고온 작업을 하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고, 금속노조는 "노동부 천안지청은 찌는 듯한 열기 속에 보호받지 못하고 쓰러진 노동자의 죽음 앞에 개인 질병을 운운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천안지청이 즉시 나서 고온작업장을 모두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언 측은 "A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1차 부검 소견으로 A씨는 '관상동맥에 의한 심근경색 급성 심장마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측은 A씨의 사망 이후 천안지청 노동부의 행태에 분개했다. 당시 노동부는 현대제철에 ‘고열·고온작업에 대한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도록 행정지도(11일) 지시했다. 그러나 다음날 또 다른 노동자 B씨가 비슷한 사고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B씨는 현장에서 의식을 회복했으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 노조 측은 "노동부가 판단을 미루자 또 다른 노동자가 위험에 내몰렸다"며 "고온작업장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문제로 현대제철이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는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5일, 현대제철 포항 2공장에서 노동자 C씨가 약 1500도의 쇳물이 담긴 용광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제철은 이미 지난 2010년과 2015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의원에 따르면 C씨는 지난 2월 5일 전기로에서 나온 원료를 고온으로 녹여 쇳물을 만들고 이를 반제품으로 생산하는 연주 공정 작업을 진행중이 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C씨는 용광로 주입 작업 중 턴디시(쇳물 분배기) 상부에 올라가 불안정하게 걸려있던 방열 덮개를 제거하고 이동하던 중 이 커버가 파손되면서 용광로 내부로 추락했다.

사고 이후 스스로 용광로를 빠져나와 주위 다른 동료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전신 53%에 3도 열탕화상을 입었고, 이후 치료를 받았지만 2월 24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이수진 의원은 "고용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고의 원인은 턴디시 커버 노후화였다"며 "사측은 이 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으나 제때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고용부는 조사 과정에서 지난해 4월 공장 협의회에서 주요 안건으로 이 같은 문제를 다룬 것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고용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상 안전 조치 의무 소홀로 현대제철 법인과 포항공장장 등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포항지부는 한 언론사를 통해 "노후화된 설비나 지금 당장 바로 개선해야 할 안전상의 문제도 회사 측에 요구하거나 문제 제기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예산 문제로 이뤄지지 않고 계속 미뤄져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진 의원은 "현대제철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것인 만큼 안전에 대한 회사의 각성과 고용부의 철저한 지도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제철소 등 금속제련업종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는 모두 69명에 달했다. 이 중 추락사 등으로 숨진 노동자는 9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측에 '지난 2월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노후 설비 대책은 세워졌는지, 현재 해당 노후 시설은 교체가 되었는지. 이어 6월 당진 공장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 맞는지' 등의 물음을 위해 연락을 했지만 끝내 닿지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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