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미, 차가움, 뜨거움, 냉정함과 신비함을 소유한 배우
정아미, 차가움, 뜨거움, 냉정함과 신비함을 소유한 배우
  • 어승룡 기자
  • 승인 2020.10.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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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人3色 여배우들 정아미, 오현지, 김은채 의 인생샷! Part.1

세상에서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3人3色 여배우들 정아미, 오현지, 김은채 의 인생샷! Part1

차가움, 뜨거움, 냉정함과 신비함을 소유한 배우 정아미
차가움, 뜨거움, 냉정함과 신비함을 소유한 배우 정아미

지난 계절의 여운이 아직 나뭇가지를 붙드는데 몇몇은 빨갛고 노랗게 내려와 이 가을을 맞이한다. 누군가 그랬다.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여배우가 있다고. 2020년 10월 어느 날 잠실 와인바 루얼(Loulle)에서 만난 세 명의 여배우들은 드레스코드에서 알 수 있듯이 성격과 스타일도 극과 극이다 싶을 만큼 달랐다. 서로의 시선과 생각, 감각들은 확장되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밤을 새도 모자랄 만큼 많은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제일 먼저 온 화이트 김은채 배우
아무런 색도 없는 무채색인 만큼 깨끗하고 순수하고 단순한듯 하나 모든 빛을 반사하는 그녀의 밝은 미소와 말씨에서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편안함이 내재되어 있는 여배우이다.

어색한 분위기가 잠시 물러가니
블루 정아미 배우의 등장으로 그녀가 뿜어내는 스펙트럼 파장은 차가움과 뜨거움, 냉정함에 신비감 또한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을 수 있을 만큼 조용하게 다가오는듯 했다. 인간이 감지 할 수 있는 빛의 속도를 뛰어 넘는 우월감이 느껴지는 여배우이다.

원래 별은 나중에 오는 거라 했던가
흥분되었던 신경에 균형과 조화를 더하는 블랙 오현지 배우는 깔끔 단정하고 권위적인 듯 했으나 지배적으로 모든 빛을 흡수하니 오히려 편안하고 보호감마저 드는 여배우이다.

각기 다른 색을 가지고 있는 세명의 여배우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세상에 내 놓을 준비가 되었냐고! 나의 삶이 너무 보석 같아서 서랍에만 담아 두고 싶지 않다고!’ 그런 그녀들의 행적이 수 갈래의 길로 퍼져 나가면 예상치 못한 ‘기회’를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결마다 다른 이야기가 풍요롭게 펼쳐진 유쾌 발랄한 여배우들의 취중 진담이 지금부터 시작된다.
 

연극 '나의 강변북로' 중에서 정아미(가운데)
연극 '나의 강변북로' 중에서 정아미(가운데)

인생 최대 오디션이 시작 된다. 그녀의 멈출 수 없는 연기와 삶
나! 배우 정아미

어느 여염집 여자인줄 평범하게 살아갈 뻔(?) 했다. 고등학교를 가서야 나에게 숨겨진 탤런트를 찾았다. 연극에서 상도 많이 받았고 진로도 연극영화과로 적을 두었으니 무엇보다 잘 했다. 그 당시 연극계 입문하는데 있어서 특별히 부모님의 반대도 없었고 지금까지도 믿고 지지해 주신다. 그래서 나는 배우가 천직인 것 같다.

(이때 김상진 연출의 뒷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친구를 고교 연극제에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 아미네 학교는 감히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연극에서 최고였는데 그 중에서 아미는 거의 독보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말 잘했어요. 친구인 제가 자랑스러웠죠.” 그리고 남학교에서는 제가(모두가 시원하게 한바탕 웃었다. 하하하하)

나의 첫 데뷔 무대
83년 페르난도 아라발의 희곡 ‘환도와 리스’ 라는 연극에서 리스로 데뷔했다. 아라발은 국내 연극계에서 자주 공연되지 않는 작가이지만 인간 본성을 깊이 있게 통찰케 하는 표현들이 변화 무쌍 대담하게 묘사되었던 것 같다. 첫 데뷔로 아주 큰 역할을 맡았었다.

많은 작품과 배역을 연기했다. 만족하는가 
나는 이런 배역을 하고 싶고 해야 한다고 단정 짓지 않는다. 내 안에 있는 여러 감정들은 그 날 그 시간의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극적 스토리를 만드는 연기의 느낌 또한 기회가 주어지는 그때그때 다르기에 주신 배역에 대해서 만족하는가 보다는 최선을 다하고 잘 하려고 노력한다. 모든 감사하다. 

정아미 배우는 내년 6월에 개봉할 상업 예술 영화인 이창열 감독의 '그대 어이 가리' 를 촬영 중이다.
정아미 배우는 내년 6월에 개봉할 상업 예술 영화인 이창열 감독의 '그대 어이 가리' 를 촬영 중이다.

개성이 강한 역할을 많이 했다. 악역도 
네!(명료하게) 주로 임팩트가 있는 강한 배역들이었다. 이미지 캐스팅에서 극과 극인데 평범함 보다는 아주 강렬하거나 이지적인 역할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중 악역도 많이 했다. 악역만큼 확실한 것도 없으니 그렇다면 “악역도 즐기자! 얼마나 좋은가? 다 내려 놓고 비우고 또 다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즐기기로 했다.” 요즘은 내년 6월에 개봉할 상업 예술 영화인 이창열 감독의 '그대 어이 가리' 를 촬영 중이다. 그동안 맡았던 배역과는 전혀 다르다. 영화나 TV, 연극 무대 어디서든 시각적인 퍼포먼스보다는 좋은 영향력을 발산하고 폭넓은 연기 장르를 넘나드는 여배우로 불리우고 싶다. 아직도 보여 줄 게 너무도 많은데 배우로서 어디 까지가 나의 한계인지도 알고 싶다.

배우와 배역에 적당한 거리는 필요하다
예전과 달리 요즘 배우들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연기를 참 잘 한다. 내가 연기를 처음 시작 할 때와는 달리 작품수도 많아지고 다양한 레퍼토리로 융합한 극들도 많아졌다. 한 작품 끝나고 다음 작품까지의 공백이 거의 없기에 빠른 호흡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다음 작품으로 가기 위한 배역에 대한 몰입도에서 빠져 나오기까지의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 것 같다. 역시나 비우기에 다시 채울 수 있는 우린 프로이다. 연기를 하는 배우이지만 인생에 대해서 아는 나이가 된 것 같다. 그래서 배우와 배역의 적당한 거리두기는 필요하다. 그렇지, 암~ 코로나 블루 시대야!

기억에 남는 작품
프레드릭 노트 원작 “어두워질 때까지”(Wait Until Dark)가 기억에 남는다. 번역극이고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용우 연출가에 의해 만들어졌다. 더블 캐스팅으로 여자주인공을 했었다. 딱 한 번의 공연으로 끝났지만 아쉬움이 많았었고 배우로서 연극을 그만두어야 할 정도로 정체성이 혼란스럽고 많이 힘들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연극을 시작해 한참 재미가 있을 무렵에 생긴 에피소드로 나에게 많은 화를 냈었던 잠깐이었지만 연극을 그만두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쩌겠어! 천직이 배우”인데 살짝 방황을 끝내고 다시 돌아왔다. “잘했어, 정아미!”(현지)

연극은 인간이라고 배웠다. 힘들고 속상했지만 사람에게 작품에게 더욱 깊이 있게 다가가라고 채찍질을 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도 배우로서 나의 생활은 흔들림 없이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훗날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난 후에 고 이용우 연출가에게서 연락이 왔다. 좋은 작품이 있는데 함께 하지 않겠냐고? 아련했던 마음들이 봄에 내린 눈처럼 사라졌었다.

이제는 이런 연기를 하고 싶다
35년 가까이 된 것 같다.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 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도,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모습들을 가둬 두지 않고 드러낼 수 있는 세계 고전을 공부하고 연기하고 싶다. <헤다 가블러>의 ‘헤다’로 영혼 가장 깊은 욕망 안에서 운명을 지배하려는 비운의 여자를 나만의 해석과 스타일 그리고 철학을 무대 위에 존재감으로 입증하고 싶다. 어차피 한 번뿐인 삶을 살면서 모든 것을 경험 할 수는 없다. 나의 자전적 이야기를 직접 쓰고 무대에 올릴 수도 있겠지만 배우로서 매우 만족한다. 나는 짧고 굵게 살 것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 정아미, 나만의 루틴이 있는지
새벽2시 이전에 안 자는 걸로(?) 안 자는게 아니라 잠이 안 온다. 매일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공연을 하는 배우들의 리듬은 일반인과 다르다. 보통 저녁 8시 공연이니 그 시간부터 시작 된다고 보면 된다. 공연이 끝나고 정리 하다 보면 잠을 청하는 시간은 당연히 뒤로 밀릴 수 밖에. 나는 그 이후 시간이 참 좋다.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음악도 듣는다. 나만의 공간에서 마음대로 생각할 수 있는 혼자만의 자유로운 시간을 즐긴다. 이것이 루틴이라고 한다면. . . 물론 바쁠 때도 있다. 열심히 일하고 푹 자고 쉰다.   

미인은 잠꾸러기라고 한다.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결 
특별히 하는 운동도 없다. 숨쉬기와 새마을운동(?)을 한다. 나는 잠을 잔다. 잠은 최고의 보약이다. 그리고 되도록 적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상처 받고 싶지 않고 상처 주고 싶지 않다. 물론 적도 필요할 때(적과의 동침)가 있다. 내 인생, 삶에 있어 너무도 소중한 사람들 이기에 잃고 싶지 않다. 냉정하고 차갑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 관계에 있어 욕심일지도 모른다.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누군가 물어봤다. 그런 일급비밀을! 여배우는 베일에 싸여야 신비감이 있다. 별거를 다 물어본다. (모두가 신나게 웃으면서 와인잔을 부딪혔다)

가장 사랑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상대에 대한 배려는 일시불로 지불해 주고 상처는 계란처럼 잘 풀어주고 오해는 잘게 다져 이해와 버무리고 행복은 언제든지 출금이 가능한 통장에 넣어 둘 수 있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 줄 수 있는 여자이고 여배우가 되고 멋진 선배로 불리울 때가 아닌가 싶다.
(현지가 이야기한다) “나는 너에게 자꾸 언니가 나오니? 아미는 어른스러워!” (까르르르)

10월 21일부터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하는 '불편한 너와의 사정거리' 포스터
10월 21일부터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하는 '불편한 너와의 사정거리' 포스터

불편한 너와의 사정거리
연극 ‘불편한 너와의 사정거리’ 10. 21~ 11. 1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정범철 연출로 공연된다. 작년 만석을 이룬 앵콜에 힘입어 남자버전이 아닌 여자버전을 새롭게 추가해 기존멤버 조합에 도전한다. 남자버전에 맹봉학, 손정욱 배우의 열연으로 많은 박수를 받은 여자 구동희 역으로 출현한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사고 후유 장애(트라우마)의 피해 양상에 따른 과거의 일을 바라보는 의식에서 모순되는 감정의 공존은 지금 우리 주변의 모습들을 연극을 통해서 생각하고 알게 되는 공연이 된다. 저는 23~24(금, 토), 27(화), 29(목), 11.1(일)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총 5번 공연하게 된다. 오실 거죠?

그녀의 꽃은 아직도 봄볕이 그립다고 한다
살아있다고 느껴지는 그녀만에 내면의 감정들이 궁금함을 더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보이는 여배우 정아미이다. 연기는 운명이고 인내며 기회일 것이다. 그런 그녀만의 서랍에서 꺼낼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나쁜 것은 나쁜 대로 이 두가지가 모두 보여 줄 수 있는 작은 선택권 내에서 고요히 흘러 가는 삶이지만 뜻하지 않은 곳에서 파장과 함께 찾아 올 인생의 또 한번의 ‘화양연화’를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지금일지도.

에필로그……나에게 인터뷰란, 
사람들 마음속에 전리처럼 찾아 들어 갈 한마디를 찾는 여정이다. 이야기하는 순간순간에 가슴을 울리는 인생의 진리를 발견 할 때면 세상에서 가장 반짝이는 보석을 찾은 듯한 행복감 마저 든다. 그 첫번째 파란 보석을 찾은 것 같다. 
아직도 듣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작고 소중한 정원이 얼추 모양을 갖추는 중이다. 곧 만날 블랙 오현지 배우를 느린 호흡으로 기다린다.

글 칼럼니스트 강 희 경 (藝 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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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카 2020-10-20 16:40:36
멋진 아미 배우님, 언제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