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20화 - 1녀 3남의 사랑
[과학 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20화 - 1녀 3남의 사랑
  • 이상우 추리작가협회 이사장
  • 승인 2020.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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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아이들은 아닌 것 같아. 특히 성적이 뛰어난 아이도 있거든.”
“누군데?”
“오민준이라고, 서울서 온 아이야.”
“오민준?”
“응, 세계적인 유전자 공학자가 되겠다고 하는 아이야. 그뿐 아니라 유전자 공학과 IT를 융합하는 기술을 개발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 거라고 큰소리치는 아이야.”
“하하하, 꿈은 대단하군.”
“그런데 공부를 워낙 잘해서 헛소리라고만 생각할 수 없더라고.”
“너, 개 좋아하니?”
“아니, 오빠두...”
두 사람은 이야기가 뚝 그쳤다.
강물만 바라보고 있었다.
“포토맥은 밤이 찬란해요.”
한참 만에 한수지가 입을 열었다.
유성우는 한수지의 어깨를 당겨 뺨에 가만히 키스를 했다.
“수지야. 나는 네가 좋아.”
한수지는 아무 날도 하지 않고 유성우가 하는 대로 맡겨 두었다.
한수지의 어깨를 껴안은 유성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숨결이 약간 높아졌다.
“오빠, 너무 늦었어요. 엄마 기다리겠어.”
한수지가 갑자기 유성우의 품에서 벗어나 일어섰다.
“그래, 빨리 집으로 가자.”
유성우는 다시 차를 무서운 속도로 달려 한수지의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 일이 있은 후 한수지는 유성우와 둘이 있는 시간을 피하려고 했다. 
싫어서라기 다는 조심스러워서 그러는 것 같았다.

유성우가 나한테 여기까지 이야기를 했을 때 아줌마가 들어와 저녁 준비가 되었다고 했다.
“밥 먹으면서 이야기 더 듣기로 하지요.”
나는 일어나서 유성우를 따라 식당으로 갔다.
식당도 엄청 크고 장식이 화려했다.
식탁을 비롯해 사방에 장식된 가구들이 북유럽 귀족들의 연회장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고풍스럽고 화려했다.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메론 구이와 올갱이국 입니다. 식성이 입맛에 맞으실른지요.”
아줌마가 공손하게 말했다.

“정말 진수성찬입니다. 잘 먹겠습니다.”
나는 고마운 표시로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보이며 웃었다.
식사를 하면서 내가 다시 물었다.
“한수지가 오민준을 만난 것은 그것이 처음이었군요.”
“그렇습니다.”
“오민준 말고는 또 누구를 만났나요? 서너 명이라고 했잖아요.”
“또 한사람은 권익선이란 학생이었습니다.”
“권익선?”
내목소리가 약간 높아졌다.
“아시는 분입니까?”
유성우도 조금 놀라는 표정이었다.
“며칠 전에 만났지요. 권익선은 한수지를 죽인 사람이 오민준 인 것 같다고 대놓고 얘기를 하던데요.”
“그래요?”
내 말에 유성우는 별로 놀라는 표정이 아니었다.
이미 그런 말 한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권익선이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했을까요?”
“그 친구는 머리가 뛰어나지만 그것만 믿고 자기가 생각 한 것은 모두 진실이고 진리인 것  처럼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권익선도 한수지와 가깝게 지냈습니까?”
유성우는 빙긋 웃기만 했다.
“혹시 한수지를 좋아했던 것 아닙니까?”
“오민준과 권익선, 그리고 나까지 모두 한수지를 좋아했지요. 말하자면 삼각관계가 아니라 사각 관계라고 해야 하나.”
유성우는 혼자 다시 빙긋 웃었다.
“한수지 어머니는 버지니아에서 동생 영지와 셋이 살았나요?”
“예. 가끔 아버지가 다녀가기는 했지요.”
“그럼 한수지 아버지와 유성우 씨 아버지가 만나기도 했겠네요?”
“인사할 기회는 한 번 있었습니다만 그것이 다 였습니다.”
“한수지 어머니와 유성우 씨 아버지는 만난 일이 없나요?”
“아뇨. 가끔 만나서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곤 했지요. 한수지 어머니는 우리 엄마 일 때문에 나나 우리 아버지한테 늘 미안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그럼 유성우 씨 아버지도 한수지시 어머니를 호의적으로 생각했습니까?”
“그랬어요. 엄마가 불행을 당한 것을 너무 죄책감을 갖지 말라고 아버지가 많이 달래기도 했어요.”

나는 엄청 호화스러운 유성우 집에서 저녁 대접을 잘 받고 나왔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유성우, 권익선, 오민준, 이 세 사나이가 한수지를 둘러싸고 얽히고설킨 애증 관계가 있을 것이다.
사랑은 증오로 변하고 증오는 복수로 변하는 것이 살인사건 배후에 흔히 나타나는 공식이다.
더구나 세 사람은 모두 IT 전문가이고 IT는 이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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