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리더십 위협....코나 전기차 12번째 화재 해결책 '요원'
정의선 리더십 위협....코나 전기차 12번째 화재 해결책 '요원'
  • 이조은 인턴기자
  • 승인 2020.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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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대구 아파트 주차장서 코나일렉트릭 화재로 전소
정의선 부회장 배터리문제 해결위해 배터리기업 CEO협의
10월 4일 새벽 2시경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한 한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일렉트릭이 완속 충전된 후 화재가 발생해 전소됐다@사진 달성소방서

현대자동차그룹(정몽구 회장)의 야심작인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018년 4월 출시 이후 12번째 화재 사건이다.  정부와 제조사가 반복되는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건의 원인 규명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4일 새벽 2시 대구시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한 한 아파트 지하 지하 주차장에서 코나 일렉트릭(EV)가 완속충전된 후 화재가 발생하면서 차량이 전소됐다.   해당 차량은 완속 충전기에서 충전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달성소방서는 이날 오전 2시 47분 경에 화재 접수를 받고 출동했다. 17분 뒤인 3시 4분에 차량 화제를 진압했다. 아파트 내에서 긴급 대피 방송으로 주민들이 신속 대피했고, 조기 진압 되면서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코나일렉트릭 화재사고는 지난 2018년 5월 19일 최초 발생했다. 당시 현대차 울산 제1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3개월만 8월 6일에 울산 제1공장 생산라인에서 화재 사고가 났다. 이후 △캐나다(2019.7.26. 미충전)△강원 강릉시(2019.7.28. 충전중)△경기 부천(2019.8.9. 미충천)△세종시(2019.8.13.완충후)△오스트리아(2019.9.17.주행중)△대구(2020.5.29.완충후)△대구(2020.8.7.충전중)△전북 정읍(2020.8.24) △제주(2020.9.26.완속충전중)△대구(2020.10.4.완충후) 등 총 18건이다. 

 

이날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은 "배터리팩 어셈블리(결합품)내부에서 전기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화된 것으로 추정한다"는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국과수 감식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국과수는 2019년 발생한 같은 차종 2건(△2019.7. 강원도 강릉시 신석동 차량 화재 △2019.8.세종시 고운동 화재)의 화재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차량 하부에 설치된 배터리팩 어셈블리 내부에서 전기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사고 발생 후 두 달여 동안 방화·실화·차량결함 등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했다.

화재 차량은 배터리팩 어셈블리에서 발화된 후 부품(서비스 플러그) 등을 통해 뒷바퀴와 트렁크가 심하게 불에 타 훼손됐다는 것.

국과수는 “배터리 제조 당시 미세한 제조 결함이 있었다면 운행 초기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다가 충·방전을 지속하면서 손상이 커질 수 있다”며 “주행 중 충격·진동이 배터리에 가해지면 절연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으로 볼 때 배터리 내부 ‘절연파괴로 인한 열폭주’(과전류로 인한 스파크 현상)가 발생해 발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국과수는 “차량 다른 부분에서는 발화와 관련지을 만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차량 하부에서 최초 연기가 방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하는 CCTV 영상이 있고 ‘인적행위에 의한 발화’(방화)와 관련지을 만한 특이 장면도 없었다”고 했다.

이밖에도 ▶냉각장치(강릉) ▶전기차 충전기(세종) 등에도 결함이나 이상은 없었다고 적시했다. 
 
다만 국과수는 “해당 차량 훼손이 심해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발화원인을 한 가지로 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코노 일렉트릭이 채택하고 있는 배터리는 국내 A사가 생산된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는 현재까지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는 차량의 BMS(배터리관리시스템)문제와도 연관될 수 있다는 추정이다. BMS는 고전압배터리의 이상 작동을 감지하는 소프트웨어이다. 현대차도 BM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못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차에는 배터리를 적정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수냉식 냉각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냉각수가 지나는 연결호스가 제대로 체결되지 않아, 이 틈으로 유출된 냉각수가 배터리팩에 접촉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19년 5월부터 기존 제품보다 비싼 전기차 전용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한국전기차협회장)은 "충전을 과하게 된다든지, 충전 상태에서 전기를 꺼냈을 때 문제가 생긴다든지 다 화재요인"이라면서 "결국 모두 배터리 자체의 불안정성으로부터 오는 배태리 문제"라고 말한다.

매년 전기차 구매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국내 전기차 등록건수와 관련 2017년 2만5108대, 2018년 5만2756대, 2019년 8만9918대로 해마다 평균 1.9배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소형 SUV인 코나EV는 2018년 4월 국내 출시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다. 지난해에만 1만3587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9월엔 오스트리아에서 주행 중이던 코나EV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소방청은 지난해 전기자동차 전체 차량 대수 대비 화재사고율이 0.02%로 전체 차량 화재사고율(0.02%)과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코나EV 차량에 대한 제작결함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국형 레몬법’(신차 구입 후 하자시 교환·환불)이 작년 1월부터 시행 중이다. 하지만 국토부 산하 자동차 안전하자심의위원회가 코나EV 건과 관련해 결정을 내린 사례도 아직 없다.

장경태 의원은 “운전자나 주변의 환경적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사실상 차량 제작상 결함을 인정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차량 내부 요인으로 사고가 났다면 소비자 보상을 위해 국토교통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방당국은 전기차 사고대응 시에는 고전압 배터리로 인한 감전이나 배터리 폭발, 내부 전해액 누출 등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지난 1월 6일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0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 중 개인용 비행체 에어택시 S-A1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고 있다. 이날 정의선 부회장은 항공과 지상에서의 이동수단을 결합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뉴시스

현대차에서도 배터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현대를 이끌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니ㅏ서 국내 배터리 제조사 CEO를 만나 협의를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삼성SDI 천안 사업장에서 만났다. 이어 6월과 7월에는 구광모 ㈜LG 대표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사업장에서 각각 만났다. 이후 이 부회장이 현대차 기술 메카인 남양연구소를 찾아 정 수석부회장과 두 번째로 배터리 회동을 가졌다.

당시 재계 관계자는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총수 간 공감대가 있었다”며 “배터리 시장 전망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기차는 수소차 함께 차세대 자동차 미래이다. 현대 테슬라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석권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그 뒤를 맹추격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은 바로 배터리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시장 신뢰를 잃고 중국 전기차에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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