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블러디사일런스' 윤석원 "어려운 시기, 웃음 건네 행복해"
[인터뷰] '블러디사일런스' 윤석원 "어려운 시기, 웃음 건네 행복해"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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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석원의 다짐, "후회하지 말자, 후회할 시간에 더 열심히 일하자"
뮤지컬 '블러디사일런스', 웃기는게 목표지만 그 안에서 감동도 전달하고파

힐링 코믹극 뮤지컬 <블러디 사일런스: 류진 더 뱀파이어 헌터>(이하 '블러디 사일런스')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호응 속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개막한 뮤지컬 <블러디 사일런스>는 정호윤 작가와 엄다해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해 제작한 뱀파이어 소재의 창작 뮤지컬로 기존의 뮤지컬 소재로 쓰였던 '뱀파이어' 소재를 새롭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뮤지컬 <블러디 사일런스>는 서울체고 사격부 만년 2등을 기록하는 장류진과 꽃미모 뱀파이어 준홍, 구마사제 헌식이 모종의 이유로 전략적 동맹을 맺고 뱀파이어의 숙주인 생제르맹과 맞서 싸우게 되는 이야기다.  

본지는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마사제 헌식 역을 맡은 배우 윤석원을 만날 수 있었다. 95년생 돼지띠, 매력 넘치는 헌식을 연기하고 있는 그와 이번 작품에 참여한 소감과 함께 작품 속에서 고뇌했던 그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윤석원 배우와 진행한 질의응답으로 공연과 관련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를 하게 됐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뮤지컬 <블러디 사일런스>에서 헌식 역을 맡게 된 배우 윤석원이라고 합니다. 

Q. 앞서 두 배우(박한근·박란주배우)는 쇼케이스를 진행했다고 들었다. 제안을 받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A. 맞아요. 제안을 받기는 했었는데, 일정상 시간이 되지 않아서 함께 하지 못했었어요. 본 공연으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박한근 배우님이 추천해 주셔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Q. 뮤지컬 <블러디 사일런스> 어떤 작품일까 

A. 힐링 코미디죠. 웃긴 게 베이스인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맡은 배역, 최헌식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소개해보자면? 

A. 헌식이란 친구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있는 자유로운 사람인데, 부모님의 강요로 가톨릭신학대에 들어가게 돼요. 그런데 그 안에서 많은 걸 배우게 되죠.  

Q. 95년생 돼지띠로 알고 있는데... 

A. 일단 죄송합니다. 사실 어린 친구들이 맡아야 하는 역할인데 찾고 찾다 보니 제가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정말 웃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더 진지하게 작품을 임하고 대하고 연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Q.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구마 사제라는 직업, 기존의 여느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A. 사실 우리 작품의 최종 목표는 웃기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냥 웃기기만 하는 공연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진지하게 작품을 임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진지하면 진지할수록 더 웃음 짓게 만드는 포인트들이 생겼어요. 

사실 처음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선 공포 영화를 많이 봤었죠. 누구나 알만한 <엑소시스트> <오멘>같은 영화부터 드라마까지 챙겨볼 수 있는 작품들이 있으면 다 챙겨 봤어요. 제목이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는데 구마 사제인데 복싱을 하는 신부님이 나오는 작품이 있었는데 뭔가 우리 작품이랑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어요. 사실 그 작품은 공포와 액션 같은 부분들이 중점이었는데 이게 코미디였으면 되게 웃긴 상황들이 만들어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차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으면 녹여내보려고 했었던 것 같아요.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을까 

A.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중간에 안무를 하면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제가 <알타보이즈>출신인데, 안무랑 군무를 10년 만에 춰봐서 연습할 때 정말 힘들었습니다.(웃음)  

Q. 실제 본인의 성격과 닮은 점이 있다면? 혹은 다른 점이 있다면 

A. 저는 웃기려고 하는 게 아닌데, 그냥 진지하게 어떤 말을 하면 사람들이 웃더라고요. 이런 게 닮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른 점은 제가 쌍둥이 아빠라는 게 아닐까요?(웃음) 

Q. 공연을 보고나니 "울부짖어라 피닉스 포포!!"라는 대사가 제일 기억에 남았는데, 이게 총의 애칭이 아니라 총기 이름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A. 맞아요. 원래는 44, 말 그대로 피닉스 사십사였어요. 대본에서도 사십사였었는데, 대본 리딩을 하면서 '피닉스 포포'라고 처음 내뱉었는데 주변 반응이 너무 좋아서 본 공연까지 가지고 왔던 대사였어요. 다들 너무 재밌게 받아들여줘서 그걸로 픽스가 됐죠. 

Q. 구마 사제, 행동지침이 있을까? 

A. 일단 술이랑 담배는 다 가능하고 결혼은 안되죠. 헌식은 술과 담배를 하지 않습니다. 

사진 ⓒ (주)컨텐츠원
사진 ⓒ (주)컨텐츠원

 

Q. 작품 속에서 헌식은 신부님의 영흔(영혼의 흔적)을 듣게 되면서 뱀파이어 헌터, 구마 사제의 삶을 살게 됐는데, 만약 이를 듣지 못했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됐을까 

A. 아마도 학교를 잘렸으니 일반인이 되었겠죠? 하는 짓으로 봐서는 배우가 됐을 것 같아요.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음악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장르의 음악인지는 확실하게 모르겠는데 제가 헨리를 좋아하는데 그런 유의 음악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Q. 평소의 좋아하는 음악 장르는?

A. 개인적으로 장르보다 좋아하는 가수는 이소라 님과 박효신 님이요. 이분들 노래를 들으면 노래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듣기가 편하고 또 가사들이 너무 좋아서 자주 듣고 있고 좋아하지 않나 싶습니다. 

Q. 추천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A. 이소라 8집의 '난 별'이란 노래요. 박효신이 리메이크해서 부르기도 했어요. 그리고 박효신 씨의 노래 중에서는 '야생화'란 노래를 가장 좋아해요. 부르기 어려워서 따라 부르지는 못하지만요.(웃음) 

Q. 그러고 보니 이번 작품에서도 고음으로 올라가는 넘버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어려움은 없나 

A. 저는 사실 고음이 편해요. 사실 <어쌔신>이라는 작품을 하기 전까지는 바리톤이었는데 이 작품 이후로 테너까지 맡게 됐거든요.  

사진 ⓒ (주)컨텐츠원
사진 ⓒ (주)컨텐츠원

 

Q. 프리뷰 기간 10일도 못 채우고 임시 중단하고 다시 찾아오긴 했지만, 공연 혹은 연습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최근 일인데 '두음법칙'이라는 넘버가 있어요. 그런데 공연에 올라가기 전날 키를 바꿨거든요. 남자 셋이 화음을 넣어주는 장면인데 한 음을 다 같이 내야 하는데 삼중창이 돼버렸죠.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웃으면서 넘길 수 있었습니다.  

Q. 주옥같은 대사들이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데,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A. 다른 건 아니고 요즘 공연을 하다 보면 제일 마지막 부분에 헌식이 준홍에게 "목걸이 잘 어울리네"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이게 뭔가 짠하더라고요.  

Q. 좋아하는 넘버는? 

A. 시그니쳐곡은 준홍이 부르는 '뱀파이어'라는 넘버가 있습니다. 뭔가 <지킬앤하이드>에서 '지금 이 순간'같은 느낌의 시그니쳐 넘버죠. 작곡가님이 곡을 잘 써주신 것 같아요. 

Q.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마지막 공연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A. 사실 제가 공연을 하면서 공연 관련 후기나 댓글들을 찾아보지 않거든요. 그런데 아내가 제가 공연을 하고 있으면 따로 찾아보나 봐요. 얼마 전에 공연을 하고 들어와서 자는데 아침에 문자가 와있더라고요. 보니까 공연 후기를 캡처해서 보냈는데, '요즘 웃을 일이 없는데, 이 공연을 보고 웃음을 되찾게 됐다. 고맙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더라고요. 이 기회를 빌어 정말 제가 더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애초에 이 작품을 연습하면서도 우리도 힘들고 지금 사회도 너무 힘드니 우리 작품이라도 희망을 주고 웃음을 주자라고 다짐하고 목표로 잡았는데 아내의 문자를 보고 다시 다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게 우리 목표였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고 그래서 마지막 공연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우리 모든 배우들이 다 열심히 노력할 테니까 웃음을 찾고 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데뷔 연도가 2006년으로 나와있던데 <밑바닥에서>라는 작품이 데뷔작일까 

A. 데뷔는 그전에 몇 작품을 했었는데 정식으로 돈을 받고 무대 위에 올랐던 건 <밑바닥에서>였기 때문에 그때 데뷔를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Q. 데뷔 때와 지금, 달라진 게 있을까 

A. 앞서 조금 이야기했듯이 총각이었던 제가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죠. 사실 20대 때를 생각하면 이불킥을 날리고 싶을 때가 많아요. 그때는 배우라면 연기를 잘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했었던 것 같거든요. 동료들의 연기도 지적하고 그랬죠.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그런 게 다 필요 없다는 걸 깨달았죠.  

Q. 최근에 올라갔던 작품들과 이번 작품은 장르가 많이 달랐던 것 같다.  

A. 사실 저는 대본을 받으면 제일 먼저 하는 게 어떻게 하면 이 공연이 재밌어질까라는 생각을 해요. 누군가를 웃기겠다는 게 아니고 어떻게 하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시대상 안에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를 찾아보는 편이죠. 배우들이 다 다를 순 있지만 전 한 작품을 하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윤석원이 돼서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20여 작품을 거쳐왔는데, 기억에 남는 작품과 아쉬운 작품이 있었을까

A.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작품은 <어쌔신>이었고, 기억에 가장 남는 작품은 <스프링 어웨이크닝>이요.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 창작 작품들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러다가 <스프링 어웨이크닝>이라는 작품을 만났는데 양말이 내려가는 디테일 하나하나를 다 챙기더라고요. 아, 이런 차이가 있구나라는 걸 깨닫게 만들어준 작품이죠. 그리고 <어쌔신>이란 작품은 지금 기생충의 이정은, 남문철, 정상훈, 황정민 선배님 등이 함께했던 작품인데 그냥 소대에서 선배들이 만들어가는 무대만 봐도 공부가 정말 많이 됐던 작품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20대 때 앞만 보고 달려갔던 제 성격을 바꾼 게 이 작품이에요. 그때 연습을 하면서도 연기를 잘하는 선배들이 우리들 연기를 보고 한 마디도 안 하시더라고요. 그냥 연기를 이어나가는데 우리들이 부족했던 부분들을 선배들이 연기를 하면서 다 채우고 있더라고요. 아, 이런 게 진짜 선배고 배우구나라는 걸 배웠죠. 이후로 저도 선배들처럼 이끌어가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자 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배우라는 직업, 이 길을 걷고 있는 후배 혹은 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평소에 오정세 배우님을 정말 좋아했었거든요. 최근에 백상 예술대상에서 상을 받으시고 했던 수상소감이 가슴에 와닿더라고요. 자기는 평소와 다르지 않게 연습하고 연기하고 있는데, 어느 날 봤더니 그 위로와 보상이 나한테 왔다는 말을 하셨어요. 정말 맡는 것 같거라고요. 스타, 별이 되는 건 하늘이 점지해 준다고 생각해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하고 이 길에 뛰어들었을 때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면 언젠가 위로와 보상이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당신을 위로해 줄 거라고 생각해요. 

Q. 내 인생의 좌우명이 있다면? 

A. 40년 인생 동안 딱 하나였어요 "후회하지 말자"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선택이 틀린 선택이더라도 후회하지 말고 열심히 잘해보자는 거예요. 사실 후회하지 않는다는 게 쉽지 않다고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잖아요. 어떤 작품을 선택했는데 내가 힘들다고 이 작품을 하지 않겠다고 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만약 힘들면 내가 힘든 만큼 이 작품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더 노력하는 편이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후회할 시간이 없었으면 하거든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 싶어요. 

Q. 1년 후 배우 윤석원, 혹은 사람 윤석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1년 후 코로나가 끝날 거라고 믿고 말하겠습니다. "(1년 뒤) 고생했다 석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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