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1000P 가도에 환율 복병
증시, 1000P 가도에 환율 복병
  • 한국증권신문
  • 승인 200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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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악재가 1000선을 바라보는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이틀째 계속된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세까지 이어져 증시의 조정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체로 시장의 분위기가 워낙 달아올라 있는만큼 원화 절상이나 일시적 프로그램 매도가 대세 상승을 가로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환율, 1000선 발목잡나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10분께 1020원선 밑으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8분 현재 13.6원이나 폭락해 1010원이 붕괴된 상태다. 환율 급락 소식에 종합주가지수는 낙폭을 키워 전날보다 10.91포인트(1.1%) 떨어진 977.80으로 마감했다. 7일만에 나타난 조정이다. 코스닥지수 역시 13.78포인트(2.71%)나 떨어지며 3일째 하락했다. 무엇보다 원화 절상에 반가울 것이 없는 전기전자, 조선, 자동차 등 대표적 수출주들이 줄줄이 약세로 돌아섰다. 삼성중공업이 4.91% 급락했고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3.16%, 3.91%, 2.76%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1.14%), 삼성SDI(-0.84%), LG전자(-2.24%), 하이닉스(-6.17%) 등 주요 대형IT주들도 동반 약세였다. 현대차는등락없이 전날까지 이틀째 지속된 상승세를 마감했다. 올해 꾸준히 원화절상이 진행되고 중반 이후 원/달러 환율이 1천원 밑으로 떨어진다는 것이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인데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도 높아 올해 내내 국내 증시는 환율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리먼브라더스는 올초 발표한 전망에서 원/달러 환율이 올해말 900원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고 JP모건 역시 올 2분기께 980원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그러나 환율 절상이 점진적으로, 그리고 일본 엔화 등 여타 아시아국가 통화와 비슷한 속도로 이뤄질 경우 환율 요인으로 증시의 상승 기조가 꺾일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아직 우세하다. 현대증권의 전인수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절상이 IT, 자동차, 화학 등 수출주에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며 실제로 오늘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증시가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면서도 "그러나 원화 절상이 지난해 말과 같이 한달 사이 5~10%씩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고 엔화 등과 속도를 맞춰간다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올해 중반께 원/달러 환율이 1천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점진적으로 절상된다면 내수회복, 풍부한 유동성 등이 뒷받침하는 증시 랠리에 큰 충격을 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도 "최근 달러화 약세 추이가 지난해 일방적이고 빨랐던 것과 달리 안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면서 "오히려 점진적 원화절상은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반영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 프로그램 매도도 증시에 부담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총 1025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 조정을 이끌었다. 전날 역시 프로그램 매매는 4533억원에 달하는 순매도로 지수의 상승폭을 제한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대체로 이날까지 이틀째 이어진 프로그램 매도로 매수차익잔고가 크게 줄어든만큼 향후 추가적 매물 출회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황재훈 LG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매수차익잔고가 고점대에서 크게 감소한만큼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3월 동시만기일이 다가오면서 베이시스는 점차 보합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 만기전 프로그램 매수세의 재유입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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