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유앤잇' 가슴 따뜻해지는 '찐' 뮤지컬
[리뷰] '유앤잇' 가슴 따뜻해지는 '찐' 뮤지컬
  • 이지은 기자
  • 승인 2020.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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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F 창작뮤지컬상 수상, 서울 장기공연 '첫' 시작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 같은...2인극
코로나19 방역 강화→안전한 공연 관람 힘써

"너만 내 곁에 있어 준다면."

누구나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공감'하지 않을까. 공연을 보기 전 '다시, 그 사람과 마주하는 순간'이라는 카피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떠올리게 했고 극장을 나설 때 <유앤잇>은 가슴 따뜻한 '찐' 뮤지컬임을 각인시켰다.

뮤지컬 '유앤잇' 공연장면 중 규진(왼쪽, 김영한 분)과 미나(윤진솔 분) / 사진 ⓒEG뮤지컬컴퍼니
뮤지컬 '유앤잇' 공연장면 중 규진(왼쪽, 김영한 분)과 미나(윤진솔 분) / 사진 ⓒEG뮤지컬컴퍼니

작품은 2025년을 배경으로 AI 로봇을 등장시키는데, 이는 곧 아내 '미나'를 잃은 '규진'의 사랑 이야기다. 대구 북성로를 바탕으로 하는 극은 2019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창작뮤지컬상' 수상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수작이다. 지난해 '웰컴 대학로'를 통해 단 기간 서울 공연을 했고 올여름 대학로에서 두 달여 간의 장기 공연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단 두 명의 배우로 진행되는 극이지만, 시시각각 또 다른 역할을 재미있게 보여주는 모습은 관객의 웃음을 이끈다. 게다가 네 명의 라이브 세션이 만들어낸 선율이 배우들과 좋은 시너지를 보여준다. 규진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작품의 전개 역시 군더더기 없는 기승전결로 완벽하다.

더구나 <유앤잇>의 작가 오서은이 설화라는 이름으로 직접 미나를 연기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 무대가 처음은 아닌 그는 뮤지컬 <왕의나라> <기억을 걷다>에 출연한 배우다. 

로봇이 등장하고 사랑하는 이야기에 <어쩌면 해피엔딩>이 떠오르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기억'에 대한 언급을 무시할 수 없어 더 그렇다. "함께 했던 기억은 추억할 때 더 아름답다"고 말하는 미나의 목소리는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이어 "어디에서나 기억할게"를 더해 눈물짓게 만든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잔잔하기만 한 건 아니다. 자칫 진지하게만 흘러갈 수 있는 이야기는 군데군데 패러디 장면을 넣어 심심하지 않고 적절한 웃음 코드는 극의 활력을 더한다. 특히, 아내를 향한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는 규진을 연기하는 김영한의 '멍뭉미'는 규진의 어수룩함을 잘 표현해냈다.

뮤지컬 '유앤잇' 공연장면 중 규진(왼쪽, 김영한 분)과 미나(윤진솔 분)가 춤추고 있다. / 사진 ⓒEG뮤지컬컴퍼니
뮤지컬 '유앤잇' 공연장면 중 규진(왼쪽, 김영한 분)과 미나(윤진솔 분)가 춤추고 있다. / 사진 ⓒEG뮤지컬컴퍼니

극의 말미, AI 미나는 자신이 로봇이라는 걸 깨닫고 규진을 떠난다. 로봇임에도 미나의 '본질적'인 모습을 잊지 않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 것. 규진에게 모든 걸 고백하기 전, 어둠 속 서찬양(미나 역)의 표정은 결연했으나 슬픈 눈빛만은 감출 수 없었다. 

이렇듯 <유앤잇>은 단 두 명의 배우만으로 무대를 꽉 채운다. 여기에 자꾸만 생각나는 넘버까지.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을 선물 받은 느낌을 안긴다.

AI가 작품의 소재인 만큼 로봇의 등장은 미나 뿐만이 아니다. 극 중 자동으로 움직이는 가정용 AI 도모를 등장 시켜 시선을 끈다. 도모는 극 중 미나가 부르는 이름이다. 또한, 무대 가운데 설치된 LED 화면을 통해 관객에게 상황을 시각적으로 설명한다. 

앞서 진행됐던 공연과 다르게 이번 장기 공연에 가장 큰 변화는 시간이다. 본지와의 취재에서 오서은 작가는 "규진과 미나의 과거 이야기가 추가해 디테일 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한편 코로나19바이러스 심각 단계에 따라, 현 공연계는 정부의 지침을 준수해 안전한 관람을 위해 힘쓰고 있다. <유앤잇> 역시 극장 방역 강화는 물론 전 관객 및 관계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것. 또한, 자가 문진표 작성과 비접촉 발열 체크도 시행 중이다. 공연은 오는 27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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