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직원 '76억' 부동산 쇼핑 논란...29채 구입 차익만 수십업
기업은행 직원 '76억' 부동산 쇼핑 논란...29채 구입 차익만 수십업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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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업계 관계자들을 비롯해 투자자, 시민들은 '집값 안정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선을 내비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산하 기간에선 부동산 대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감독기구 설치 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특정 국가정책에 활용할 목적으로 특별법에 의해 설립한 국책은행에서 한 직원이 76억원을 '셀프'로 대출해 29개의 집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창립 59주년을 맞아 '윤리경영'을 강조한지 채 얼마되지않아 연이어 사건사고가 터지며 리더십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일 미래통합당 윤두현 의원은 기업은행으로 부터 제출받은  '대출취급의 적정성 조사 관련'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 소재 영업점에서 근무했던 A차장은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법인 등을 통해 총 29건, 75억 7000만원어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차장은 자신의 아내와 모친 등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으며,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5곳에서 26건(73억3000만원)의 대출을 받았고, 개인사업자인 가족을 통해 3건(2억4000만원)을 대출했다. 말그대로 사실상 '셀프 대출'을 받았다. 

A차장은 이를 통해 부동산 쇼핑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일대의 아파트를 비롯해 오피스텔, 연립주택 등 총 29개에 달했다. 아파트의 경우 경기 화성에 위치한 아파트 14건을 포함해 총 18건이며, 오피스텔은 경기 화성에 위치한 오피스텔 8건을 포함해 총 9건, 연립주택은 경기 부천에 위치한 2건이었다. 

문제는 A차장이 부동산 담보대출을 시작한 시기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쏟아내던때 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2017년 6월 19일 현 정부는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맞춤형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오는 2020년 7월 4일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기까지 총 23건의 크고 작은 규제정책을 쏟아냈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조이는 정책을 발표하는 가운데, 국책은행의 한 직원은 법망을 피해 '셀프 대출'로 부동산 투기에 나서 이득을 챙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A차장이 약 5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A차장이 해당 담보물 가운데 몇 건을 처분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 차액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기업은행 측이 차후 절차에 따라 부동산 담보 대출을 회수 하는 등의 후속 대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A차장을 면직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해당직원은 이해상충행위 금지위반에 따른 금융질서문란, 바른경영이라는 핵심가치 등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면직 처리됐다"며 "향후 직원교육, 제도개선 등을 통한 재발방지에 힘쓰겠다. 기타 조사 등 후속 조치는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기업은행의 면직 처분 결정에 대해 '꼬리자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 지점의 대출의 경우 지점장의 승인 없이 실행 될 수 없다. 때문에 단순하게 범행을 진행한 A차장을 비롯해 당시 대출을 승인해준 지점장 등도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문제와 관련해 기업은행 측은 "당시 지점장에 대한 징계 여부의 경우 개인의 인사정보기때문에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향후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31일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창립 59주년 기념식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위기 지원과 고객 신뢰회복에 경영 우선순위를 두겠다"며 "혁신금융은 미래를 개척하는 앞바퀴고, '바른경영'은 조직의 균형과 중심을 유지하게 하는 뒷바퀴다. 두 바퀴 축으로 미래로 나아가자"고 밝혔다.

특히 '바른 경영'의 주요 과제로 고객 신회 회복을 위한 임직원의 준법·윤리의식 제고를 위해 바른 경영지수 신설, 윤히헌장 제정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윤리 경영'을 강조한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윤리 경영'과 관련해 자회사 노동자들의 반발이 터진데 이어, 국책은행 직원이 수십억원을 '셀프대출'해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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