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난설' 최호승 "매 순간 최선 다해...인생의 모토"
[인터뷰②] '난설' 최호승 "매 순간 최선 다해...인생의 모토"
  • 이지은 기자
  • 승인 2020.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음 따뜻한 '난설' 잊지 말아달라"
열여덟, 처음 연기 시작해.. 배우로 오래 일하고 파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난설>은 형을 집행당하기 전 허균의 모습을 시작으로 그의 환상을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또한, 허균은 작품의 화자로 허초희와 이달의 목소리를 들려주는데, 그가 바라던 삶은 무엇이었을까. 최호승은 "누이 뜻대로 멀리멀리 가고 누이의 시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닿게 하는 사람을 바랐을 거 같다"고 말했다.

배우 최호승 / 사진 ⓒ 이지은 기자
배우 최호승 / 사진 ⓒ 이지은 기자

최호승은 "허균의 죄책감은 누이와 스승 이달의 마지막 대사인 '멀리 멀리 닿을 것이다' '네가 쓴 이야기를 들었다'에서 해소가 되는 거 같다. 그래서 아픔만을 안고 죽음으로 끝난 게 아니라 오히려 평온한 상태로 죽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극 중 항상 누이를 지켜주겠다던 허균은 누이가 목숨처럼 여기던 '시'(詩)를 태우는 걸 그저 지켜만 볼 뿐이다. 이에 "극장에서는 자세히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허균의 입장에서는 밖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고 들어왔을 거다. 엄청난 죄책감과 속상함이 밀려오지만, 그때 가장 먼저 들어오는 건 누이의 상태다. 검은 옷과 쪽 진 머리... 곧 이 세상을 떠날 거 같아서 '시'는 잠시 잊혔던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는 허초희를 연기하는 배우 정인지, 김려원, 안유진에게 느껴지는 분위기가 영향을 주기 때문. 그는 "제가 그 분위기를 인지해야 관객들도 따라서 오지 않겠냐는 생각에 누이의 달라진 상태가 훨씬 와닿는다"고 덧붙였다.

"감정적으로 힘든 작품이에요. 공연 후에도 캐릭터가 묻어 날 만큼 저도 모르는 여운이 남아있는 거 같아요. 공연한 다음 날엔 눈이 너무 부어서 얼음찜질해야 해요."

배우 최호승 / 사진 ⓒ 이지은 기자
배우 최호승 / 사진 ⓒ 이지은 기자

'시'를 주체로 하는 작품이기에 좋아하는 '시'가 있는지 묻자 최호승은 "명언 집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말이다. 그는 "누구나 다 힘들다. 세상 사는 사람 중 안 힘든 사람이 어딨겠냐. 견디고 나아가면 나중에 더 큰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인생은 누구나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고 거침없이 나열했고 "'매일 좋을 순 없지만, 매일 웃을 순 있지' '외롭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일이 어렵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고 미래가 어렵다는 생각도 크게 들었다. 그래도 지치지 않기로 했다. 나를 따뜻하게 응원해주는 작은 소리도 들었기 때문에'라는 글귀를 추천했다. 그러곤 "실제로 좋은 말이 적힌 책을 많이 선물 받아 기분이 좋다. 제가 좀 감성적인가 봐요. 이런 글을 보면 힘이 난다"고 웃었다.

어린 시절 배우를 꿈꿨던 최호승이 연기를 배우게 된 계기는 신문에서 본 연기광고였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기를 처음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 노래 춤이 뭐 하나 뛰어난 게 없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 나중에 나를 또 한 번 불러주겠지. '최선'이 인생의 모토다"고 이야기했다.

최호승이 바라는 이상점은 '배우라는 직업으로 오래 일하고 싶다' 때문에 매 무대 최선을 다하는 그가 존재한다.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공연이 끝나면 최선을 다했구나 들게끔 노력하고 있다. 잘하고 못하고는 관객분들의 판단이다"고 말했다.

배우 최호승 / 사진 ⓒ 이지은 기자
배우 최호승 / 사진 ⓒ 이지은 기자

현재 <난설>과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을 두 무대에 서고 있는 최호승은 내달 개막하는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 연습에 한창이다. 그런 그가 하고 싶은 작품으로 "배우로서 텍스트가 좋은 극을 하고 싶다. 지금 <난설>을 하면서도 정말 좋고 <미오 프라텔로>도 좋다"고 미소 지었다.

"마음이 따뜻한 작품이에요. 끝이 얼마 안 남았는데, 어려운 상황에 쉽게 보러 오시라 말은 못하겠지만, 이 작품을 잊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음만이라도 저런 작품이 있구나. 정말 좋은 작품일 거라는 생각을 해주신다면 감사할 거 같아요."

올 초 퍼진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제작사는 방역을 강화해 안전한 공연 관람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는 공연장을 찾는 관객 또한 마찬가지로 개인위생에 철저히 준하고 있다. 공연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객석을 채워주는 관객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배우 최호승 / 사진 ⓒ 이지은 기자
배우 최호승 / 사진 ⓒ 이지은 기자

최호승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똑같은 생각일 거다. 처음엔 감사하고 영광이었는데 지금은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걸 뛰어넘었다. 정말 연극, 뮤지컬을 보시는 관객분들이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내고 계시기에 만족감을 드리기 위해 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 꼭 건강 관리 잘하시고 행복하게 살아가셨으면 좋겠다. 항상 열심히 작은 일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좋은 연기로 보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습니다"고 인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