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길 회장, 한솔홀딩스 지배력 강화...주주행동 막는다
조동길 회장, 한솔홀딩스 지배력 강화...주주행동 막는다
  • 강영훈 기자
  • 승인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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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홀딩스, 지분20%대 낮은 지배력 한계에 소액주주 공격에 곤혹 치뤄
제지업계 대부분 오너 지분율 과반 보유....안정적 경영활동과 대조적 행보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지주사인 한솔홀딩스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 다트를 분석한 결과, 조동길 회장과 조성민은 상반기 코로나19사태로 주가가 빠질 때마다 한솔홀딩스의 주식을 공격적 매수해 각각 지분율을 17.23%(6.95↑), 0.76(0.17%↑)을 올렸다.

한솔홀딩스의 현 지배구조는 조동길 회장(17.23%)이 최대주주이며 한솔문화재단(7.93%),한솔케미칼(4.31%), 조성민(친인척ㆍ0.76%). 이재희(임원ㆍ0.05%), 이상훈(임원ㆍ0.02%), 남상일(임원ㆍ0.01%)등의 순으로 전체  우호 지분이 30.30%이다.

한솔그룹은 조동길 회장 및 특수관계자가 한솔홀딩스를 통해 한솔제지, 한솔테크닉스, 한솔홈데코 등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솔그룹은 과거 한솔제지 → 한솔이엠이 → 한솔로지스틱스 → (한솔케미칼) → 한솔제지로 연결되는 순환출자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조 회장이 한솔홀딩스 지분 매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취약한 지배력 때문. 지난해 소액주주연대가 주주행동에 나서면서 곤혹을 치른바 있다.

당시 한솔홀딩스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연대는 1월 9일 현금배당(250원), 사내이사 선임(김택환 전 성창건설 감사), 유상증자 등 주주제안을 했다. 

소액주주연대가 주주행동에 나선 이유는 한솔그룹이 사업 확장과정에서 인수했던 회사들의 부실로 인해 재매각, 처분한 것과 관련 투명 경영과 주주가치 회복을 요구했다. 

또한 2015년 한솔제지가 한솔제지와 지주사 한솔홀딩스로 분할된 이후, 한솔제지의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한솔홀딩스 주가가 순자산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연대가 추천한 후보는 김택환 씨다. 김씨는 2015년 성창기업지주의 소액주주대표로 나서 지분 40%를 확보했다. 지분 30%를 가진 대주주와 표대결을 벌여 상근감사에 선임된다 있다.

당시 조 회장과 한솔홀딩스 특수관계인 등의 우호지분은 20%안팎. 주총 표 대결 끝에 한솔홀딩스는 소액주주 연대 제안을 물리쳤다. 소액주주 연대는 모집한 표가 20%를 넘겼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이 한솔홀딩스 편에 섰다. 

소액주주연대의 주주행동으로 한솔홀딩스에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취약한 지배력의 위험을 몸소 체험한 조 회장은 이후 지분율 늘려 경영안정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7월과 8월 한솔홀딩스 지분 0.37%(9억원)와 0.96%(20억원)를 각각 사들였다. 올해는 한솔홀딩스 주식을 보다 공격적으로 매수했다. 상반기에 한솔홀딩스 지분 6.95%를 추가로 취득했다. 주식 매입에 1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조동길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0.30%. 같은 제지업계 업체인 무림그룹, 아세아그룹 등과 비교해도 오너의 지주사 지분율이 낮다. 무립그룹의 지주회사 무림SP의 경우 오너일가 지분율(61.41%)이며, 아시아그룹 이명무 회장과 특수관계인도 지주사 아세아 지분(43.07%)를 보유하고 있다. 외풍의 시달림없이 안정적 경영을 하고 있다.

조 회장도 지주사 설립을 통해 지배력 확대에 나선다.  2015년 1월1일 한솔홀딩스(구 한솔제지)를 인적분할한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2017년 말 지주회사 전환이 마무리됐다. 문제는 최대주주의 취약한 지배구조였다. 당시 지배구조는 조동길(8.93%)ㆍ이인희(5.54%)ㆍ한솔케미칼(3.83%)ㆍ한솔문화재단(1.5%) 등 전체 지분율 20.4%에 불과했다.

조동길 회장 일가가 지배력 확대를 위해 한솔홀딩스 지분을 추가로 더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조 회장이 주식매입을 위한 실탄마련을 위해 배당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솔홀딩스는 지난 5월 열린 주총에서 '자사주 소각 및 액면액 감소에 의한 자본감소' 건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액면가가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바뀐다. 자본금은 기존 2359억원에서 420억원으로 감소했다.자사주 517만 5102주는 소각된다. 자본금 차액인 1939억원은 향후 주총에서 잉여금 전입절차를 거쳐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철성 증권전문칼럼리스트는 "조동길 회장이 한솔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이 낮다. 업계 경쟁업체들에 비해서도 낮다. 지분율이 낮는다는 것은 경영권 분쟁에 소지가 있다는 의미이다. 지난해 주총에서 표대결 때에 한솔홀딩스에 편을 들어줬던 국민연금이나 기관들도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스튜어트십 코드가 도립되면서 투자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율이 최소 33%를 웃돌 때까지는 지분 매입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솔홀딩스 뿐만 아니라 조동혁 회장의 한솔케미칼도 지배력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 전체 우호지분율이 15.03%이다. 국민연금이 14.22%를 갖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규모는 한솔제지보다 작지만 매년 수익을 내는 알짜회사이다.

국내·외 사모펀드(PE)들의 활동 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넓어진 최근 재계 분위기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한솔그룹(Hansol Holdings Co., Ltd.)

한솔그룹은 삼성의 방계회사이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녀이자 이건희 회장의 누나인 故 이인희 고문과 故조운해 강북삼성병원 이사장의 가계이다.

1965년 대한교과서 자회사로 설립된 새한제지공업이 모태이다. 1968년 삼성이 인수한 뒤 중앙일보에 신문용지를 공급하면서 기반을 다졌고, 그룹의 전폭 지원을 받아 사세가 확장했다. 1991년 이인희 고문에 의해 그룹 분리되면서 독자경영에 나선다. 자회사 한솔파이낸스를 세워 '한솔'사명을 쓰기 시작한다.

한솔은 李ㆍ趙 슬하의 조동혁 명예회장(장남ㆍ금융)ㆍ조동만 전 부회장(차남ㆍ통신)ㆍ조동길 한솔회장(3남ㆍ제지)이 공동경영을 했다. 1997년 IMF를 겪으며 경영구도에 변화가 생긴다.

조 명예회장은 한솔종금(옛 대아금고)ㆍ한솔창투(옛 동서창투)를 인수하며 공격 경영에 나섰지만 외환위기로 무너진 뒤 2000년에 초반 경영에서 물러난다.  조 전 부회장은 개인휴대통신(PCS)사업에 진출했지만 한솔PCS를 KT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헐값으로 사들인 신주인수권을 고가에 넘긴 사실이 밝혀져 검찰조사를 받았다. 일부 김액이 YS차남 김현철에게 흘러들어간 사실이 밝혀지면서 '게이트'로 비화됐고, 결국 경영에서 손을 뗀다.  두 형들과 달리 조 회장은 한솔제지의 내실을 다지는데 힘 쓴다. 현재 제지업을 중심으로 그룹이 재편됐다. 그 결과 한솔그룹은 자연스럽게 3남 조회장 중심으로 후계구도가 마련됐다.

1918년 5월 기준 재계서열 60위였으나 2019년 5월 재계서열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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