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장전 친일탐구 연극제 참가작  '알츠. 하이! 뭐?' 
권리장전 친일탐구 연극제 참가작  '알츠. 하이! 뭐?' 
  • 어승룡 기자
  • 승인 2020.08.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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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가진 채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는 무엇인가'
연우소극장에서 9월2일부터 6일까지
올해 ‘권리장전2020친일탐구’ 연극제 참가와 ‘서울시 (사)한국연극협회 공연업 회생 프로젝트’에 선정된 연극 ‘알츠. 하이! 뭐?’
올해 ‘권리장전2020친일탐구’ 연극제 참가와 ‘서울시 (사)한국연극협회 공연업 회생 프로젝트’에 선정된 연극 ‘알츠. 하이! 뭐?’

올해 ‘권리장전2020친일탐구’ 연극제 참가와 ‘서울시 (사)한국연극협회 공연업 회생 프로젝트’에 선정된 연극 ‘알츠. 하이! 뭐?’가 9. 2 ~ 9. 6까지 연우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제목에서 말해주듯 의학적으로 완치가 불가하다는 알츠하이머(치매)에 걸린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일제 강점시절 위안부의 삶을 살아 온 미자(오현지)와 그의 아들 경열(이경열)을 통해서 환자 본인 뿐만 아니라 고통 받는 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연극을 통해 보여준다. 어린 소녀 미자(박시연)의 과거와 현실의 불가분의 관계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깨닫게 하고 시대적 흐름의 오브제로 영상과 소리, 배우의 움직임에서 고통스러운 과거를 가진 많은 사람들을 대변한다.

‘알츠. 하이! 뭐?’를 제작한 김상진 연출은 ‘연극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메시지는 남길 수 있다고 믿는다.’ 라고 했다. 갑자기 확산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통과 시련속에서 공연문화 예술계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절박함을 깨닫고 실천하기를 지향하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너무 어둡지도 너무 비극적이지도 않게 웃을 수 있는 공연의 주인공들을 강원도 사북 어느 공연장에서 만났다.

김상진 연출과 인터뷰하는 강희경 칼럼니스트
김상진 연출과 인터뷰하는 강희경 칼럼니스트

안녕하세요. 연출가님, 잘 지내셨어요?
아니, 못 지냈습니다. 공연준비로 정신없이 바쁘고 힘들었습니다. 이 다음 공연 ‘알츠. 하이! 뭐?’ 도 준비해야 하고요. 코로나 바이러스도 밉습니다.

그런데 좋은 일이 있으세요. ‘알츠. 하이! 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연하는데 ‘권리장전 친일탐구 연극제’ 참가와 ‘서울시(사)한국연극협회 연극업 회생 프로젝트’에 선정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이 극을 만들게 된 이유, 동기가 있을까요? 
2013년에 우연히 같은 제목(알츠.하이!뭐?)으로 15분 분량의 2인 마임극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사도 없고 움직임과 이미지로 보여주는 마임을 보고 여기에 대사도 넣고 어린 시절 위안부였던 할머니가 알츠하이머(치매)를 앓으면서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고통의 시간 안에서 인간의 존엄성이란 무엇이며 힘든 과거를 가진 사람들에 삶을 연극을 통해서 대변하고 싶었습니다. 그때 이경열 배우도 만나게 되었고 이번 연극에서 두 배우와 함께 하게 된거죠.

두 배우님 이라고 하면? 
이경열과 오현지 두 주인공 입니다.

연극배우, 마임이스트로 활동하는 배우 이경열
연극배우, 마임이스트로 활동하는 배우 이경열

배우 이경열님은 움직임과 이미지를 표현하는 마임이스트 이신데, 이번 ‘알츠. 하이! 뭐?’ 에서의 맡으신 역할은?
1인다역 (아들, 남편, 동네이장, 일본군병사) 멀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극중 할머니 미자(오현지)의 모든 기억의 시간을 아우르고 ‘잊고 싶은데 잊어지지는 않고 기억하고 싶은 것은 잊혀 지는 하지만 할머니의 아들(이경열)로서 기억되고는 싶은’ 이미지를 표현하고 보여드리게 됩니다.

극안에서 배우와 연출가와의 인연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데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하하하) 김상진 연출가와의 작업은 어떠세요?
저는 무대에서 움직임과 이미지를 연기하는 배우입니다. 대사가 아닌 움직임으로 감정을 연기하고 관객과 소통을 합니다. 김상진 연출가의 말을 빌리자면 “언어라는 것은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는 달리 그 의미가 사용하는 방법이나 전달 과정에서 숨기고 숨겨지다 보니 연극안에서 말(대사)을 굳이 많이 해야 할까 싶어요.” 이미지로 감정을 전달하고 표현함에 있어 연출가의 생각들이 마임을 하는 저하고도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이경열을 말한다. 
무대가 곧 삶인 이경열은 마임이스트로서 언어중심이 아닌 움직임과 이미지로 표현하고 보여줌으로 다양한 장르와 역할에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많은 작품과 큰 무대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 

MBC 15기 공채 탤런트, 영화배우, 연극배우로 활동하는 배우 오현지
MBC 15기 공채 탤런트, 영화배우, 연극배우로 활동하는 배우 오현지

“어디 갔었어?” 다시 돌아 온 그녀 오현지 

MBC 공채 탤런트로 시작해서 영화 ‘돌아이 1,2’ 에서 주연으로 활동하다가 돌연 사라진 이유가 있었나요? 
아~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결혼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을 낳아 키우고 성장해 결혼하기까지의 시간이 30여년이나 지났습니다. 
 
제법 긴 시간 소풍을 다녀 오셨는데 공백을 깨고 연극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에서 ‘헬렌 켈러’로 복귀하셨는데요. 오랜만에 하는 작품이었는데 소감이 어떠셨는지요?
무척 떨렸어요. 연출가 김상진은 제 친구이기도 하고 태어난 곳도 같고(산부인과 동기) 대학에서 연기도 함께 전공했습니다. 한참 쉬고 있는 저에게 헬렌 켈러의 자전적 이야기인 연극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에서 헬렌 켈러 역할을 제안해 왔어요. 그런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고 두렵기도 했는데 용기를 많이 주었습니다. 저는 배우잖아요. 배우는 무대가 곧 삶인데 앞으로 남은 내 인생에서 배우로써 연기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확실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고맙다. 친구야!

오현지, 예쁜 이름인데요. 본명인가요?
네. 본명입니다. ‘알츠, 하이! 뭐?’ 에서 극중 이름을 본명으로 사용하는데 ‘현지’는 시대적 이미지와 맞지 않아 ‘미자’로 연기합니다.

미자로 분한 그녀의 연기를 기대한다 
오현지는 배우로서 주어진 역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연기 하고 싶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고향 같은 영화가 가장 하고 싶다고, 탤런트로 출발했지만 영화배우 오현지로 불리어지길 원하고 우리 앞에 다시 돌아 온 그녀의 배우생활을 응원한다.

위안부 할머니 아역을 맡은 배우 박시연
위안부 할머니 아역을 맡은 배우 박시연

김상진이 추구하는건

연극 '알츠. 하이! 뭐?' 뿐만 아니라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사북. 화절령 너머’ ,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등 일반적이지 않은 소재들을 공연에 주로 올리시는데요. 특별한 이유라도?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 암울한 현실 속에서 정의란 무엇이며 죽음에 이르기까지 대체적으로 소재들이 무겁죠. 그렇지만 인간이 태어나서 유년, 청년, 장년, 노년의 시기를 지나면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잖아요. 죽음도 삶에 일부인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이야기들을 누군가는 해야 했고 하고 싶습니다. 그 이야기 안에서 존엄성과 가치를 무대를 통해서 대변하는 일이 좋습니다. 무겁지만 지루하지 않게….

루시드드림 문화예술협동조합 이사장 직을 맡고 계시는데요. 
2016년에 만들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많은 후배 배우들이 나오고 있는 반면 현재 활동을 쉬고 있는 쌈박한 올드 배우들의 재능이 아깝더라고요. 각자가 가지고 있는 탤런트가 많은데 그 “재능을 사회를 위해서 쓰자” 영리가 목적이 아닌 무한대의 재능들을 순수한 마음으로 쓰고자 만든 문화예술협동조합 입니다.  “우린 아직 죽지 않았어!”

공연문화예술계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한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요. 
그렇습니다. 같은 무대에서 매번 같은 공연을 하는 배우도 그날 그 시간 한 번뿐인 공연을 위해서 준비를 하고 공연에 임하잖아요. 어떤 공연이든 공연은 휘발성 입니다. 관객이 보지 않고 함께 소통할 수 없다면 공연을 올리는 의미가 없지 않을까요? 물론 영상으로 만들어 그 기록을 언제라도 볼 수 있긴 하지만 결국에는 영상을 만드는 작업에 더 큰 의미를 두는 이 현실이 참담하고 암울합니다.    

죽기 전에 이것은 꼭 해볼 것이다. 공연연출가로서의 행로는요?
지금까지는 다소 무거운 소재들을 지루하지 않게 보이고자 연출하고 노력했습니다. 죽기전이라고 하니 “단군신화”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BC2333” 이렇게 제목도 지어 놓았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이야 말 할 수는 없지만 중세시대의 문화 황금기의 르네상스 시대를 무대에서 재현하여 그 당시의 모습으로 보여 주고 싶습니다. 아주 큰 운동장에서 여러가지 형태의 공연과 축제의 장이 펼쳐질 수 있게 말입니다. 

연극 '알츠. 하이! 뭐?' 포스터 캘리그라피를 쓴 강서현
연극 '알츠. 하이! 뭐?' 포스터 캘리그라피를 쓴 유치원생 강서현 군

인터뷰를 마치면서

김상진 연출가와의 여러 번의 만남이 이번 공연 포스터의 캘리그라피를 유치원 다니는 아들(강서현)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유딩작가' 라고도 칭해 주심에 무한 감사를 드린다.  '알츠. 하이! 뭐?' 제목 글씨 제 아들이 썼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 것 같다. 무대에 올려 질 수많은 이야기의 주인공인 배우와 연출가, 제작을 하는 그들의 동고동락한 세월들은 하나도 헛된 게 없다. 매일 매일이 같은 듯 다른 오늘이 새롭고 새로운 꿈을 꾸고 여전히 마르지 않을 샘을 맛 볼 수 있게 내 가치를 알아봐 주는 관객들이 있기에 행복할 것이고 서로의 가치를 알아 볼 수 있는 사람 그것이 인연이 아닌가 싶다. 그들의 행복한 인연에 박수를 보낸다.

채플린이 한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 이란 말을 기억하며 . . .

글 칼럼니스트 강희경 (藝 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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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2020-08-26 17:26:47
보고싶은 공연인데 코로나...
저도 코로나가 밉네요.ㅜㅜ

이경열 2020-08-26 14:37:06
최고 !!!!!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