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기업 수익성 개선에도 투자 25.5% 축소 직원 4000명 감원
외국계기업 배당성향 80.7% 기부금 비중 0.05% 국내기업 반토막
한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의 상당수가 배당 명목으로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대부분울 본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들 기업은 말로는 “한국에 재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한국 사회에 대한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의 동반 성장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가운데서도 투자와 고용 모두를 줄였다.
2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내 외국계 기업(공동지배 제외) 43곳의 실적과 투자,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액)은 3조49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5% 감소했고 직원수는 8만6187명으로 4.3% 줄었다.
외국계 기업은 지난해 외형 확장과 함께 이익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가운데서도 투자와 고용은 축소했다. 외국계 기업의 작년 매출액은 149조3328억 원, 영업이익은 5조4179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8%, 7.4% 증가했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2018년보다 0.1%포인트 높아진 3.6%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기업은 실적 악화에도 투자와 고용을 늘렸다. 국내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2517조65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142조909억 원으로 30.2% 급감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투자액(161조9833억 원)과 직원수(146만5294명)는 1년 전보다 각각 1.8%, 1.7% 확대됐다.
43곳의 외국계 기업 중 지난해 투자를 확대한 곳은 29개 기업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14개 기업의 투자 축소 규모가 증가액을 웃돌며 전체 투자액 감소로 이어졌다. 2018년 외국계 기업 내 투자액 기준 ‘톱3’를 차지했던 에쓰오일(S-Oil), 코스트코코리아, 코닝정밀소재가 지난해 일제히 투자를 줄였다.
에쓰오일의 작년 투자액은 8276억 원으로 2018년(2조417억 원) 대비 59.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코스트코코리아(770억 원)와 코닝정밀소재(1800억 원) 투자액도 각각 81.7%, 38.9% 줄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씨앤에스에너지(-89%),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83.3%)와 함께 투자 감소율 기준 상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외국계 기업 43곳 중 16개 기업이 지난해 직원수를 총 1188명 늘렸다. 19개 기업은 5102명 줄였다. 이 가운데 한국지엠의 직원수가 업황 악화와 구조개편 등의 여파로 2018년 1만2424명에서 작년 8914명으로 28.3%(3510명) 줄었다.
투자와 고용을 동시에 축소한 외국계 기업은 5곳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투자 –59.5%, 고용 –1%)을 비롯해 코닝정밀소재(–38.9%, -2%), 한국쓰리엠(-18.9%, -2.4%), 금호타이어(-43.6%, -2.9%),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7.2%, -4.1%) 등이다.
외국계 기업의 배당성향은 여전히 80%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외국계 기업의 배당금 총액은 2조82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지배기업소유주지분 기준)이 2.5% 줄며 평균 배당성향은 0.7%포인트 높아진 80.7%를 기록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순이익(3144억 원)의 2.1배에 달하는 6550억 원의 배당을 실시, 가장 높은 배당성향(208.3%)을 기록했다. 이어 오비맥주(160%), 볼보그룹코리아(127.2%), 도레이첨단소재(110.7%),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100%), 한국토요타자동차(100%), 유한킴벌리(99.9%), 노벨리스코리아(96.8%), 동서석유화학(93.7%), 한국무라타전자(87.4%) 등이 배당성향 상위 10위를 형성했다.
2019년 500대 기업 내 외국계 기업의 실적, 투자, 고용, 기부금 비중, 배당성향 현황
기업명 |
매출 |
영업이익 |
투자 |
고용 |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 |
배당성향 |
S-Oil |
24,394,173 |
420,077 |
827,607 |
3,224 |
0.08% |
35.7% |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
14,146,578 |
364,851 |
38,273 |
4,255 |
0.08% |
208.3% |
한국씨티은행 |
11,794,695 |
306,784 |
47,878 |
3,514 |
- |
22.2% |
한국지엠 |
8,453,784 |
-332,361 |
519,820 |
8,914 |
0.01% |
- |
노무라금융투자 |
7,523,857 |
59,235 |
739 |
107 |
0.00% |
0.0% |
동양생명 |
6,254,033 |
114,202 |
7,022 |
1,014 |
0.01% |
31.1%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
5,437,775 |
218,009 |
5,621 |
267 |
0.06% |
55.0% |
르노삼성자동차 |
4,677,710 |
211,228 |
124,127 |
4,207 |
0.00% |
30.0% |
코스트코코리아 |
4,170,911 |
134,559 |
77,005 |
5,626 |
0.03% |
0.0% |
쌍용자동차 |
3,623,882 |
-281,905 |
208,663 |
5,003 |
- |
- |
비엠더블유코리아 |
2,860,986 |
81,710 |
22,678 |
186 |
0.06% |
0.0% |
라이나생명보험 |
2,775,214 |
494,676 |
17,413 |
819 |
0.44% |
42.7% |
한성자동차 |
2,679,013 |
-19 |
14,337 |
1,907 |
0.07% |
0.0% |
동우화인켐 |
2,672,319 |
222,788 |
99,691 |
2,844 |
0.01% |
70.0% |
에이비엘생명보험 |
2,581,765 |
-18,126 |
8,880 |
895 |
0.01% |
- |
도레이첨단소재 |
2,493,069 |
225,749 |
243,161 |
2,336 |
0.08% |
110.7% |
푸본현대생명보험 |
2,407,326 |
74,817 |
7,069 |
364 |
0.00% |
0.0% |
금호타이어 |
2,369,199 |
57,396 |
89,627 |
4,769 |
0.00% |
- |
메트라이프생명보험 |
2,273,717 |
127,790 |
29,458 |
586 |
0.06% |
15.5% |
푸르덴셜생명보험 |
2,259,824 |
191,588 |
10,113 |
564 |
0.08% |
49.7% |
노벨리스코리아 |
2,173,599 |
91,712 |
47,631 |
901 |
- |
96.8% |
에스원 |
2,151,522 |
196,822 |
153,287 |
6,748 |
0.08% |
57.6% |
유안타증권 |
2,131,849 |
71,811 |
5,803 |
1,712 |
0.02% |
0.0% |
볼보그룹코리아 |
1,982,344 |
327,861 |
15,618 |
1,533 |
0.01% |
127.2% |
유코카캐리어스 |
1,745,299 |
126,658 |
68,987 |
210 |
0.00% |
0.0% |
한국무라타전자 |
1,691,196 |
89,109 |
859 |
194 |
0.00% |
87.4% |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
1,688,887 |
63,536 |
310,900 |
5,938 |
- |
- |
코닝정밀소재 |
1,634,835 |
327,673 |
180,017 |
2,835 |
0.12% |
0.2% |
한국바스프 |
1,634,347 |
144,069 |
46,082 |
1,010 |
0.01% |
87.3% |
한국쓰리엠 |
1,558,733 |
119,489 |
15,386 |
1,238 |
0.02% |
0.0% |
오비맥주 |
1,542,126 |
408,960 |
80,842 |
1,994 |
- |
160.0% |
쌍용건설 |
1,456,433 |
11,161 |
12,607 |
1,222 |
0.03% |
0.0% |
소니코리아 |
1,433,141 |
18,502 |
701 |
202 |
0.00% |
50.0% |
에프알엘코리아 |
1,378,096 |
199,412 |
22,260 |
4,648 |
0.05% |
36.7% |
유한킴벌리 |
1,333,184 |
173,381 |
34,220 |
1,559 |
0.21% |
99.9% |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
1,201,236 |
-37,000 |
1,926 |
186 |
0.23% |
0.0% |
한국미니스톱 |
1,127,108 |
2,705 |
33,480 |
592 |
0.04% |
- |
씨앤에스에너지 |
1,126,107 |
7,069 |
434 |
118 |
- |
19.3% |
동서석유화학 |
1,049,142 |
205,456 |
12,976 |
208 |
- |
93.7% |
쥴릭파마코리아 |
1,018,474 |
-6,789 |
2,123 |
281 |
0.00% |
- |
도쿄일렉트론코리아 |
952,173 |
107,384 |
50,409 |
1,268 |
0.00% |
30.4% |
한국토요타자동차 |
798,046 |
33,191 |
2,323 |
118 |
0.12% |
100.0%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
675,094 |
62,699 |
422 |
71 |
0.05% |
100.0% |
* 출처 : CEO스코어 ( 단위 : 백만 원 / 명 ) * 기업 분류기준 : 2019년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최대주주(지배회사)의 국적 기준 (동일 지분으로 공동 지배하에 있는 기업 제외) * 배당성향 : 현금 배당금 / 지배기업소유주지분 기준 당기순이익 |
쥴릭파마코리아의 기부금이 1년 새 83.5% 감소한 것을 비롯해 동양생명(-77.9%), 푸본현대생명보험(-69%), 한국지엠(-59.2%), 한국무라타전자(-50%) 등 5곳이 전년 대비 50% 이상 기부금액을 줄였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기부금(194억 원)이 작년 대비 0.6% 줄어든 가운데서도 기부금 규모에서 2018년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이와 함께 라이나생명보험의 기부금이 56.9% 증가한 122억 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14.2% 증가한 111억 원으로 100억 원 이상 기부 기업에 합류했다.
배당성향이란 기업의 당기순이익에서 현금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배당성향이 100%인 기업은 그해 올린 당기순이익을 전부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가 넘어가면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액수가 배당금으로 나간 것이다.
김선재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들보다 평균 배당성향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100%를 넘어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이는 지금까지 쌓인 순이익을 배당이익으로 끌어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말했다.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높은 배당성향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배당금 송금은 해외 본사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국내법인이 따로 결정한 것도 아니라고 했다.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본사에 송금된 배당금이 다시 절차를 밟아 재투자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사의 이득만 챙긴다는 주장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