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대책 마련' 어디에... LG화학 연이은 사건사고 '안전불감증' 지적
'안전 대책 마련' 어디에... LG화학 연이은 사건사고 '안전불감증' 지적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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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이 지난 5월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안전환경사고에 대해 경영진으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 원점에서 근본대책을 강구하겠다. 최근 발생한 인도 사업장을 비롯해 이번 국내 사업장에서 잇따라 일어난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 및 가족들에 대한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하고, 많은 분들께 염려를 끼쳐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환경은 사업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중의 기본"이라며 "CEO들이 실질적인 책임자가 되어 안전환경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한지 3개월 남짓 만에 또다시 유독가스가 대량으로 새어나오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8월 14일 전 10시 44분께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있는 LG화학 공장에서 화재로 인해 유독성 가스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장 근로자들은 사건 발생과 동시에 긴급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방당국은 유출된 가스가 피부와 접촉하면 심한 자극을 일으키거나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을 일으키는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인 '2클로로N 아세트아미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광모 회장이 국내 사고 현장에 헬기편으로 긴급 방문해 대국민 사과를 한지 불과 3개월이 채 지나지않아 발생한 사고에 LG화학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안전불감증' 도마위 LG화학

LG화학(신학철 대표)의 안전 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5월 7일과 같은 달 19일에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안전 관리 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달 19일 LG화학 폭발사고 이후 공장 전반에 대해 안전 실태 특별감독을 실시했다. 그 결과 LG화학이 안전을 무시한 정황들이 발견됐다. 군데군데 안전장치가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휘발성 액체인 나프타분해공장 등에서는 폭발을 막는 안전밸브 100여 개가 빠져 있었다. 안전밸브는 압력을 낮춰 폭발 위험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또, 일부 안전밸브에는 서로 맞물려서는 안 되는 불법 차단밸브 200여 개가 달려 있었다. 차단밸브는 설비 보수할 때 사용하는 장치로 한쪽을 보수할 때 다른 쪽 설비는 그대로 가동될 수 있도록 하는 안전밸브 작동 차단 장치다. 

이 외에도 압력 용기 56대에 대해서는 안전검사조차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법적 기준이 미달된 사항이 많이 적발됐다”며 “전체적으로 조직적인 부분 문제, 안전조치, 중요한 압력용기의 안전검사 미실시 등이 적발돼서 조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노동청은 이번 감독에서 LG화학의 규정 위반 198건을 적발하고 관련 책임자를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LG화학의 대산공장과 기술연구원, 두 군데 사업장에는 과태료 13억여 원을 부과했다. 

LG화학의 안전사고는 이뿐 아니다. 지난 1윌 LG화학 촉매센터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LG화학은 1947년 창업이래 지속 성장해 온 국내 대표 화학기업이다.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전자, 생명과학, 전자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인도 '화학물질 유출' 사고

지난 5월 7일 새벽(현지시간)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에 위치한 LG화학의 인도법인인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 저장탱크에서 스티렌이라 불리는 물질이 누출됐다. 이 사고로 현재 인근 주민 12명이 사망하고 주민 1000여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인도환경재판소는 LG폴리머스인디아에 5억루피(약 81억원)를 공탁하라고 명령했다. 아울러 재판소는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기 위해 5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도 꾸렸다. 

이 위원회는 사건 발생과 대응 실패 원인, 인명 피해, 책임 소재 등을 포괄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현지 경찰도 사고후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LG폴리머스 경영진을 입건했다.

LG폴리머스인디아는 LG화학이 1996년 ‘힌두스탄 폴리머’를 인수한 후 사명을 바꾼 업체다. 공장 규모 66만㎡, 근무 직원 300여명 가운데 대부분은 현지 인력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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