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디웍스 유니버스' 뮤지컬 콘서트의 미래 보았다
'알앤디웍스 유니버스' 뮤지컬 콘서트의 미래 보았다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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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제작 및 배우 매니지먼트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알앤디웍스가  <R&D works UNIVERSE> 라는 타이틀로 두 번째 콘서트를 개최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그림자를판사나이> <록키호러쇼> <HOPE> <더데빌> / 사진 ⓒ알앤디웍스 

지난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진행된 알앤디웍스의 두 번째 콘서트 <R&D works UNIVERSE> (이하 '알앤디 유니버스')에선 창작뮤지컬 <더데빌> <그림자를판사나이>를 비롯해 <호프> <마마,돈크라이> <킹아더> <록키호러쇼> 등 여섯 작품의 넘버들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17년 첫 번째 콘서트 이후 3년만에 선보이는 콘서트로 기존의 갈라콘서트와는 또다른 재미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기존의 콘서트는 출연진의 노래와 토크쇼 그리고 엔딩, 피날레가 정석이었다. 그러나 알앤디웍스는 차별화된 기존의 콘서트가 아니라 한 편의 공연을 선보였다.

공연을 제작할 뿐만 아니라 매니지먼트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알앤디웍스만이 가능한 공연이었다. 현장을찾은 관객들의 대다수는 알앤디웍스가 제작 및 참여한 작품들을 한 편 이상 봤던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에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들이 있어도 과거 봤던 공연들과는 또 다른 재미에 환호성을 지르지 못했지만 즐겁게 공연을 봤다는 후문이다.

이번 콘서트는 뮤지컬 <킹아더>의 마법사 멀린을 시작으로 인간의 선함과 악함을 믿는 X-화이트와 X-블랙(뮤지컬 '더데빌), 인간을 시험하는 악마 그레이맨(뮤지컬 '그림자를판사나이'), 쓰여졌지만 한 번도 읽힌 적 없는 원고(뮤지컬 '호프'), 욕망은 죄가 아니라고 말하는 외계인 프랑큰 퍼터(뮤지컬 '록키호러쇼') 등 각 작품을 대표하는 초월적 존재(관념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가장 '알앤디웍스스러운' 무대를 만들었다.

뮤지컬 <킹아더> / 사진 ⓒ알앤디웍스

 

이들은 자신이 만났던 인간에 대해 소개하는 동시에 인간에게 가장 강력한 존재가 누구인지 승부를 겨루는 이야기를 각기 다른 작품 속 20여곡의 넘버들에 녹여냈다. 

작중 가장 많은 작품에 참여했던 뮤지컬배우 송용진은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 작품들을 바라봤을때 '인간의 선택'이라는 가장 큰 주제를 가지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우리는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옮은선택을 할 수도 있고 때로는 실수도 할 수 있다. 관객분들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오갔다. 그중에 가장 처음 들었던 생각은 "알앤디웍스만이 가능한것일까"라는 생각이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공연들이 정부의 지침에 따라 혹은 제작비 문제 등으로 취소되거나 올라가도 극히 소수의 인원의 관객들만 관람할 수 있었다. 매년 백여편 이상의 공연이 올라가지만 모든 공연을 관람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분기 단위 혹은 매년 한두번 진행되는 콘서트는 이런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킬 수 있는 '공연'이나 마찬가지다. 여러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이 대표작품의 대표곡들을 불러주니 말이다. 그러나 사실 말처럼 배우들의 대표곡을 다 불러주지는 않는다.  

열 명의 배우가 참여한다고 치면 10곡을 불러야하는데 그 사이사이 배우들의 토크시간이 들어간다고 치면 공연 시간이 늘어나기도 하는 문제도 있지만, 작품의 주제가 똑같지 않기 때문에 스토리를 이어가려고 한다면 어늦 가품에선 대중성이 없는 곡을 골라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많은 관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가 콘서트에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한번 내지는 두번만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았다.

 

사진 ⓒ 알앤디웍스
사진 ⓒ 알앤디웍스

 

그러나 알앤디웍스의 콘서트는 달랐다. 16명의 배우들이 여섯 개의 작품에 적절하게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앞서 송용진 배우의 말대로 앞서 올라간 여섯 작품이 '인간의 선택'이라는 큰 주제를 담고있어 중구난방의 기존 콘서트와는 차별화된 느낌을 받았다. 각자의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특색은 다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큰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인간은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서있었다는 말처럼 작품속 인물들은 선택의 기로에서 누군가는 자신만의 길을 찾이 못해 헤메이고 누군가는 앞으로 나가간다는 주제를 여러 배우들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여기에 실제 작품속 의상을 입고 무대를 꾸몄다는 점도 박수쳐주고 싶다. 기존의 콘서트는 개인콘서트를 포함해 배우들이 공연 무대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르기란 쉽지않았다. 그러나 알앤디웍스는 공연을 제작하거나 라이선스를 구입해 공연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조금더 자유로웠다. 실제로 공연 무대에 올라가는 의상을 입은 배우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고, 각 넘버들이 끝나고 무대가 암전됐을때 박수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알앤디웍스는 공연 말미 차기작 <검은사제들>에 대한 스포일러도 내비쳐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기대감을 남겼다. 세 번째 콘서트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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