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논란 SK케미칼, '조직적 은폐활동' 의혹 제기
'가습기살균제' 논란 SK케미칼, '조직적 은폐활동' 의혹 제기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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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가습기살균제가 인체에 심각한 질환들을 일으킨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1990년대 출시된 가습기 살균제 들은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HMG) 과 염화 올리고- 에톡시에틸 구아니딘(PGH), 메틸클로로아이소싸이아졸리논(MCI; MCIT)을 이용했다. 해당 물질들은 샴푸와 티슈 등 여러가지 제품에 이용되어 왔지만 호흡기로 흡입됐을때 발생하는 독성에 대해서는 연구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논란이 제기되고 2011년 8월 31일,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 결과를 최초 공표하고 원인불명 폐손상의 원인을 가습기 살균제로 추정해, 제품 사용 및 판매 중지를 권고했다.

환경부는 지난 14년부터 18년까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를 진행했는데, 2018년 6월 기준 총 4,748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에 PHMG 계열을 사용했다. 2016년 재판을 받게된 SK케미칼은 흡입독성 물질을 제조·공급하긴 했지만 옥시와 홈플러스가 이 물질로 가습기살균제를 만들어 사용한 줄 몰랐다고 주장해 '1차 가습기살균제' 수사 법망을 피했다. 

그러나 지난 5월 25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 재판을 받았던 최기승 전 SK케미칼 스카이바이오팀 팀장 등의 공판 내용을 살펴보면 SK케미칼이 부서 차원에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가습기살균제’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한 시점이 늦어도 2009년 3월경이었으며, 최 전 팀장이 개인적으로 PHMG의 가습기살균제 활용을 인지한 것은 옥시에 이 원료가 납품되기 시작한 2000년데 였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당시 중간거래상 계성인더스트리는 2009년 3월 SK케미칼에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의 PHMG 함유 여부를 묻는 실험을 의뢰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SK케미칼 스카이바이오연구팀은 ‘청정제 샘플에 0.5%의 스카이바이오1125(PHMG)가 들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이 과정에서 PHMG 함유가 문제 될 것을 인식한 내부 차원의 최초 조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 연구팀 직원 A씨는 지난 6월 29일 공판에서 “(바이오팀) 주임이 ‘이거 괜찮나’ 하는 우려로 문제제기를 해서 회의가 열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연구팀이 계성에 실험결과 보고서를 보낼 때 실험 대상을 ‘청정제’가 아닌 ‘청정기’(공기청정기 필터 원료)로 고쳐서 보냈다. ‘우리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지 않나’라는 차원에서 두려움 때문에 저렇게 고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청정기'의 경우 PHMG가 사용돼도 인체 유해 우려가 없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SK케미칼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PHMG의 가습기살균제 사용을 알고서도 안전성 검증을 하거나, 가습기살균제 사용 중단을 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SK케미칼은 ‘청정기’ 자료를 오히려 자신을 둘러싼 민형사 재판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청정기 때문에 SK케미칼은 2019년 2월 검찰 재수사가 개시되기까지 계속 (가습기살균제에 사용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고 질문했다. SK케미칼 측 피고인의 변호인은 “명칭 변경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SK케미칼은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항체 발견 소식과 2분기 실적 호조세 등에 힘입어 상한가를 기록중이다. 

최근 소폭 하락세를 이어 가던 SK바이오팜(326030)는 지난 22일 오후 2시 24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70% 오른 19만500원에 거래됐다. 

NH투자증권 구완성 연구원은 SK케미칼에 대해 "코로나 백신 개발 경쟁에서 가장 앞선 아스트라제네카와 글로벌 CMO계약을 체결한 데다 사노피와 공동 임상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등의 성공확률도 기존 30%에서 50% 높게 본다"며 "2분기에 호실적이 예상돼 적정 시가총액을 3조435억원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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