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재미, 연극 '마우스피스' 장률 "우리 삶과 닮아 있어" [현장]
뜨거운 재미, 연극 '마우스피스' 장률 "우리 삶과 닮아 있어" [현장]
  • 이지은 기자
  • 승인 202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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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모습과 닮아있어요."

배우 장률이 연극 <마우스피스> 매력을 꼽았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린 작품의 프레스콜에서 그는 "작품 선택을 할 때마다 어떤 느낌을 받는지가 중요한데 굉장히 좋았다. 대본이 어려웠지만 뜨겁고 재미있게 읽었다"고 밝혔다. 

사진 조나단 기자
데클란 역의 배우 장률 / 사진 조나단 기자

 

국내 초연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마우스피스>는 스코틀랜드 작가 키이란 헐리(Kieran Hurley)의 최신작이다. 2018년 영국 트래버스 극장에서 초연됐다. 극은 누군가의 삶을 소재로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와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예술은 어떤 책임을 갖는지 그리고 연극을 '본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한다.

공연은 2인극이다.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졌지만, 환경적 제약을 받는 '데클란'과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극작가 '리비'의 만남을 그린다.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 <그 개> <로풍찬 유랑극장> 등 소수자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조망한 부새롬 연출이 지휘한다.

 

리비 역의 배우 김신록 / 사진 조나단 기자
리비 역의 배우 김신록 / 사진 조나단 기자

 

리비 역을 맡은 김신록은 "어렵다고 해서 모든 예술가들이 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고민했다"며 "마지막에 진짜로 어떻게 가짜처럼 보일 수 있는지라는 대사가 있는데, 다른 사람의 인생을 가져와 어떻게 가짜처럼 보일 수밖에 없는지 리비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휘종은 데클란을 연기한다. 실제로 누나가 있는 그는 "동생 이야기를 할 때 가장 가슴이 아프더라. 동생을 더 사랑스럽게 대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 데클란이 거친 욕을 일삼는 이유를 묻자 "나를 지키고 강해 보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 조나단 기자
사진 조나단 기자

 

이에 대해 부새롬 연출은 "원작은 욕이 더 많이 나오는데, 많이 쓸 필요가 없을 거로 생각해서 걷어냈다"고 말했다. 무대 벽면을 화면으로 활용해 텍스트를 이용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단 관객의 각도에 따라 글자가 일그러져 보여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만다. 부 연출은 "예상하지 못해 우연히 발생한 효과다. 대본 자체에 리비가 쓴 글이 자막으로 게시된 부분이 많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자막이 무대를 덮는 부분은 상의해서 표현했다"고 말했다.

데클란의 삶을 극으로 완성해 나가는 리비. 그의 예술적 재능을 알아본 그에게 데클란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현장에서 재미있는 질문 하나가 나왔다. 자신의 삶을 무대에 올린다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냐는 것. 김여진은 "코미디 장르요. 이쁘고 웃긴 할머니가 꿈이다. 나중에 관객을 들었다 놨다 정도로 인생을 웃기게 하는 이야기를 써볼까 생각 중이다"고 말했고 김신록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순간이 잘 기록되는 시처럼 기록되는 작품"을 소망했다.

<마우스피스>를 관람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김여진은 "자신의 고민에 대한 공감대를 찾을 수 있는 작품이다"고 확신했다. 이어 "저를 굉장히 사로 잡았기 때문에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거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의 막바지 부새롬 연출은 관객에게 당부의 한 마디를 남겼다. "리비는 데클란의 인생을 차용해서 글을 썼다" 반대로 원작자는 리비의 인생을 차용했다. 때문에 "그 부분을 확장해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극열전8 두번 째 작품 <마우스피스>는 오는 9월 6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사진 조나단 기자
사진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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