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질문 던지는 작품, 연극 '가스라이팅' 24일 개막
삶에 대한 질문 던지는 작품, 연극 '가스라이팅' 24일 개막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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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가스라이팅(Gaslight...ing)>(원작 : 패트릭 해밀턴 作 <가스등(Gaslight)>) 이 오는 24일 개막한다. 

 

개막을 앞두고 있는 연극 <가스라이팅>은 런던을 배경으로 한 1938년 스릴러 연극으로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흑백 영화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가스라이팅’은 가해자가 타인의 심리와 상황을 조작해 자신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어 무력화시킨 후 지배력을 행사하고 피해자를 파멸에 이르게 만드는 병리적 심리 현상으로 이는 연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직장 내 모든 관계에도 통용된다. 친밀함, 사랑이란 이름으로 가해지는 폭력인 셈.

'가스라이팅'은 매일 밤이면 짙은 안개로 뒤덮이는 도시. 그곳엔 집 안에 갇힌 채, 자신을 감시하는 그림자와 밤마다 찾아오는 유령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으로 잠을 못 이루는 한 여자가 있는데, 그녀 곁엔 사랑하는 남편과 집안일을 돌보는 가정부들이 있지만 아무도 그녀가 보는 그림자와 유령의 존재를 믿어주질 않는다.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글을 쓰는 작가인 남편은 망상에 사로잡힌 데다, 자신의 행동들도 기억 못 할 정도로 심각하게 병들어 가는 그녀에게 점점 지치기 시작하는데, 정신분열증으로 자살한 그녀의 엄마처럼 그녀도 서서히 미쳐가고 있다고 판단할 즘, 이 집에 낯선 방문자가 찾아와 6년 전 이 도시에서 일어났던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스라이팅‘을 정의한 말 속에 ‘조작’, ‘파멸’이란 극단적 문구가 들어 있지만, 우리 일상에서 소통이란 이름으로, 애정이란 이름으로, 알게 모르게 서서히, 혹은 집요하게, 타인에게 가해하고 있는지, 지배받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자존감 저하, 강박증과 두려움, 공포 등을 일으키면서 무력화시키는 이런 현상은 지금도 학교나 직장 내 발생하는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인터넷 폭력 등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발견한다. ‘가스라이팅’은 현대인들의 공황장애, 우울증, 자살 등의 사회적 문제 앞에서 우리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의 건강함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 흑백 영화로 대중에게 알려진 영화 <가스등>의 원작은 희곡이다, 추리물을 즐겨 썼던 극작가 패트릭 해밀턴의 대표작이며, 1930년대 런던에서 인기리에 공연되었던 작품이다. 영화에선 원작인 희곡의 핵심 사건인 살인사건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되고, 살해된 인물과 여자 주인공의 관계를 타인이 아닌 유명 가수였던 이모로 설정한 가상의 스토리가 창작되어 있다, 즉, 희곡에서 탐정의 추리 서술로 설명하는 부분을 스토리로 풀어서 시간순으로 전개한다.

이런 원작희곡과 영화를 참고해서 재구성한 연극 <Gaslight...ing>는 고전 작품의 스토리를 전달하면서, 어쩌면 지금도 진행 중일지도 모르는 현상을 말하고자 한다. 누군가 혹은 뭔가에 의해, 조정 당하거나 자신을 잃어가는 우리의 모습이 그 속에서 보이지는 않는지. 혹은 우리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가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전 작품은 시대가 바뀌고 발전해도, 그 작품들 속에 담겨있는 삶의 문제와 인간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닮아있고, 지금도 변함없이 반복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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