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상반기 매출상승 이면에 노동자 갑질있나… 택배기사의 '눈물'
CJ대한통운, 상반기 매출상승 이면에 노동자 갑질있나… 택배기사의 '눈물'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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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사태 배달업계 호황, CJ대한통운 매출상승
-병원갈시간도 없는 택배기사, 매년발생하는 과로사 논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가 확산됨에 따라 비대면 소비가 증가해 올해 1분기와 2분기 택배업계의 호재로 적용됐다. 

국내 택배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은 올해 2분기 2조 6373억원의 매출액과 735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7575억원(17.9%)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소비 확장으로 택배물량이 급증했다. 이커머스 소비층을 시작으로 다수의 소비자들이 식품과 생필품 등을 반복 구매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한 택배물량은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반기 택배업계 성장률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민주노총 전국택배연대노조

 

택배업계는 '호황', 택배기사는 '불황'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경제는 흔들리고 있지만 택배업계만은 비껴갔다. 비대면 소비 증가로 택배 물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급격하게 증가한 탓일까, 지난 5월에 이어 7월 택배기사가 과로사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있다.

8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터미널 진례대리점 소속 기사 47살 서형욱 씨가 지난 5일 과로로 숨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평소 지병 없이 건강했던 서형욱 씨는 CJ대한통운 위탁업체의 특수고용노동자로 CJ계열에서 택배기사로 7년가량 일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택배물량이 증가했으며 서씨는 하루 13~14시간 주 6일 일을 하며 한달에 7000개 정도의 택배를 배달했다. 

서형욱 씨는 지난 6월 27일 택배 배송 도중 호흡곤란과 가슴통증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으며, 그는 다음날 응급실에서 처치를 받았다. 그리고 29일 스텐트 시술을 받고나서 의식을 회복했지만 7월 2일 심정지가 발생했고, 5일 새벽 세상을 떠나게 됐다. 

이번 사건에서 서형욱 씨는 특수고용직이었다. 일반적인 근로자와 달리 '자영업자'로 취급되기 때문에 주 52시간을 적용받지 못한다.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것이다. CJ대한통운의 택배기사로  하루 14시간이 넘는 일을 하지만 '개인의 선택'으로 치부돼 회사에 책임 소재에서 벗어나는 상황인 것이다. 

노조 측은 이를 전하며 "사측은 1건당 800원을 지급하는데, 만약 기사가 아파서 나오지 못할 경우 건당 지급하는 800원에 2배~4배가 넘는 1500~3000원 사이의 대체운송비(콜벤비)를 요구했기 때문에 기사들이 쉬이 늘어난 물량들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택배 기사들은 쉬고싶어도 일을 쫓겨날까봐 쉽게 쉰다고 말할 수 없었고, 쉰다고해도 배송비의 배가 넘는 콘벤비를 부담해야 했기 때문에 휴가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3일에는 울산의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피를 토하면 쓰러졌지만 시민들이 도움으로 큰 사고를 면했다고 설명했다. 7일에도 롯데택배 울산 달동대리점 소속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다. 그리고 사건들에 앞서 지난 5월, CJ대한통운 소속으로 광주에서 일하던 정 씨도 집에서 잠을 자다 갑자기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정모 씨는 매달 1만개 가량의 택배를 배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CJ대한통운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회사는 전 사업장에 혈압측정기 등 자가 건강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개인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세스 도입도 추진 중이다. 택배종사자들이 안전하게 택배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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