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G화학 탄소중립 성장보다 안전 해결이 먼저다
[기자수첩] LG화학 탄소중립 성장보다 안전 해결이 먼저다
  • 박종무 기자
  • 승인 2020.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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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안전사고 발생 기업 신뢰 추락...사업장마다 환경-안전문제 심각
10월 국회 국정감사 재벌국감 예상...잇딴 안전사고로 CEO증인 출석?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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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는 모든 이의 공공재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지구 온도 2도만 올라가면 빙하는 완전 소멸될 수 있다. 기후 위기는 인류와 지구에 대한 도전이자 위협이 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기후 변화 위험성을 인식하고 환경 보고와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12월 제1 국정 어젠다로 기후변화 및 환경위기에 대응하는 전략이자 새로운 성장전략 청사진인 '그린 딜'계획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면서 경쟁력 있는 친환경 경제를 위한 전략을 도모하고, 뒤처지는 사람이 없는 공정하고 번영하는 사회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문재인 정부가 나섰다.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물관리 일원화 방침, 지속가능한 도시공원 관리운영, 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을 세웠다.  

최근 LG그룹이 나섰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6일 `2050 탄소중립 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지속가능성 전략`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전 사업장 배출 탄소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탄소중립 성장` 전략을 세웠다.  탄소 배출량 증가와 동등한 수준의 감축 활동을 펼쳐 탄소 배출 순 증가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자원 선순환 활동, 생태계 보호, 책임 있는 공급망 개발·관리 등 5대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지속가능성 전략이 모두 달성되는 2050년은 LG화학이 창립 100년을 넘어 다음 세기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지속가능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혁신적이며 차별화된 지속가능 솔루션을 제공하고, 고객은 물론 환경, 사회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까지 해결해 영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만들겠다"고 했다. 

이 같은 환경경영은 취임 2년차를 맞은 구광모 회장에 경영철학이 담겼다. LG의 '탄소 중립 성장'발표가 오는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선제(先制)전략차원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LG화학의 발표가 구호에 그치치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LG화학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안전문제 해결에 대한 모습 때문이다. LG화학은 국내외 사업장에서 잇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월 19일 충남 서산 대산공장 화재사고로 LG화학 직원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앞서 5월 7일에는 인도공장에서 화학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해 10여명이 숨졌다. 

두 사고가 모두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였다. LG는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안전 기준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법규를 준수하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기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0월 국회 국정감사가 열린다. 국정감사는 대한민국 헌법 제61조, 국회법 제127조 국정감사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진행된다. 17개의 상임위원회 별로 증인을 신청한다.  주요 재벌 총수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증인신분으로 대거 국감장에 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기업인 국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재벌개혁과 공정경쟁 이슈와 맞물려 기업인 증인 채택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외 사업장에서 잇따른 안전사고가 발생한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LG화학 CEO에 증인출석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LG화학이 총수와 CEO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문제를 회석 시키기 위해 '탄소중립성장'계획을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은 미래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다. 구광모 회장 취임이후 LG는 달라졌다.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과감한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 자연보호, 소비자보호 등 새로운 기업 철학이 만들어지고 있다.

문제는 과거의 관행.  최근 발생한 LG화학의 사고와 같은 안전불감증이 만들어낸 인재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구 회장의 개혁도  퇴색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LG가 환경을 생각하고, 인간을 생각하는 '제2인화의 LG'로 재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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