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승계 핵심 '계열사 내부거래' 제재받나
정의선 부회장, 승계 핵심 '계열사 내부거래' 제재받나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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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이 포스트 '현대글로비스'를 찾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현대오토에버 등 그룹내 계열사 내부거래 비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 그룹의 현대엔지니어링은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내부거래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현대오토에버 또한 내부거래 비율이 9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오토에버 현대차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기업의 경우 지난 2012년 이후 80% 이상의 내부거래 비율을 유지해오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2001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대글로비스를 100% 출자해 설립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설립해와 이듬해 각각 14억 9800만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내부거래(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회사를 키워왔다. 이 과정에서 정의선 부회장은 446억을 투자해 4조 5000억원 이상의 이득을 챙겼다. 증가율은 102배에 달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설립 첫해 1984억원의 매출을, 2004년에는 9057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4년 정의선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중인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25%를 노르웨이 해운사 빌헬름센에 팔아치우며 850억원 규모의 현금을 챙기기도 했다. 

주가는 2001년 설립 첫 해 액면가 5000원에서 한전 터 고가 매입 논란으로 현대차 주식 가치가 하강곡선을 그리기 전인 2014년 9월까지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33만 7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탔으며 2020년 7월 6일 기준 설립해 액면가 대비 2050% 증가한 10만 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내부거래 비중 업계 1위

2014년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제도가 시행되고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은 계열사 갈아타기를 통해 문제해결에 나섰다. 당시 정의선 부회장와 정몽구 회장은 현대엠코 지분의 3분의 1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현대엠코를 현대엔지니어링에 흡수되는 형태로 합병했다.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은 비상장사인데다 양사 주주들이 정 부자와 소속 계열사들이 대부분이였던 까닭에 합병은 일사천리였었다. 2월27일 주주총회 승인이 떨어졌고 4월1일에는 합병법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출범했다.

정의선 부회장과 정몽구 회장은 합병하며 각각 보유 지분을 11.72%(89만327주), 4.68%(35만5234주)로 줄이며 일감몰아주기 대상에서 벗어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화공·전력 등의 플랜트 사업을, 현대엠코는 토목·건축부문(주택 포함)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던 만큼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0년 시공능력평가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9조 7000억원을 목표치로 제시해 10조 8000억원의 신규수주를 달성했다. 이는 건설업계에서도 높은 목표달성률이었으며, 111%로 가장 높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건설사의 계열회사 거래 현황에 따르면 2019년 현대엔지니어링이 전체 매출액의 17.7%는 내부거래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총 매출 6조 420억원 가운데 내부 계열사 관련 매출액이 1조 717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내부거래 매출액은 9개 건설사의 합계 가운데 21.2%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계열사는 현대자동차다. 2019년 현대자동차와의 매출액이 5610억 원으로 집계되며, 전년(5587억 원) 대비 0.4% 증가했다.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와의 내부거래액이 각각 1458억 원, 1109억 원이었다.

현대차 ICT 전문기업 현대오토에버 '내부거래 비율 80%↑'

현대차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업 현대오토에버도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중 내부거래비율이 높은 수준에 위치한다. 2012년 이후 현재까지 80%가 넘는 내부거래비율을 유지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곧 그룹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대오토에버는 2018년 1조 1023억원의 총매출 가운데 현대차그룹 계열사로부터 94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차에 시스템·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을 도맡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대주주인 현대차(28.48% 지분 보유중) 대상 매출이 내부거래 비율(현대차 대상 매출액 2870억원 규모)중 가장 높다.

높은 내부거래비율을 지속하고 있지만 현대오토에버는 내부거래 규제대상이 아니었다. 총수일가의 지분이 규제 기준을 밑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서 총수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사(비상장사 20%)가 내부거래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사익편취규제에 해당했다. 현대오토에버의 총수일가 지분은 10%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나서나...

이런 가운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히며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입법을 예고했다. 공정위는 기존의 상장사 30%, 비상장사 20%라는 기준을 상장·비상장 구분하지 않고 20%로 일괄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규제 대상이 되는 기업은 210곳에서 591곳으로 늘어나게 되며 이중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들이 포함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오토에버의 경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거래 비율이 높다는건 여전히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의 기분을 23.29% 보유중이다. 만약 앞서 이야기한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법이 국회를 통과하게 될 경우 정의선 부회장은 보유 중인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일각에선 자사 지분의 매각은 곧 그룹내 영향력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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