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수지와 단 둘이 서울에서 마석까지 같이 차를 타고 간 오민준을 주목했다.
40분 동안 차안에서 무슨 이야기인가를 나누었을 것이다.
어쩌면 무엇인가를 갈라 먹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나는 오후 퇴근 시간에 맞춰 오민준을 불러냈다.
“오 팀장, 나하고 치맥이나 할까?”
내 전화를 받고 오민준이 회사 앞 길가 포장마차인 치맥 집으로 나왔다.
오민준과는 이번 사건으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오 팀장은 내 소설의 팬이라고 말하면서 싹싹하게 나를 대했다.
“오늘 저녁은 내가 쏠 테니까, 맘 놓고 마셔요. 참 맥주 좋아 하는지 모르겠네.”
“소주보다는 맥주지요. 선생님은 소주를 좋아 하시지요?”
“소설가니까 소주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틀렸어요. 나도 맥주 파거든.”
맥주가 서너 병 비워지자 약간씩 취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슬슬 한수지 사건으로 화제를 끌고 갔다.
어쩌면 무엇인가를 갈라 먹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나는 오후 퇴근 시간에 맞춰 오민준을 불러냈다.
“오 팀장, 나하고 치맥이나 할까?”
내 전화를 받고 오민준이 회사 앞 길가 포장마차인 치맥 집으로 나왔다.
오민준과는 이번 사건으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오 팀장은 내 소설의 팬이라고 말하면서 싹싹하게 나를 대했다.
“오늘 저녁은 내가 쏠 테니까, 맘 놓고 마셔요. 참 맥주 좋아 하는지 모르겠네.”
“소주보다는 맥주지요. 선생님은 소주를 좋아 하시지요?”
“소설가니까 소주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틀렸어요. 나도 맥주 파거든.”
맥주가 서너 병 비워지자 약간씩 취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슬슬 한수지 사건으로 화제를 끌고 갔다.
“한수지씨 같은 미인이 사귀는 사람이 없었나요?”
“얼마나 눈이 높은지 웬만한 남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오 팀장하고는 친했잖아요.”
“친하기보다 내가 좋아했지요. 본인 마음은 상관없이...”
“한번 손이라도 내밀어 보지 그랬어요.”
“함부로 그랬다간 딱지 맞기 딱 좋지요.”
“그런데 사건이 있던 날 함께 차를 타고 갔잖아요. 단 둘이서 마석까지.”
“가면서 내내 동생 영지 이야기만 했어요.”
“수지의 동생 말이죠? 연극도 하고 가수도 한다는...”
“맞아요. 어느 한 쪽만 쫓아야지, 양쪽을 다 쫓으니까 크게 뜨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그랬죠.”
“동생도 예쁘겠네요?”
내가 묻자 그는 핸드폰을 꺼내 켠 뒤 내 눈앞에 드밀었다.
“얘예요.”
핸드폰에 여자의 얼굴이 떴다.
한수지와 쌍둥이처럼 닮은 미인이었다.
“수지 팀장 보다 훨씬 예쁘지요?”
“쌍둥이처럼 보이네.”
“그렇죠. 나도 처음엔 쌍둥이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동생이 무슨 문제가 있어?”
“남자 문제가 많아요. 사귀는 남자가 여러 명이래요.”
“그런데?”
“그런데 수지는 내가 영지를 좋아하는 줄 알고 좀 어떻게 해보라는 투로 자꾸 이야기를 해요.”
“자주 만났었나?”
“내가 수지와 데이트 좀 하려고 약속을 하면 꼭 영지를 데리고 나오잖아요. 그래서 몇 번 만났지요. 하지만 썸 타는 그런 관계와는 거리가 멀어요.”
“그날도 차 안에서 그 이야기만 했나?”“회사 돌아가는 이야기도 좀 하고...”
“어떤 이야기?”
“변 사장이 수지 어머니와 가깝거든요. 그 이야기 좀 하고...”
“어떤 사이인데?”
나는 귀가 번쩍 띠였다.
한수지와 변하진, 그리고 어머니 등 삼각관계에 무슨 갈등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변 사장은 수지 어머니 강혜림 여사의 남편의 후배예요.”
“그래?”
“강혜림 여사가 갑자기 남편을 잃게 되자 정신적인 기둥 역할을 좀 했다고 해요. 그때 한수지는 미국에 있었거든요.”
“정신적 기둥?”
“말하자면 그런 뜻이데... 용어가 적당하지 않네요. 변 사장은 수지 아버지 회사에 근무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재산을 처분해 준다던지 회사 뒷마무리를 하는 것 등 일을 봐 주었어요. 밤늦게까지 머리를 맞대고 장부 정리를 하기도 했는데, 주위에서는 이상한 눈으로 보기도 했대요.”
“싱글이 된 여자와 죽은 남편의 후배라... 스캔들이 있을 법도 하네.”
“변 사장은 부인이 있는데요.”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나?”
“그건 소설이지요. 선배의 부인인데 어찌...”
“오 팀장은 아직 결혼 생활을 안 해 봐서 남녀의 비밀스런 사생활을 잘 몰라서 그래.”
오민준이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술이 좀 오른 탓이다.
“그건 그렇고 그날 차안에서 동생 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는 없었나? 한수지가 자살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되는 이야기 같은 것을 한 일이 없나요?”
“그렇게 생각되는 말은 한 적이 없어요. 마음에 맞는 남자가 있으면 결혼식 같은 얽매이는 짓은 하지 않고 함께 즐기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했어요.”
한 시간 뒤에 자살할 사람이 그런 말을 할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한수지가 자살을 하지 않았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이상형은 어떤 남자라고 하던가?”
“잘생기고 힘 좋은 남자, 머리는 좀 나빠도 의리 있는 남자가 좋다고 했어요. 나 같은 남자는 불합격이지요.”
“오 팀장이 어때서?”
“나는 머리가 좋잖아요. 바이오 분야 박사학위까지 받았으니까요. 그리나 의리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잖아요.”
“크크크. 의리가 있는지 없는지는 함께 살아 봐야 아는 것 아닌가.”
우리는 유쾌하게 웃으며 소주 포장마차로 2차를 갔다.(계속)
“얼마나 눈이 높은지 웬만한 남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오 팀장하고는 친했잖아요.”
“친하기보다 내가 좋아했지요. 본인 마음은 상관없이...”
“한번 손이라도 내밀어 보지 그랬어요.”
“함부로 그랬다간 딱지 맞기 딱 좋지요.”
“그런데 사건이 있던 날 함께 차를 타고 갔잖아요. 단 둘이서 마석까지.”
“가면서 내내 동생 영지 이야기만 했어요.”
“수지의 동생 말이죠? 연극도 하고 가수도 한다는...”
“맞아요. 어느 한 쪽만 쫓아야지, 양쪽을 다 쫓으니까 크게 뜨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그랬죠.”
“동생도 예쁘겠네요?”
내가 묻자 그는 핸드폰을 꺼내 켠 뒤 내 눈앞에 드밀었다.
“얘예요.”
핸드폰에 여자의 얼굴이 떴다.
한수지와 쌍둥이처럼 닮은 미인이었다.
“수지 팀장 보다 훨씬 예쁘지요?”
“쌍둥이처럼 보이네.”
“그렇죠. 나도 처음엔 쌍둥이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동생이 무슨 문제가 있어?”
“남자 문제가 많아요. 사귀는 남자가 여러 명이래요.”
“그런데?”
“그런데 수지는 내가 영지를 좋아하는 줄 알고 좀 어떻게 해보라는 투로 자꾸 이야기를 해요.”
“자주 만났었나?”
“내가 수지와 데이트 좀 하려고 약속을 하면 꼭 영지를 데리고 나오잖아요. 그래서 몇 번 만났지요. 하지만 썸 타는 그런 관계와는 거리가 멀어요.”
“그날도 차 안에서 그 이야기만 했나?”“회사 돌아가는 이야기도 좀 하고...”
“어떤 이야기?”
“변 사장이 수지 어머니와 가깝거든요. 그 이야기 좀 하고...”
“어떤 사이인데?”
나는 귀가 번쩍 띠였다.
한수지와 변하진, 그리고 어머니 등 삼각관계에 무슨 갈등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변 사장은 수지 어머니 강혜림 여사의 남편의 후배예요.”
“그래?”
“강혜림 여사가 갑자기 남편을 잃게 되자 정신적인 기둥 역할을 좀 했다고 해요. 그때 한수지는 미국에 있었거든요.”
“정신적 기둥?”
“말하자면 그런 뜻이데... 용어가 적당하지 않네요. 변 사장은 수지 아버지 회사에 근무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재산을 처분해 준다던지 회사 뒷마무리를 하는 것 등 일을 봐 주었어요. 밤늦게까지 머리를 맞대고 장부 정리를 하기도 했는데, 주위에서는 이상한 눈으로 보기도 했대요.”
“싱글이 된 여자와 죽은 남편의 후배라... 스캔들이 있을 법도 하네.”
“변 사장은 부인이 있는데요.”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나?”
“그건 소설이지요. 선배의 부인인데 어찌...”
“오 팀장은 아직 결혼 생활을 안 해 봐서 남녀의 비밀스런 사생활을 잘 몰라서 그래.”
오민준이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술이 좀 오른 탓이다.
“그건 그렇고 그날 차안에서 동생 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는 없었나? 한수지가 자살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되는 이야기 같은 것을 한 일이 없나요?”
“그렇게 생각되는 말은 한 적이 없어요. 마음에 맞는 남자가 있으면 결혼식 같은 얽매이는 짓은 하지 않고 함께 즐기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했어요.”
한 시간 뒤에 자살할 사람이 그런 말을 할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한수지가 자살을 하지 않았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이상형은 어떤 남자라고 하던가?”
“잘생기고 힘 좋은 남자, 머리는 좀 나빠도 의리 있는 남자가 좋다고 했어요. 나 같은 남자는 불합격이지요.”
“오 팀장이 어때서?”
“나는 머리가 좋잖아요. 바이오 분야 박사학위까지 받았으니까요. 그리나 의리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잖아요.”
“크크크. 의리가 있는지 없는지는 함께 살아 봐야 아는 것 아닌가.”
우리는 유쾌하게 웃으며 소주 포장마차로 2차를 갔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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