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물가상승률이 역대 두 번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분기 성장률(-1.3%)이 추락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겹치면서 수요 부족으로 장기간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통계청은 2일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마이너스 물가는 1965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두 번째다. 앞서 지난해 9월 -0.4%를 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공급 측에서 가격을 내린 영향이 컸다. 석유류 가격이 -18.7% 급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82% 포인트 끌어내렸다. 무상급식 확대 등으로 공공서비스 가격도 1.9%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가 낮아진 것은 수요보다 공급 요인 때문이고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이 5월 한 달밖에 되지 않아 디플레이션으로 판단하기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일부 수요 부족 현상은 경고등을 울리고 있다. 전체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0.1%에 그쳤다.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치다. 오락 및 문화(-1.6%), 교통(-6.9%) 등의 가격도 줄줄이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 0.1% 올랐다.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근원물가는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이 아닌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물가다.
다만 지난달부터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은 3.1% 상승했다. 돼지고기(12.2%), 국산 쇠고기(6.6%) 등의 값이 뛰었다. 재난지원금의 소비진작 효과는 아직 불투명하다. 농축수산물 외 상품 물가는 하락했다. 정부는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상품 구매, 외식 등이 물가에 주는 영향은 시차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가 급증했다고 기업이 곧바로 서비스·상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