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배우 민경아 "욕심 많지만,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 다하는 중"
[인터뷰②] 배우 민경아 "욕심 많지만,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 다하는 중"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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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닝포인트, 아프고 나서야 주변을 되돌아 보게돼..."
"내 삶의 지침서, 욕심내지 않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하루살이 처럼 살자"
연기에 대한 갈증 느끼는 배우 민경아 "연극 무대 서보고 싶어"

 앞서 진행된 인터뷰와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Q. 지금까지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나왔는데, 혹시 따로 욕심이 나는 작품이나 배역이 있을까

A. 사실 저는 그런 게 없어요. 정말요. 저는 뭔가 특별하게 어떤 작품, 어떤 배역을 해야 하고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거든요. 그래도 굳이 꼽아보자면 저는 창작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사실 정말 좋은 작품은 저보다 훌륭하신 배우님들이 다 자신의 캐릭터로 만들어서 하고 있으신 거잖아요. 저는 저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연극도 해보고 싶어요. 연기에 더 집중을 해보고 싶은 갈증이 조금씩 생기고 있거든요.


Q. 아직, 연극 무대 위에는 안 올라갔던 걸까 

A. 네. 연극은 안 해봤는데, 뮤지컬 할 때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항상 조금씩 남더라고요. 그런 걸 연기에 더 집중을 함으로써 털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뮤지컬과 연극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연극에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저 스스로도 한 풀 갇혀있는 듯한 느낌들을 털어내고, 까발려지고 싶어요.

 

Q. 하게 된다면 어떤 작품, 배역을 맡고싶은지

A. 어떤 작품이라고 확정 짓기에는 그렇고, 저는 조금 내추럴하지만 그 안에 드라마가 강한 작품을 하고 싶어요. 신파적인 것 말고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힘이 강한 작품요.


Q. 언제 처음 배우라는 직업을 꿈꾸었나. 아니면 배우가 된 계기가 있을까

A. 저는 어릴 때 드라마를 진짜 좋아했었어요. 그래서 어머니 친구들이 놀러 오면 어떤 드라마라고 소개를 하고 남자 역할부터 여자 역할까지 전부다 제가 성대모사해서 들려드리고 했어요. 그래서 어머니 친구분들이 놀러 오시면 어머니랑 못 놀고 저랑만 바라보고 있었던, 제가 계속해서 '아줌마 이거 알아요?' '이거 왜 안 봤어요?'라고 하면서 최종회까지 다 설명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부모님이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제가 좋아하니까 계속해보라고 해주셨죠. 그러다가 어머니랑 같이 뮤지컬 <캣츠> 그리고 <명성황후>를 보게 됐죠. 그때 어머니가 제가 '나 이거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부모님이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도와주셔서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오게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주체할 수 없는 끼를 확실히 알아보신 게 아닐까

A. 연기하고 성대모사하는 게 너무 재밌고 즐거웠던 것 같아요. 어릴 때 막 개그콘서트에 봉숭아 학당 같은 거 다 찾아보고 따라 하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Q. 타고난 재능이었던 걸로... 그러면 배우가 되고 나서 '내가 배우가 되길 잘했다'라고 느꼈을 때가 있다면?

A. 저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것을 했을 뿐인데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줄 때요. 그리고 현실적인 부분에서도 돈도 벌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정말 좋은 거 같아요. 친구들이 그러더라고요 '너는 정말 축복받은 직업이다'라고요. 사실 정말 그러거든요.(웃음)

 


Q. 내 삶을 바꿨던 사건이 있을까

A. 내 삶에서? 제가 아주 예전에 아팠었거든요. 되게 아팠었어요. 아프기 전에는 욕심도 많았고 질투도 많았고, 누군가 더 앞서가면 뒤처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어요. 그런데 제가 어쨌든 발랄하고 어떻게 보면 모린과 비슷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편이에요. 나는 전혀 나쁜 의도로 말한 게 아닌데 가끔씩 '쟤는 왜 저렇게 얘기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그걸 어릴 때부터 느꼈어요. 그래서 전 그런 오해받는 게 싫어서 오히려 나를 감추니까 도리어 나 답지 않은 나의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그러면서 오히려 오해가 더 쌓이고 점점 더 가식적인 모습에 저를 숨겼죠. 사실 그냥 내 진심대로 하면 누군가는 제 모습, 제가 가지고 있는 진심을 알아주는데 저는 미리 걱정을 했었죠. 그래서 그게 독이 됐던 것 같아요. 나를 표현하고 표출하고 이야기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사람이 나 스스로를 계속해서 가두니까 병이 생기더라고요. 정말 많이 아팠어요. 그때 병원에서 있었던 경험이 제 삶의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병원에 누워 있으면서 바로 옆에 계셨던 분이 돌아가시는 모습도 봤죠. 인생이라는 게 참 별거 아닌 거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이렇게 살아있다는 거에 감사함을 느꼈어요. 그리고 좋은 기회를 통해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됐고 지금의 저는 정말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에도 큰 감사함을 느껴요. 내가 늦어진다고 해서 나한테 기회가 오지 않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단지 조금 늦어질 뿐이라는 거죠. 그래서 더 이상 욕심부리지 않았어요. 앞에 했던 이야기에 덧붙여진 이야기인 것 같은데, 그래서 뭔가 큰 욕심이 없어요. 주어진 일에 감사하고 열심히 연습하고 오디션이 있으면 열심히 임했죠. 그렇게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지금도 항상 생각하는 게 '욕심내지 않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하루살이처럼 살자'라는 겁니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일 년 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거만하지 말고 겸손하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면서 오늘을 살아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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