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發 집단 감염 김범수 대표 책임론...확진자 숨기고 출근시켰다
쿠팡發 집단 감염 김범수 대표 책임론...확진자 숨기고 출근시켰다
  • 최남일 기자
  • 승인 2020.0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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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기초 지키지 않아 감염 확산 빌미
물류센터 직원, 지인, 가족 등 36명 확진 판정...근무자 세살 딸도 확진

온라인 쇼핑몰 쿠팡(대표 김범석)의 경기도 부천 물류센터 집단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김범수 대표 등 경영진과 회사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방역 당국이 물류 센터 안에서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게 감염 확산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 물류센터 근무자ㆍ지인ㆍ가족 등 3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소식을 알게 된 뒤에도 업무를 강행해 확산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범석 쿠팡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

방역당국은 27일 현재 경기도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불과 닷새 만에 63명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각 지자체가 집계한 결과 인천 30명, 경기 18명, 서울 15명 등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방역당국은 쿠팡에 지난 24일 오전 부천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이날 부천 물류센터 오후조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아무런 공지를 받지 못한 채 업무가 시작되는 오후 5시까지 정상출근했다. 이들이 출근한 뒤에야 회사는 전체 직원을 물류센터 복도에 모아두고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뒤늦게 공지했다. 물류센터 복도는 좁아 수백명이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서서 공지를 듣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계약직 직원 A(49)는 “방역당국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했다고 오전에 통보를 받았다면 적어도 오후조가 출근하기 전에 미리 경고 내용이 담긴 공지를 하거나 아예 출근을 시키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부천물류센터는 3교대로 일한다. 오전조는 오전 8시~오후 5시, 오후조는 오후 5시~새벽 2시, 새벽조는 밤 11시~아침 7시까지 근무한다. 연장근무가 많아 업무시간이 서로 겹친다. 확진자와 겹치는 동선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하는데, 확진환자가 일한 장소나 동선조차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태원에 이은 쿠팡 부천물류센터 감염 확산으로 국민들의 코로나 불안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부천물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울 강서구 거주자의 3살 딸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딸이 다니던 어린이집이 폐쇄했다.

방역당국은 급속한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해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우선 확진자와 접촉한 489명 가운데 407명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82명은 능동감시 대상으로 분류했다. 또 선별진료소를 통해 센터직원과 방문자 등 4천여 명에 대한 신속한 전수 검사를 벌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감염경로를 파악하면서 쿠팡이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랄려진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구내식당과 흡연실을 사용하면서 마스크를 못 쓰시는 상황이 생겼다. 또한 셔틀버스, 작업장에서의 어떤 접촉, 이런 부분들이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하루 수백 명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의 방역문제가 불거졌다. 식당 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소득 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

직원 A씨는 "'셀프 배식'이다.  직접 (음식을) 퍼야 한다. 비닐장갑을 준다거나, 보여주기식으로라도 앞에서 소독하고 들어간다거나 이런 것도 전혀 없었다"고 했다.

쿠팡의 강도높은 작업환경도 문제가 됐다. 월급을 받는 정직원의 통제 하에 아르바이트생들이 상당수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부천 중동의 유베이스 콜 센터 직원 1명이 코로나 19 양상판정을 받았는데, A씨는 주말 쿠팡 물류센터에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한 뒤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직원 B씨는 "시간이 쫓기며 작업을 해야 했다. 화장실을 다녀와도 시간을 적어야 한다. 화장실 갔다온 시간. 볼일을 보고 오면 혼났다."고 했다.

일부 일용직 근무자들은 여러 물류센터를 옮겨다니면서 일을 하고 있어 다른 사업장으로의 감염 확산도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인근 물류센터의 직원은 "한 군데에서 꾸준히 다니는 분들도 있겠지만, 센터 한 군데만 (등록하지) 않고 두 군데, 세 군데 이렇게 걸쳐서 다니는 분들도 꽤 있다."면서 다른 사업장으로 감염 확산을 우려했다.

쿠팡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방역수칙 준수 여부에 대해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 별도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부천시는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확진 환자들의 이동 동선 방역과 추가 접촉자들에 대한 검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 부천물류센터에 근무하는 인천 거주자와 접촉자들에게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전화와 문자를 통해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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