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6시퇴근' 허윤혜-김소정-홍나현 "힘든 시기, 웃음 전하고파"
[인터뷰] '6시퇴근' 허윤혜-김소정-홍나현 "힘든 시기, 웃음 전하고파"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5.2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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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6시퇴근' 최다연 컬 '6시퇴근' 최다연 역을 맡은 세 배우 허윤혜, 김소정, 홍나현

초연과 지난 시즌, 그리고 이번 시즌까지... 살아있는 '6시 퇴근'의 전설(?) 배우 허윤혜
"처음이지만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배우 김소정과 홍나현

뮤지컬 <6시 퇴근>이 돌아왔다. 뮤지컬 <6시 퇴근>은 현대인, 특히 직장인들에게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직장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뮤지컬 <6시 퇴근>은 한 제과회사에 근무 중인 홍보 2팀 직원들이 어느 날 회사로부터 매출 실적이 저조하면 팀이 해체된다는 통보를 받고, 제품 홍보를 위해 직접 직장인 록밴드를 결성해 제품 홍보에 나서면서 생기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배우들은 실제로 무대 위에서 베이스, 기타, 드럼, 피아노 등을 연주하고 있으며, 즐거운 음악과 노래로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본지는 이번 작품에서 여행 작가를 꿈꾸는 당찬 에너지를 가진 최다연 대리 역을 맡은 세 명의 뮤지컬 배우들을 만났다. 뮤지컬 배우 허윤혜와 김소정, 홍나현이 바로 그 주인공 들이다. 이들이 맡고 있는 최다연 역할을 비롯해, 이번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배우들의 매력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좌측부터 홍나현 배우, 김소정 배우, 허윤혜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좌측부터 홍나현 배우, 김소정 배우, 허윤혜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누구보다 밝게 빛나던 세 배우와의 인터뷰, 아래는 그들과의 일문일답이다. 작품과 관련해 배우들의 개인적인 생각이 담겨있다.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허윤혜 : 안녕하세요. 저는 뮤지컬 배우 허윤혜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강원도에서 왔고 올해 서른이 됐습니다. 삶의 기로에 서 있는 배우입니다.

김소정 :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스물여덟 살이 된 뮤지컬 배우 김소정이라고 합니다.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홍나현 : 반갑습니다. 저는 홍나현이라고 합니다. 먹는 걸 되게 좋아하고 잘 웃는 배우입니다. 요즘은 지하철에서 책 읽기 프로젝트를 혼자 진행 중에 있고, 어떻게 하면 잘 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김소정 : 저 다시 할게요. 스물여덟 살의 열심히 살고 있는 뮤지컬 배우 김소정입니다. 앞으로 뮤지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 배우입니다. 그리고 굉장히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풍기면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잘 부탁드려요.(웃음)

홍나현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홍나현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Q. 각자 이번 작품, 뮤지컬 <6시 퇴근>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을까. 허윤혜 배우는 초연 때부터 함께했고, 다른 두 배우는 이번이 첫 참여인걸로 알고 있다.

허윤혜 : 저는 초연이랑 지난 시즌, 그리고 이번까지 참여했습니다.

홍나현 : <6시 퇴근>에 살아있는 전설이죠.(웃음)

허윤혜 : 저는 지난 시즌에 참여했었고, 올해는 컴퍼니 측에서 정말 감사하게도 같이 하지 않겠냐고 다시 말씀해 주셔서 참여하게 됐어요.

김소정 : 저는 저랑 같이 공연을 하고 있는 선배님들이 너무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좋은 작품이란 건 알고 있고 있었거든요. 정말 좋은 기회라고 해야 할까요 작품이랑 연이 닿아서 저에게 이런 역할이 있는데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들어와서 함께 할 수 있었어요.

홍나현 : 저는 이번 작품의 대표님을 알고 있었거든요. 대표님이 지나가는 말인지 모르겠는데 저를 만날 때마다 <6시 퇴근>에 최다연 역할이랑 잘 어울리겠다고 말을 해주셨었어요. 막연하게 그런 말을 들었었는데, 어느 날 정말로 제의를 해주셔서 같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각자 맡고 있는 역할은 똑같지만, 이미지나 매력이 서로 다 달라 보인다. 

허윤혜 : 정말로 다 달라요. 저는 기본적인 베이스는 약간 똑 부러진 캐릭터거든요. 똑 부러지고 일을 잘 하기 때문에 신뢰받고 있는 여직원 역이죠. 나이에 비해서 일을 잘하는 직원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속 깊이 들어가는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꿈은 여행작가지만 그 꿈을 잠시 접어두고 일을 열심히 해서 휴가를 내는 동안 여행을 가는 게 꿈인 직장인이 됐죠.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직업, 본업이 회사원이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하고 긍정적으로 해결해나가려고 애를 써요. 마음속으로만 슬퍼하고 있죠. 사실 처음 이 작품을 맡았을 때 주변에 친구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어요. 아무래도 제가 회사 생활을 하지 않다 보니까 회사원들의 삶과 애환을 전혀 모르잖아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고충도 들어보고 제가 맡고 있는 역할에 대해서 궁금한 점들을 많이 체크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 또래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삶을,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지 체크하려고 했고 그런 부분들이 지금의 제가 맡고 있는 캐릭터의 베이스가 됐어요.

허윤혜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Q. 확실히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허윤혜 : 맞아요. 초연 때 정말 고민도 많았고 쉽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친구들한테 조언을 들어가면서 이들의 고충, 힘든 점, 그리고 좋은 점들에 대해서 들어 볼 수 있었고 그런 부분들을 많이 체크했고 수정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친구들이 그런 걸 부러워하기도 했었어요. 개인 명찰 다는 거요. 광화문이나 회사들이 밀집한 지역을 가면 회사원들이 자신 명찰을 목에 걸고 다니잖아요. 다들 대기업에 들어가서 그런 목걸이를 하나 걸고 회사를 다니고 싶어 했었어요. 그런데 다른 친구가 자긴 그 꿈을 이뤘는데 행복하지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가 제가 맡은 배역처럼 돈을 모아서 여행을 다니는 게 자신의 삶의 낙이라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행복이라는 게 돈의 유무와는 또 다른 거구나. 그래서 그런 부분들도 많이 담아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김소정 : 저는 일단 제 모습과 대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제 성격이 약간 어리바리 하고 푼수 같은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다연을 바라봤을 때 어느 면에서는 이런 모습이 담겨 있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을 체크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작품 속에서 그려진 다연이는 사실 저와는 정반대거든요. 적은 나이로도 똑 부러지고 똑똑한 인물이기 때문에 그 모습에 조금 더 포커싱을 두고 싶었어요. 저는 회사원을 표현하는 것에 치중되었다기보다는 다연이라는 인물에 집중했어요. 어떻게 해야 이 캐릭터가 더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죠. 그래서 일을 할 때엔 누구보다 똑똑하고 잘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사랑과 관련해서는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저는 당차고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다연이라는 인물을 만들었던 것 같고, 그렇게 보여주고 싶어요.

홍나현 : 저도 베이스는 두 배우님이랑 똑같이 당차고 똑 부러지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캐릭터로 시작했어요. 좋은 단어들이 모아진다면 이 인물이겠거니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생각을 한 캐릭터를 앞에 두고 제 모습에서 연결되는 지점들을 찾았던 것 같아요. 뭐냐 하면 어렸을 때 제가 항상 무슨 일이나 발표 거리가 생기면 "제가 먼저 발표하겠습니다!"라고 손을 들던 사람이었거든요. 그런 것처럼 뭔가 똑 부러지고 당찬 모습이 많이 연결되더라고요. 다연이라는 인물은 그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저처럼 먼저 나서고, 발표하고 신뢰를 받는 직원이라고 봤어요. 그래서 닮은 지점들을 찾아 연결 지은 다음에 저는 장보고라는 인물과의 관계를 생각했어요. 극 중에서 'DON'T LOOK AT ME'라는 넘버가 있는데, 이 넘버가 장보고라는 인물과 러브라인으로 발전하게 되는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이 넘버가 나오기 전까지 여러 포인트들을 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허윤혜 : 저는 초연부터 지난해 한 시즌, 그리고 올해 다시 들어가잖아요. 그런데 두 배우가 정말 열심히 캐릭터 해석부터 공연을 연습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바라보는데 너무 예쁘더라고요. 너무 싱그럽고, 좋았어요. "아, 다연이를 저렇게 바라볼 수 있구나. 저 부분에서 저렇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거든요. 너무 행복했던 것 같고, 보면서 저도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예뻐요.

김소정 : 하트 눈으로 저희를 바라봐 주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홍나현 : 이렇게 칭찬을 또... (웃음)

허윤혜 : 정말 연출님이나 감독님들이 뭘 하나 주문을 하면 저는 정말 하나를 찾아가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들은 막 세 개, 네 개를 찾아오는 거예요. 정말 너무 부럽고 열심히 하더라고요.

김소정 : 사실 언니는 이미 여러 개를 찾아가서 그중에서 가장 좋은 한 가지만 말하는 거라서 그런 거거든요. 저희랑은 달라요.

홍나현 : 맞아요! 정말 언니 모습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웠던 것 같아요.

허윤혜 : 이 친구들을 보면서 다연이랑 닮아간다는 걸 깨달았던 것 같아요. 정말로 다연이라면 저렇지 않을까 했던 적이 셀 수 없었거든요 꿈에 대해서 생각하고 달려나가는 모습이나 이 친구들이 만들고, 노력해가는 모습이 겹쳤던 것 같아요.

김소정 : 이 작품을 하고 있는 모든 배우들이 똑같이 느끼는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연습 분위기도 너무 좋고 다들 즐겁게 작품에 임하고 있거든요. 그런 모습에서 언니도 좋게 느끼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김소정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김소정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Q. 연습하면서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

허윤혜 : 사실 저는 모든 날들이 기억에 남아요.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이지만 우리 작품은 약간 직장 판타지 같은 이야기거든요. 그래서 다들 캐릭터가 강하다 보니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어떤 실수나 애드리브나 강한 액션이 나오면 다들 뒤집어지죠. 올해 류경환 과장님이 새로 참여하셨는데,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보면 정말 뒤집어져요.

김소정 : 맞아요. 사실 제가 연습을 할 때에는 목이 아프지 않거든요. 그런데 다른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너무 웃어서 목이 아플 정도예요. 진짜 생각지도 못한 대사들과 애드리브가 나오면 웃지 않고는 못 버틸 거라고 자신합니다.

홍나현 : 사실 한 역할에 많은 배우들이 함께하고 있다보니까 여러 조합이 생기거든요. 조합마다 너무 다른 시너지가 나오고 있어서 보는 관객분들도 다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여러 조합과 시너지가 나오는 게 뮤지컬 <6시 퇴근>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또 다른 매력으로는 밴드음악인데, 피아노를 배웠던 걸까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배운걸까 

김소정 : 저는 어렸을 때 피아노를 잠깐 배웠어요. 그런데 아예 놓고 있다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다시 시작하게 됐죠. 처음에는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연습을 시작했는데, 정말 쉽지 않았어요. 완전히 굳었거든요.

허윤혜 : 진짜 멋있었어요. 정말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난 양을 다 소화했거든요.

김소정 : 악보를 보고, 계산을 하고 바로 치는 게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다 외웠어요. 손가락이랑 건반을 다 외웠죠. 그래서 공연을 올라가기 전까지 작품 속에서만은 실수하지 않고 있어요. 지금도 계속 연습 중입니다.

홍나현 : 저는 코드를 볼 줄 알거든요. 계이름도 읽을 줄 아는데 잘 치는 건 아니었어요. 그냥 어릴 때부터 집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와서 그리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에 들어와서는 정해진 포맷이 있다보니까 그거에 맞춰서 피아노를 치고 노래까지 부르는 점이 조금 어려웠는데, 지금은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정도까지 올라왔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피아노 이 정도까지 칠 수 있다는 게 생겨서 좋아요.

허윤혜 : 저는...

홍나현 : 언니는 완전 전문가죠.

홍나현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홍나현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허윤혜 : 이번 컴퍼니와 오래 일을 하기도 했고, <6시 퇴근>이라는 작품 전에 <오디션>이라는 작품을 할 때에도 피아노 건반을 맡아서 피아노를 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쳤었고, 어머니가 작곡도 가르쳐 주셔서 작곡도 배운 적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어렸을 때 교회에서 피아노도 치고 해서 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초연을 하면서 이게 단순하게 피아노만 치는 게 아니라 밴드라는 그룹 속에서 한 악기로서 합주를 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드럼이랑 기타, 베이스 등 다른 악기와 맞춰야 했거든요. 그 박자를 맞춰야 한다는 압박감이 처음 이 역할을 맡았을 때 가장 큰 어려움으로 다가와서 힘들었죠. 처음 공연을 올라갈 때만 해도 정말 손가락을 벌벌 떨었어요.

김소정 : 정말 머리가 하얘지더라고요. 본 공연을 들어가기 전이지만요.

허윤혜 : 첫 공연 때 정말 많이 떨었어요. 진짜 안 틀리려고 계속 생각했던 것 같아요.

김소정 : 저는 연습하면서 이런 이야기도 들었어요. '너 지금 건반이랑 사귀고 있는 것 같다'고요. 진짜 건반을 앞에 두고 안 틀리려고 하다 보니까 주변을 쳐다도 안 봐서요. 지금은 괜찮습니다.(웃음)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어려운 것보다 부담감이 앞섰던 것 같아요. 다 같이 하고 있는 합주를 망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저를 짓누르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다연이란 인물에 집중하고 연습하고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기고 나니까 이런 피아노나 합주에 대한 걱정은 내려둘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홍나현 : 저한테 있어서 고민은 제가 늘 10대 역할만 맡다가, 제 나이 또래의 역할을 맡았을 때 생기는 괴리감이었어요. 동료 배우들을 비롯해서 저를 좋게 봐주셨던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면서 혹은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저를, 나를 어리게만 바라보지 않을까, 지금 맡고 있는 역할이 어리게만 보이지 않을까란 고민이 있었죠. 그래서 첫 연습을 할 때 갖춰 입고 갔어요. 지금도 연습을 할 때 어려 보이지 않게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복장으로 출근해요. 아, 이런 부분들은 작품을 맡을 때마다 바뀌는 것 같기는 하지만 지금은 일단 직장인, 다연 역을 맡고 있는 만큼 어리게 보이기보다는 조금 더 캐릭터에 맞게 보이고 싶고, 그렇게 준비했어요.

허윤혜 : 저는 얼마 전에 제가 결혼을 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 보이는 게 달라지더라고요. 느껴지는 감성 자체가 전과 달라졌어요. 저번 시즌에도 관객분들이 제가 연기하고 있는 다연이가 성숙해졌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었는데, 이번에 다시 공연을 보신다면 또 다른 다연이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큰 변화는 없겠지만 결혼을 하기 전과 후의 제가 달라졌기 때문에 사소한 부분들에 변화가 생겼거든요. 그리고 두 사람이 연기하고 있는 다연이를 바라보면서도 많이 되돌아볼 수 있었어요. 정말 싱그러웠고, 그런 부분들에서 차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봤고, 저에게 대입해보기도 했거든요. 정말 잘 만난 것 같고, 되게 즐거웠어요. 이런 기분, 이런 느낌들을 관객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어요. 행복한 기분을요.(웃음)

허윤혜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허윤혜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Q. 앞서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다들 회사에 입사를 해본 적이 없는 게 맞을까

허윤혜 : 아, 저는 있어요. NC소프트요. 아, 그건 회사가 아닌가? 회사가 맞다고요? 아 직원으로 일한 건 아니고 안내 데스크에 있었어요. 그것도 회사 생활일까요?


Q. 맞다.

허윤혜 : 그럼 맞아요. 예전에 공연을 잠깐 쉴 때 거기서 일을 했던 적이 있어요. 한 오 개월 정도요. 배우라는 직업이 프리랜서 개념이다 보니까 쉴 때는 돈을 벌어야 해서 일을 했었죠.

홍나현 : 저는 신발가게랑 옷 가게,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일했어요.

김소정 : 저는 파리바게트요. 빵을 너무 좋아해서(웃음)

홍나현 : 파리바케트면 빵 먹을 수 있어요?

김소정 : 아뇨, 빵이 좋아서 했는데 많이 못 먹었어요. 이게 사장님마다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주시는 분들도 있고, 굳이 안 주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아 그리고 제가 그때 오픈 파트여서 폐기가 없기도 했었어요. 가끔 갈 때 '이거 하나 먹어'라고 주신 적은 있어요.

 


Q. 만약 기업에 입사를 하게 된다면 어느 회사에 입사를 했고,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김소정 : 저는 디자인 쪽이 아닐까 싶어요.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 만드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학교 다닐 때도 포토샵으로 포스터를 만들고 그런 거 했었거든요. 그래서 만약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이쪽으로 도전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홍나현 : 저는 사무직이 되게 잘 맞았을 것 같아요. 성격이 딱 정해진 걸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제가 배우를 하면서 제일 힘든 게 그거였어요. 앞 일을 모른다는 거요. 내일 일도 모르기 때문에 아버지도 항상 공부하고 회사에서 일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었어요. 물론 지금은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응원해 주시지만 제 성격상 회사 일도 잘 했을 거라고 생각하신 것만큼 회사 생활도 어렵지 않게 했을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할 거 같냐고요? 저는 그냥 사무직이요? 제가 사실 엑셀이랑 파워포인트 자격증도 있거든요.(웃음)

허윤혜 : 나보다 낫다. 능력자다.

홍나현 : 아닙니다. 전혀 일도 쓸모가 없어요. 대학교 조별 과제에서 괜히 이런 거 할 수 있다고 말했다가 덤터기만 쓰고 힘들었어요.

김소정 : 맞아, 너무 잘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들었어요.


Q. 굳이 회사를 지정해보자면?

홍나현 : 그렇다면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이쪽에 꿈이 있었기 때문에 공연 홍보 마케팅 쪽을 가지 않았을까요?

허윤혜 : 저는 굳이 생각해보자면, 에이전시요. 그중에서 약간 뛰어다니는 사람이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을 챙기고,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는 스타일이랄까요. 캐스팅 디렉터요? 맞아요. 정말.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김소정 : 정말 잘 어울려요.

홍나현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홍나현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Q. 맡은 배역과 닮은 점, 혹은 여행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여행 스타일에 대해서

홍나현 : 닮은 점이라면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당차고 똑 부러지는 점이랄까요? 그래서 당찬 기운을 많이 가져가려고 했어요. 그런 부분들이 닮은 것 같고, 저는 이제 자주 쓰지는 않는데 우울하거나 생각이 많을 때 일기를 써요. 그거를 지나서 보면 이 시기 때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라는 걸 다시 볼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글 쓰는 것도 좋아하는 게 맞는 것 같고, 여행도 제가 좋아하는데 가지를 못해서... 닮은 점을 많은 것 같아요. 여행은 사실 올해 초에 <앤>이라는 작품이 끝나고 가려고 했는데 코로나19가 터져서 못 갔어요. 이 시기에 조심해야 된다고요? 맞아요. 정말 조심해야 해요. 참아야죠.

김소정 : 저는 보이는 모습과 조금 다르게, 소심한 면이 굉장히 많거든요. 조금 소심하다 보니까 반대로 더 밝아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런 부분이 조금 다른데, 열심히 하고 행복해하는 모습들이나 밝은 성격은 닮은 것 같아요. 여행은 제가 자연을 보는 걸 좋아하는데 지금까지 무너가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놀러 다니지 못했어요. 쉴 때 여행도 가보고 싶었고 그랬었는데 이번에 몸이 안 좋아서 쉬면서 못 갔어요. 저 스스로 많이 되돌아봤던 것 같아요. 지금 시국이 안 좋아져서 저도 참고 있는데, 이번 작품이 끝나고 상황이 좋아지면 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아 그리고 저는 글을 쓰는 게 잘 안 맞아서 여행 작가까지는 안될 것 같고, 여행만 갔다 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허윤혜 : 저는 털털하고 솔직한 면이 닮은 것 같아요. 그리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거랑 문제에 대해서 해결하려고 고민하고 답을 찾아 나가는 게 비슷한 것 같아요. 여행은 저는 혼자 여행 가서 저 스스로 속을 들여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다연이란 인물은 여행을 다니면서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풍미를 느끼고 분위기를 느낀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부분들이 다른 것 같아요.


Q. 만약 다른 배역을 맡아야 한다면?

홍나현 : 저는 계속 말했던 게 있어요. 고은호 역할요. 정말 잘 할 수 있어요. 연습을 하면서도 '인턴 고은호!' 계속 말했거든요. 그래서 인지 배우님한테 드럼도 가르쳐달라고 했을 정도였어요. 계속 어필을 해서 나중에라도 인턴 고은호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Q. 남녀 역할에 구애를 받을 것 같은 작품은 아니다. 충분히 매력적일 것 같다

홍나현 : 맞아요. 젠더 프리해도 될 것 같지 않아요? 이름도 고은호가 크게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 않아요.

김소정 : 저는 서영미 역할요. 제가 그런 흥도 있거든요. 신나게 탬버린을 치고 춤을 춰보고 싶어요. 그리고 솔로곡도 너무 좋아하거든요.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허윤혜 : 저는 윤지석 역할요.

홍나현 : 되게 의외인 것 같다. 정반대의 이미지인데요?

허윤혜 : 제가 해보지 않았던 역할이라서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지석 역을 맡고 있는 배우들이 다 너무 잘하고 있어서 더 욕심이 나는 것 같아요. 다들 어려워하는 역할인데 그만큼 더 욕심이 난다랄까요?(웃음)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Q. 세 사람이 각자 맡고 싶다는 역할을 맡게 된다면 꼭 한 번 보고 싶다.

홍나현 : 정말 난장판이 되지 않을까요?(웃음)

김소정 : 재미는 있을 것 같아요.

홍나현 : 사실 이 질문을 하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 연습을 할 때부터 계속 말해왔던 거였거든요. '인턴 고은호!'

허윤혜 : 맞아요. 계속 '고은호'를 외쳤죠.

허윤혜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허윤혜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Q. 초반에 이야기했지만, 직장 판타지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작품 속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각자 다른 꿈과 이상, 그리고 현실에 좌절한다. 각자가 생각했을 때 나의 꿈과 현실의 비율을 정해보자면 어떨 것 같나. 작품 속 캐릭터 혹은 현실의 나라면?

김소정 : 저는 약간 현실적이지 못한 것 같아요. 약간은 이상적인 편이고, 지금 제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삶도 "난 이렇게 살아서 이런 걸 이뤄내야지"라는 계획이 크게 없거든요. 저는 당장 오늘을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에 가깝거든요. 물론 어제의 저를 보면 가끔 후회를 할 수도 있지만요.

허윤혜 : 저는 생각 외로 겉으로 바라봤을 때 사람들이 꿈이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 저는 현실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것 같아요. 현실에 더 많은 비중을 두지만, 꿈을 찾으려고 노력하죠. 왜냐하면 현실만 생각하면 우울할 것 같거든요. 어느 정도 꿈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지킬 앤 하이드>라는 작품에서 'DANGEROUS GAME'이라는 넘버가 있거든요. 제가 이 작품 앙상블을 할 때 이 넘버에서 무대 뒤편에 희망 없는 사람처럼 서있었어요. 그런데 하늘 위를 봤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냥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떤 위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하늘 위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꿈을 꿀 수 있다는 게 행복한 거란 걸 스스로 깨달았던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으면서도 꿈을 만들려고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홍나현 : 저는 꿈이 80 현실이 20인 것 같아요. 원래는 되게 현실적이고 안정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저는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꿔왔던 꿈을 이뤘거든요. 그래서 꿈이 가지고 있는 힘이 있다는 걸 알아요. 지금도 정말 좋은 작품들을 만나서 정말 즐겁게 공연에 임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도 제 꿈에 해당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나중에 나이를 더 먹고, 독립을 하게 됐을 때 제가 꿈이 없다면 고민을 많이 할 것 같은데 꿈이 있다면 이런 것도 헤쳐나가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래서 꿈이 80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김소정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김소정 배우 /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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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2020-05-26 16:34:44
인재 배우님 -> 인지 배우님

ㅇㅇ 2020-05-26 12:36:54
인재라고 오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