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제재 심의절차에 착수했다. 이로인해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의 경영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관계자들은 이들 삼형제는 각각 석유화학·태양광·첨단소재 부문, 금융계열사 부문, 건설·레저·유통 부문 등에서 성과를 내보이고 있어 경영 승계 또한 해당 부분들을 통해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제재 심의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김승연 회장의 아들 삼형제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받고 있는 터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5일 한화그룹에 검찰 공소장 격인 심사 보고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한화그룹 삼형제(김동관, 김동원, 김동선)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시스템 통합(SI) 계열사 한화S&C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5년부터 한화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를 조사해왔던 공정위는 2018년,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 본사 사옥에 기업집단국 직원을 보내 한화·한화S&C·에이치솔루션·한화건설·한화에너지·벨정보 등 6개사를 현장 조사하기도 했었다.
공정위는 한화의 내부 일감 비율보다는 가격의 적정성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S&C는 그룹 계열사의 전산 시스템 관리와 전산장비 구매를 2001년부터 일괄 대행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한화S&C에 이익을 몰아줬다는 혐의를 받고있다.
일각에선 이와 관련해 한화그룹 차원에서 한화S&C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김 회장의 세 형제들에게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2017년 한화S&C를 에이치솔루션과 한화S&C로 쪼갠 뒤 40%가 넘는 지분을 외부에 매각했다. 공정위가 조사 대상으로 삼은 기간은 2015년부터 2017년 매각 전까지"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이 제재 절차에 들어간 건 한화그룹이 처음"이라며 "업계 관계자들을 비롯해 기업들과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서비스업종의 경우 부당 이익 산정이 쉽지 않기 떄문에 공정위 의결서가 경영권 승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 측은 심사 보고서를 검토한 후 성실하게 소명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