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신세계, ‘정용진 리더십’ 도마 위
바람 잘 날 없는 신세계, ‘정용진 리더십’ 도마 위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0.0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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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 자회사 매각설 ‘솔솔’... 리츠 설립해 자금조달 추진
이마트 직원 소지품 검사 논란... 노조 “잠재적 도둑 취급” 발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자회사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반발도 일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뉴시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뉴시스)

 

실적 악화에 자회사 매각설 솔솔
최근 이마트의 실적이 우려를 낳고 않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4분기에 또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1507억원으로 2018년 4628억원 대비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이 영향으로 올해 2월 신용등급이 AA로 하향 조정됐다.

계열사 실적도 좋지 않다. 자회사인 신세계조선호텔의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8년 영업손실 76억원, 당기순손실 186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각각 124억원과 231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 영향으로 최근 모회사인 이마트로부터 1천억원의 자금을 긴급 수혈받기도 했다.

이는 회사 자금 사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스타필드, 이마트24 등 신사업 투자 확대로 차입 부담도 큰 상황이다. 

이러한 실적 악화와 자금 부담 등으로 인해 재계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비필수적 사업에 대한 매각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구체적으로 자회사인 신세계푸드의 매각설이 불거진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신세계푸드를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조선호텔 모두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며 “신세계푸드 매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섰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런 설이 나온 배경에는 신세계푸드의 악화된 실적이 꼽힌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40억원, 당기순손실 4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17년 각각 298억원, 206억원에서 2018년 274억원과 85억원, 지난해 222억원과 44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신세계푸드는 적자 매장을 정리하는 등 수익성 제고에 나섰지만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신세계푸드는 14일 공시를 통해 “신세계푸드가 최대주주인 ㈜이마트에 확인한 결과 현재 당사의 지분 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사원 도둑 취급” 발끈
실적 악화로 골치 아픈 상황에서 내부적인 악재도 불거졌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이마트노조에 따르면, 이마트 한 매장에서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에 직원의 동선을 상품 입출고 동선과 동일한 동선으로 변경조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동선 변경의 원인은 절취사건 발생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마트노조는 “사실상 해당 점포 직원 모두를 잠재적 절도범 취급한 조치”라며 반발했다. 노조 측은 이 조치에 대해 항의했지만 회사 측은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원래 이마트 매장 직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바로 매장 진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절취 사건이 한 번 발생하자 이를 취소한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5개월 동안 절취 사건은 한 번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 사찰 논란도 일어났다. 2일 다른 매장 직원 A씨가 ‘매장으로 퇴근했다’며 점장으로부터 서면 경고장을 받았기 때문. 이 과정에서 해당 직원의 쇼핑 및 퇴근 동선을 매장 관리자가 CCTV로 들여다 본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마트노조는 직원사찰, 개인정보법위반 등 반인권적인 위법한 행위라며 회사를 성토했다. 지난 2013년 이마트 사측이 수년간 직원들을 사찰하고 미행한 사실이 드러나 대표가 실형을 확정 받은 바 있다. 

이마트노조는 “국가 권력기관에서조차도 수색이나 검신을 하기 위해선 엄격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법원에서 발부된 영장이 필요한데도 일반 사기업인 이마트에선 함께 근무하고 있는 사원들을 대상으로 여전히 인격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개인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철저히 무시하며 잠재적 절도자로 간주하고 있다”고 회사 측을 비판했다.

이어 “지게차와 화물차가 다니는 위험한 상품이동 동선인 하역장으로 사원들을 출퇴근시키려는 이유는 사원들을 사람이 아닌 물건 취급하는 것”이라며 “어처구니없는 회사의 갑질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리츠로 자금악화 돌파
이러한 내환에 신세계그룹 측은 초대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한 뒤 상장해 대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현금을 쌓아 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세계가 보유 부동산 자산을 활용해 리츠를 만들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점포 등 보유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를 설립하기로 하고, 기업공개(IPO)를 자문할 주관사를 선정하는 착업에 들어갔다.

신세계는 롯데그룹이 지난해 10월 만든 ‘롯데리츠’의 4299억원 규모보다 더 키우는 것으로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가 리츠를 설립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현금 확보 수단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매장이 과거처럼 큰 수익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산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는 것. 시장에서는 이르면 올 연말, 내년 초에는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연 정용진 부회장의 새로운 도전이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는 신의 한수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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