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名品) 안동포부터 한지까지... 윤달 맞아 수의(壽衣) 전시 개최
명품(名品) 안동포부터 한지까지... 윤달 맞아 수의(壽衣) 전시 개최
  • 이진규
  • 승인 2020.0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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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 대한 마지막 효(孝)이자 웰 다잉(Well-Dying)을 위한 옷, 수의
-삼베, 모시, 한지, 명주 등 우리 소재와 수의에 대한 정확한 인식 마련 기대

올해에도 윤달이 여김없이 찾아왔다. ‘손 없는 날’로 여겨지는 윤달에는 묘지를 개장 및 보수하거나 수의(壽衣)를 준비하는 등 평소에 하지 못하던 일들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 가장 많은 관심이 주목되는 것은 수의이다. 삼베와 모시, 한지, 명주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지는 수의에 대해 살표보기로 했다.

수의(壽衣)의 시작은 언제부터?

우리 민족은 삼국시대부터 ‘죽음’에 대해 숭고하게 생각하였고 수의(壽衣)를 미리 준비해 놓았다. 역사적인 기록에서는 승려 일연이 지은『삼국사기』에 수의(襚衣),『조선왕조실록』과『승정원일기』에 수의(襚衣)와 수의(壽衣)가 나타난다.

[襚衣]가 ‘죽은 이들이 입는 옷’이라면, [壽衣]는 미리 장만하면 ‘장수(長壽)한다’는 의미를 나타내어 ‘목숨수[壽]’를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국산 안동포 8승으로 만들어진 삼베수의 / 사진제공 :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
국산 안동포 8승으로 만들어진 삼베수의 / 사진제공 :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

장수를 기원하는 윤달수의

윤달에 수의를 만드는 풍습은 『조선왕조실록』에서도 확인된다. 그 밖에도『동국세시기』에도 나타나 18세기 후반에는 수의 제작과 함께 보편화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왜 우리 선조들은 수의를 특히 윤달에 지었을까? 우리 조상들은 천지신(天地神)이 1년 12달을 관장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윤달은 공달(또는 덤달)이라 신(神)들이 인간의 일을 간섭하지 않는다고 믿어 평소에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을 했다.

하지만 윤달에 수의를 지어두면 오래 산다는 옛말과 함께 죽음을 삶의 끝으로 보지 않고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보는 긍정적 내세관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믿음은 어르신들이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사시다가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충족시켜 주어 지금까지도 지켜지고 있다.

한지(줌치한지)로 만들어진 활옷형 수의 / 사진제공 : 고려한지수의
한지(줌치한지)로 만들어진 활옷형 수의 / 사진제공 : 고려한지수의

삼베, 명주, 한지 등 수의 제작의 소재도 다양

과거에는 국왕에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그 신분에 상응하는 의복(재질별, 종류별)을 규정하였다. 보통 수의는 '생전에 입던 옷 중 가장 좋은 옷', 다시 말해 관리는 관복을, 선비는 유학자들이 입던 하얀 심의를, 여성은 혼례복 등으로 입던 원삼을 사용했다.

옛 선조들은 삼베, 모시, 명주 등을 사용해 수의 만들었다. 15~18세기 출토직물 2598점을 조사한 결과를 볼 때, 명주를 사용한 수의가 대부분이며 ‘마포’라 불리는 삼베는 112점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저포’라 불리는 모시는 88점으로 전체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과 사회적인 분위기에 따라 수의를 구성하는 소재도 삼베, 모시, 명주뿐만이 아니라 한지, 인견 등 다양한 소재로 수의를 만들고 있다.

명주·모시·인견수의가 전시된 공간 / 사진제공 :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
명주·모시·인견수의가 전시된 공간 / 사진제공 :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

다양한 소재의 수의, 한자리에 모이다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는 윤달을 맞이하여 삼베, 명주, 한지, 인견 등 다양한 소재의 수의를 전시하고 있다. 삼베로 유명한 경북 안동의 안동포(8승), 한지로 유명한 전주한지(고려한지수의·천양P&B), 명주로 경북 상주의 함창명주(상주명주 김천우 장인), 경북 영주의 인견(실크로드) 등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소재로 만든 수의를 볼 수 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삼베·모시수의도 함께 전시하고 있어 전시 관람객이 수의를 다양하게 비교하면서 관람할 수 있다.

전시회 관계자는 “우리는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많은 옷을 입는다.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입는 옷이자 내 부모님을 위해 마지막으로 입혀드리는 옷이 수의이다”라고 하면서 “우리 소재와 수의에 대해 올바른 인식과 함께 수의가 ‘부모의 대한 마지막 효(孝)’이자 ‘웰 다잉(Well-Dying)’위한 하나의 사회·문화적 요소로서 이미지를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이번 전시의 의미를 전했다.(기사 제공=(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

전시일정
 - 전시 기간 : 2020.05.12. ~ 2020.06.20.
 - 전시 장소 : 서울시 송파구 충민로10 가든파이브 툴 3층 E40호 일원
 - 전시 주제 : 우리 소재를 이용한 수의(壽衣)
 - 문의 전화 : 02)739 – 6867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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