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갈등 신냉전 예고...韓반도체 위협
美-中 무역전쟁 갈등 신냉전 예고...韓반도체 위협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0.0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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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에 미국산 반도체 조달 전면차단
코로나 발원지 갈등 이어 경제 전면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악수를 나누고 있는 두 정상의 모습에서 화합보다는 냉전이 느껴진다. 미중갈등이 그들의 얼굴에 남아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악수를 나누고 있는 두 정상의 모습에서 화합보다는 냉전이 느껴진다. 미중갈등이 그들의 얼굴에 남아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대표기업 화웨이의 '반도체부품 조달' 전면 차단에 나섰다. 2차 미·중 무역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코로나19 사태의 책임논쟁이 무역전쟁을 넘어 신냉전 체제로 이어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미국 SW(소프트웨어)·기술을 활용한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미국 정부의 공식 허가 없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수출 규제 개정안을 오는 9월 시행할 예정이다.  화웨이 역시 미국의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를 구입하거나 반도체 설계를 활용할 경우 미 정부의 사전허가를 얻어야 한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114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명단에 추가했다. 이들 기업에 미국 제품을 수출하려는 기업은 반드시 미국 면허를 취득토록 했다. 화웨이는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에 위탁 생산을 맡기는 방식으로 미국 기술 기반 반도체를 계속 공급 받아왔다.

미국은 지난해 화웨이의 5G 장비를 쓰지 말라고 한국 등 동맹국들을 압박했다. 중국 정부가 장비에 내장된 스파이칩을 통해 정보를 감청해 미국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퀄컴이 각종 반도체 공급을 끊어도 화웨이가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었던 게 대만의 TSMC 덕분이었다. TSMC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에 약 15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사실상 화웨이의 생산을 전면 통제하겠다는 의미다. 개정 수출규정이 적용되면 대만 TSMC, 인텔, 퀄컴 등이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중은 1차 무역갈등에 이어 코로나19발원지 논란에 이어 이번 2차 무역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맹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염두에 둔 세제 개편까지 언급되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반도체 봉쇄에 중국이 거센 반발로 맞서고 있다. 퀄컴, 시스코, 애플, 보잉 등 미국 기업에 대해 보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자국 압박에 대해 △미국 정부와 의원 고소 △1차 무역합의 불이행 △미국산 농산물 수입 축소 △보복관세 검토 △보유중인 미국국채 매각 및 추가매입 중단 등 맞불 대책이 끊임없이 거론됐었다. 미·중 양국은 대만과 홍콩 등을 놓고 군사적 긴장감까지 높이고 있다.

미중 갈등은 재선을 의식한 트럼프의 정치적 제스처라는 분석이다. 미국이 향후 첨단기술 보호무역주의와 무역시장의 블록화를 가속시킬 경우 세계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화웨이 고립 전략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공장 등에서 미국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한국 반도체 판매 역시 제약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서도 선택을 강요받아 왔다

삼성·SK 등 韓반도체, 10조원 매출 감소 예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도 미국 정부의 정식 허가 없이 중국 화웨이에 메모리 반도체를 팔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반도체 업계에 아직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았지만 '화웨이에 모든 반도체 공급을 끊으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한국 반도체 업계 입장에선 당장 연간 10조원에 달하는 화웨이 매출을 잃게 생긴 셈이다.

화웨이는 자사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각종 제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를 탑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26조9900억원 가운데 12조5700억원(약 50%)이 중국에서 나왔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최낙윤 반도체 전문가는 "미국의 규제가 현실화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며 "양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것 외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5대 매출처에서 화웨이가 2018년 2분기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이후 처음으로 빠졌다. 화웨이 매출이 줄면서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 비중도 30%대에서 24.5%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화웨이 매출 비중 축소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으로 화웨이의 메모리반도체 구매량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 3월 출시된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P40 시리즈가 미국의 견제로 GMS(구글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 게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스마트폰 판매 감소가 삼성전자 메모리 구입 축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최낙윤은 "이번 조치도 단기적으론 우리 기업의 휴대폰이나 5G 장비 수출에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론 기술ㆍ부품 공급망 훼손과 시장 위축으로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단기 손익보다 장기적 영향을 감안한 글로벌 교역전략의 재정비가 시급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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