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67화- 이상한 일들
[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67화- 이상한 일들
  • 이상우 추리작가협회 이사장
  • 승인 2020.0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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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한 심정으로 자리에 돌아오자 김유빈 비서가 달려왔다.
“강원그룹의 백삼식 회장님이 중요한 일이라고 꼭 연락해 달라고 하는데요. 그리고 동생 순자씨가 오늘 퇴원 했대요.”
“뭐? 순자가 퇴원을 했다고?”
조민지는 깜짝 놀랐다. 
순자는 경과가 좋아 내일 퇴원해도 좋다는 연락을 받고 있었던 터였다. 오늘 퇴원을 했다면 입원비는 누가 냈다는 말인가?
조민지는 순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았다.
다시 백삼식, 아니 박운혁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장님 조민지입니다.”
“아, 조 전무. 모래 일요일 말이야, 저녁때 시간 좀 낼 수 있지?”
“예. 물론이지요.”
“그럼 우리 전에 만났던 잠실 그 식당으로 좀 와요. 6시면 어떨까?”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꼭 나와야 돼. 중요한 일이니까.”
조민지는 중요한 일이라는 말에 신경이 쓰였다.  박 회장이 자기 입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하는 것을 처음 들었다. 박 회장이 웬만한 일은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조민지는 아주 혼란스러웠다. 
회사를 처분하려고 하는 것이 오너의 생각이라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순자가 느닷없이 퇴원 한 것도 수수께끼였다.
조민지는 박민수 한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꺼져 있어 연결하지 못했습니다.”
기계음이 되풀이 되었다.
그런 일이 없었다. 
그룹의 다른 회사는 근무 중 핸드폰 소지가 금지되어 있었으나 영업담당 사원과 임원은 허용이 되었기 때문에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저녁 퇴근 할 때 까지 박민수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부서 책임자인 성혜린 박사, 여영진 박사, 이규명 과장 등 모두 박민수의 행방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조민지는 우울한 기분으로 퇴근했다.
“순자야.”
“언니. 내가 밥 해 놨다.”
순자가 명랑한 표정으로 조민지를 반갑게 맞았다.
“너 어떻게 된 거냐? 누가 널 퇴원시켰냐?”
“그냥 나가도 된다고 해서 집으로 온 거야?”
“그럼 입원비는 어떻게 하고?”
“언니가 다 계산 한 것 아니야?”
“무슨 소리야. 너는 내일 퇴원하기로 되어 있었잖아?”
“응. 그런데 간호사 언니가 주치 의사님 지시라면서 퇴원해도 좋다고 했어.”
조민지는 도깨비에게 홀린 것 같았다. 
병원 사무국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당직만 남아 있어 퇴원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조민지는 점점 더 혼란에 빠져 들었다.

이튿날 출근해서 제일 먼저 박민수를 찾았다.
그러나 여전히 핸드폰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입원비는 온 라인으로 모두 지불 되었습니다.”
병원 회계 담당자의 답변이었다.
“누가 입원비를 냈는지 알 수 있나요?”
“돈을 보낸 사람을 알려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내가 보호자거든요.”
“돈을 보낸 구좌는 알 수 있는데 그건 대외에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조민지는 전화를 끊고 주치의한테 전화를 걸었다.
“순자한테 문제가 있습니까?”
주치의는 놀라서 물었다.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어제 입원비는 누가 계산을 했는지 혹시 아십니까?”
“아니 보호자분이 내신 것 아닙니까?”
“저는 모르는 일이거든요.”
“거 참 이상하네. 병원 회계 팀에 알아 보셨습니까?”
“돈이 온 구좌 번호는 대외비라고 하네요.”
“예. 제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거 참 이상한 일이네.”
주치의로 부터 그날 오후에 연락이 왔다.
대외 통지 결재를 받아 알려 주겠다는 데 2~3일 걸린다고 했다.
그 다음 날도 박민수는 연락기 되지 않았다.
회사 내에는 갑자기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회사가 문을 닫거나 팔릴 것이란 소문이 난 것이다.
그 근거는 그룹 본사 회계 팀이 회사의 실태 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민지는 실력자인 김 부사장을 만나려고 했으나 만날 수가 없었다. 
출장 중인데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백삼식 회장과 만나기로 한 날 백회장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만날 장소가 바뀌었다.
전에 회장과 함께 간 일이 있는 회사 옥상 정원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작은 연못과 제법 울창한 나무가 있고 간단한 식당이 있는 곳이었다.
조민지는 도깨비에게 홀린 것 같은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 백회장이 만나자는 곳으로 갔다.
백 회장 비서실의 안내로 옥상 정원으로 들어갔다.
연못에는 야생오리들이 잔뜩 모여 놀고 있었다.
백 회장이 피리로 부른 것 같았다.
조민지가 간이식당으로 들어서자 백 회장이 온 얼굴에 함박 웃을 띠고 반갑게 맞았다.
“회장님, 저 왔습니다.”
“민지야, 어서 오너라.”
백 회장은 어떤 남자와 같이 앉아 있었다.
조민지는 그 남자를 보는 순간 놀라 기절 할 뻔 했다.
“박민수씨!”
“민지야.”
박민수가 그 자리에 앉아 있다가 조민지를 보자 웃으며 이름을 불렀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조민지는 진짜 도깨비에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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