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배우 김이후 "감동 주는 배우 되고싶어, 최선 다해 노력 중"
[인터뷰③] 배우 김이후 "감동 주는 배우 되고싶어, 최선 다해 노력 중"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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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꿈꿔왔던 가수의 꿈, '그리스' 프로젝트 그룹 핑크레이디 통해 이뤄내...

앞서 진행된 인터뷰와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배경훈 사진작가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배경훈 사진작가


Q. 지난해 <그리스>로 활동하는 모습을 봤었다. 핑크레이디 활동하는 모습도 봤었는데, 이제 활동은 끝난 걸까

A. 저희 해체돼서 더 이상 활동은 하지 않을 것 같아요.(웃음) 핑크레이디 자체가 프로젝트 그룹이었다 보니 짧지만 굵은 활동을 마지막으로 해체하게 됐죠. ㄱ래도 정말 좋은 기억만 남아있어요.


Q. 웬만한 음악 프로그램에 다 나갔던 걸로 기억한다.

A. 맞아요. 방송국 3사를 비롯해서 음악방송이나 라디오에도 출연했었어요. 생각만 했던 아이돌의 일상을 제가 직접 체험할 수 있었죠. 인터뷰도 해봤었고요. 인사도 했었어요. "핑크 레이디스~ 안녕하세요. 탑시컬 그룹 핑크레이디입니다!" 이거 했었어요. 그리고 랜덤 플레이 댄스라고 춤도 추고 숙소 생활도 해보고 너무 재밌었어요.


Q.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A. 맞아요. 그리고 처음에는 말하기도 어색했던 '멤버'들이 생겼죠. 저희 다섯 명이서 되게 친해지고 돈독해졌어요. 정말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Q. 대학 졸업 이후 바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걸까

A. 맞아요. 학교는 중간에 잠깐 휴학을 해서 스물다섯 살에 졸업을 했어요. 그리고 졸업한 해 겨울에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에 캐스팅될 수 있었고 그렇게 데뷔했죠. 공연을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어느덧 삼 년 차가 됐네요. 아직 걸음마도 못 땐 것 같아요.(웃음)


Q. 언제 처음 배우라는 직업을 꿈꾸게 되었을까.

A. 배우의 꿈은 고등학교 때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갖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었는데,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청소년 연극제에 나갔어요. 그때 새벽 5시에 학교에 나가서 공연을 준비하고 그랬었는데, 모든 게 재밌더라고요. 힘든 거 하나 못 느끼고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게 기폭제가 된 것 같아요. 그동안 막연했던 꿈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 사실 그전까지는 가수가 꿈이었었거든요. 그동안 부모님이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으셨었어요. 그런데 제가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한 번 해봐라"라고 하시면서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그렇게 뮤지컬 학과에 갈 수 있었고, 이렇게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죠. 왜냐하면 아버지가 통기타를 되게 잘 치시는데, 저에게 처음 노래를 알려주셨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 노래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보니 가수가 되고 싶어 했었죠. 그런데 학교 다닐 때 어머니와 큰이모님이 진지하게 "음악은 예쁜 애들이 하는 거다"라고 하셔서 꿈을 접고 살다가 고등학교 연극반을 통해서 다시 부활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그 꿈이 배우를 하고 나서 이뤄졌다.

A. 맞아요. 한 번 접고 살았던 꿈이었는데, 정말 좋은 기회와 좋은 사람들을 통해서 이룰 수 있었습니다.(웃음)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배경훈 사진작가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배경훈 사진작가

 


Q. 부모님이 배우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견해할 것 같다. 공연을 보러 오시는 편이실까

A. 네, 정말 즐거워하세요. 사실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하셔서 지금도 하시지만, 공연을 못 보겠다고 하셨었거든요. 그래도 요즘은 "네가 하는 공연을 보러 갔을 때 숨을 쉴 수 있겠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전에는 너무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숨도 못 쉬고 봤는데, 요즘은 그래도 어느 정도 마음을 놓고 연기하는 걸 볼 수 있겠더라"라고 말해주셨어요. 그리고 지금 <알렉산더> 스페셜 커튼콜을 하고 있거든요. 관객분들 중에서 공연이 끝나고 진행되는 커튼콜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집에 가면 어머니가 유튜브로 그날 영상을 확인하고 계시더라고요. 현관문을 열면 제 목소리가 막 들리거든요. 너무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부모님이 걱정하는 것보다 절 보면서 많이 뿌듯해하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되거든요.

Q. 지금의 나를 가장 기쁘게 하는 세 가지가 있다면?

A. 되게 행복한 질문 같아요. 나를 기쁘게 하는 세 가지라... 지금 딱 떠오르는 건 편지와 따듯한 날씨, 그리고 고양이요.


Q. 고양이를 키우고 있나.

A. 아뇨. 그냥 대학로를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길고양이들이나, 친구 집사들 집에 놀러 가면 보거든요. 그런데 너무너무 사랑스럽더라고요. 그 무해한 눈빛이 정말 감동적이더라고요. 처음엔 경계를 하고 있다가 제가 위험한 존재가 아니란 걸 알게 되면 탁 풀어지면서 저를 봐주는 눈빛이 뭔가 우리 작품에서 빌리가 알렉산더를 바라봤을 때 느낌이 이랬던 거였을까요? 정말 행복해지더라고요.


Q. 훌륭한 집사가 될 것 같다.

A. 생각을 해봤는데, 지금은 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있어서 힘들 것 같아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고양이랑 같이 살고 싶어요.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배경훈 사진작가
사진 이미지훈스튜디오 배경훈 사진작가

 


Q. 앞으로 어떤 사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A. 저는 저와 가까운 곳에서 저를 보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고 싶어요. 외적으로 관객들이 보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모든 과정 속에서 제가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그래도 괜찮은 애였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어떤 배우이고 싶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제가 처음 배우가 되고 싶은 생각을 했을 때부터 생각했던 건데, 저는 정말 관객을 사랑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고 그런 배우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도 가끔 공연을 보러 가면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객석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설레고 기대되고 행복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런 감정을 제가 느낄 때마다 또 한 번 다짐하게 되는 것 같아요. 모든 관객분들도 다 비슷한 생각을 가질 거라고 생각해요. 오늘 이 무대에 오르고 있는 배우들이 실수 없이 다 잘했으면 좋겠고, 내가 설레고 있는 이 마음 그대로 나에게 감동을 선물해 줬으면 좋겠다라고요. 그런 마음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사랑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가끔 관객분들이 무서워질 때도 있지만, 정말 좋았던 감정들을 떠올리면서 이겨내고 있어요.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한 연기와 노래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를 좋아해 주시는 관객분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일 년 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스물아홉, 아홉수가 됐겠네요. 아홉수가 된 나에게, 서른을 앞둔 나이 지금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처럼 모든 상황 속에서 배우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알렉산더>라는 공연과 지금 이 모든 순간의 경험이 일 년 후의 나에게 굉장히 따듯한 기억이었으면 한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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