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號’ 포스코, 리더십 위기론 ‘솔솔’
‘최정우號’ 포스코, 리더십 위기론 ‘솔솔’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0.0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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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납품비리 의혹 직원 무더기 실형에 극단적 선택까지 ‘뒤숭숭’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취임 이후 잇따른 비리 의혹으로 직원들이 줄줄이 실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한 간부는 납품 비리 의혹에 대한 경찰의 참고인 조사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일도 발생했다. 취임 2주년을 앞둔 최정우號 포스코를 살펴본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뉴시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뉴시스)

 

줄줄이 터진 포스코 직원 비리 사건
최정우 회장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잇따라 일어난 포스코의 납품 비리 관련 사건들 때문이다. 이 와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경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7일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고 이튿날인 18일 오후 3시 52분경 포스코 포항제철소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가족과 회사에 미안하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포항제철소 납품업체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포스크 임직원의 유착 의혹에 대해 지난 1월 포항제철소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여왔다. 납품업체는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을 포스코에 납품하기 위해 포스코 고위 간부 등에게 각종 향응제공 등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비리와 관련되어 재판에 넘겨진 포스코 직원도 여럿이다. 포스코 구매담당 직원 B씨는 납품업체에 80억원 규모의 플랜트 공사를 발주하는 대가로 10억원을 수수하고, 특정업체에 하도급을 주도록 요구한 혐의로 지난해 구속·기소됐다.

B씨는 지난해 9월 대구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과 추징금 4억8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포스코 거래업체 선정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고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에 기반을 둔 건전한 시장경제 형성이 저해됐다”며 엄벌에 처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3월 대구지검은 포스코 임직원들이 납품업체로부터 일감 수주를 대가로 금품수수 정황을 포착하고 포항제철소 투자엔지니어링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수사 결과 2017년 투자엔지니어링실 과장으로 근무한 C씨는 경쟁력이 부족한 업체를 포스코 협력기업풀에 등록시켜 공사 입찰 자격을 부여해준 대가로 9320여만원 상당의 볼보 SUV 수입차와 현금 4000만원 등 총 1억3320만원을 챙긴 혐의가 드러났다.

결국 B씨는 배임수재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지난 1월 대구지법에서 열린 2심에서는 원심 보다 높은 징역 1년 4월과 추징금 4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로 포스코의 거래 청렴성이 침해됐고, 우수한 자원과 기술을 가진 거래업체가 거래처로 선정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범죄수익을 취득하면서 아내 명의로 볼보자동차를 명의이전 받은 점 등을 보면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투명 공정거래" 선언 무색
이러한 잇따른 비리 사건들로 인해 최정우 회장이 내세운 경영이념인 ‘기업시민’이 자칫 공염불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18년 7월 최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포스코가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을 넘어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기업시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가 납품업체 등 중소기업과 혁신 성과를 공유하고,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공헌 활동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어 올해 초 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와 성과공유제 확대 등으로 역량 있는 공급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주고, 우리의 혁신 역량과 스마트 팩토리 경험을 중소기업과 공유하고 지원함으로써 우리의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공정과 투명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러한 납품 관련 비리는 결국 최 회장의 다짐을 ‘공수표’로 만든다는 지적이다.

포스코의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급여 9억100만원, 상여금 7억900만원, 기타 근로소득 700만원 등 총 16억1700만원을 수령했다. 포스코 측은 이사보수기준에 따라 회장과 업무의 책임과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과연 최 회장이 남은 임기 동안 포스코의 내부 문제를 잘 처리해 연임으로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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