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64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64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 이상우
  • 승인 2020.0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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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차를 돌리는데 조민지가 박민수의 팔을 잡았다.
“저기 김 부사장이잖아.”
그 때 김 부사장도 박민수의 차를 보았다.
워낙 고물차인데다, 번호가 특이해서 김 부사장이 박민수를 알아보았다.
“야, 박민수. 아니 김 부사장도.”
김 부사장이 옆에 타고 있는 조민지 전무도 보았다.
“안녕하세요. 김 부사장님.”
조민지가 차 안에서 인사를 했다.
그런데 김 부사장도 혼자가 아니었다.
뜻밖에도 피양자가 김 부사장의 뒤에서 나왔다.
-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밤 중, 이 시간에 부사장과 여사원이 술집 거리에서 헤맨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김 부사장은 조금 당황한 표정이었다.
“전무님 안녕하세요?”
피용자도 조 전무를 발견하고 차 밖에서 인사를 했다.
“우리 만난 김에 딱 한잔만 더 할까?”
조민지는 김 부사장의 제의를 거절하게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요. 한 잔만 하고 헤어져요.”
조민지가 차에서 내렸다.
박민수도 할 수 없이 차를 세웠다.
이렇게 해서 조민지, 김 부사장, 박민수, 피용자 이렇게 네 사람이 골목으로 들어섰다.
조민지는 이 시간에 피용자와 김 부사장은 무슨 이유로 유흥가에서 헤매고 있는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부사장은 요즘 사모님과 사이가 안 좋아 거의 별거 상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 부사장 사모님은 성 박사와 어울려 레스비언 재미에 빠졌다고 하지 않던가.
“좋은 데를 내가 아는데 거기 가자.”
술이 약간 오른 김 부사장이 앞장서서 골목을 지나 언덕길을 올라갔다.
언덕 위 가정집 같이 생긴 건물에 ‘추억의 집’이라는 조그만 간판이 보였다.
김 부사장이 벨을 누르자 문이 열렸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나무가 울창한 것처럼 보이는 정원이 나왔다.
밖에서 보기 보다는 엄청 넓은 곳이다.
“여기가 어디예요?”
“여기는 재벌 2세들이 놀기 위해 공동 출자해서 만든 살롱이야.”
“부사장님도 멤버예요?”
조민지가 물었다.
“준회원쯤 되나. 좌우간 들어가.”
네 사람이 현관문을 들어서자 단정하게 나비넥타이를 매고 검정 양복을 입은 남녀 웨이터와 웨이터리스가 반갑게 맞이했다.
“김 부사장님 어서 오세요.”
“네 사람 한잔할 방 있나?”
“방은 없고요, 오늘 라이브 쇼가 잇는데 합석하시지요.”
“그래? 그럼 한 30분만 구경하지.”
“그런데 다른 세 분은...”
웨이터가 입장에 난색을 표하는 것 같았다.
“괜찮아. 우리 식구야.”
“규칙이 돼나서...”
“입장하기 어렵다는 뜻인가.”
웨이터가 좀체 물러나지 않는다.
“내가 책임질게. 나중에 차비나해.”
김 부사장이 5만 원권 몇 장을 주자 입을 다물었다.
“조금 진한 공연을 하기 때문에 아무나 입장을 시키지 않거든.”
네 사람은 30명 정도가 들어갈 홀로 안내되었다.
홀의 화려한 장식이 유럽 어느 왕가의 공연장 같았다.
좌석에는 남녀가 어울려 술잔을 기우리고 있었다.
젊은 사람이 많았다.
중앙에 조그만 무대가 있었다.
네 사람은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시켰다.
박민수가 화장실에 간 사이 조민지가 부사장에게 물었다.
“전에 박민수씨 사표 냈을 때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 하셨죠?”
조민지가 궁금하던 것을 물었다.
“내가 그런 말을 했던가?”
“박민수에게 무엇인가 비밀이 있는 것 같은 감을 잡았습니다. 솔직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박민수씨에게 무슨 비밀이 있습니까?”
“비밀은 무슨. 본인에게 직접 물어봐요.”
그때 박민수가 돌아와 다시 더 물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뭔가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때 무대에 불이 꺼지고 여자가 등장했다.
스포트라이트가 여자를 비추었다.
아예 윗옷은 입지 않았다.
탱탱하게 보이는 두 개의 유방이 덜렁거렸다.
여자는 노래와 함께 춤을 추었다.
한국말도 영어도 아닌 가사로 노래를 불렀다.
자세히 보니 동남아 어느 나라 무용수 같았다.
노래 수준은 시원찮았으나 춤은 썩 잘 추었다.
가히 서커스 수준이었다.
여자가 노래 한곡을 다 부르고 나자 이번엔 팬티만 입은 건장한 남자가 등장했다.
남자는 무대를 몇 바퀴 돌더니 여자를 번쩍 들어 머리 위에서 빙빙 돌렸다.
여자가 땅에 내려서자 어느새 팬티가 없어졌다.
완전 벌거숭이가 되었다.
“어머!”
조민지가 비명을 질렀다.
어느새 남자도 팬티가 없어지고 거대한 물건이 여자를 향하고 있었다.
김 부사장이 말한 라이브가 무대 위에서 실연되었다.
쇼가 끝났을 때 네 사람은 얼굴이 상기된 채 그 집에서 나왔다.
“저거 불법 아닌가요?”
“그래서 소문 안 나게 하려고 입장객을 골라 넣는 거야.”
조민지는 김 부사장과 헤어지고 다시 박민수의 낡은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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