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식품 양병탁 회장, 내부고발 자작극에 경영위기
삼화식품 양병탁 회장, 내부고발 자작극에 경영위기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0.0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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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간장·된장 재활용 영상 공개...거래선 끊겨 경영 위기
전직 회사간부 반품 폐기과정 거짓 영상 편집후 거짓 내부고발
삼화식품 홈페이지 캡처
삼화식품 홈페이지 캡처

대구지역 장류 전문제조업체인 삼화식품(회장 양병탁, 대표 양승재)이 폐업 위기에 몰렸다. 유통기한 지난 간장ㆍ된장을 재활용하는 내부고발 영상이 공개되면서 거래선이 끊기며 경영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내부고발자가 노조설립을 놓고 노사갈등을 빚던 과정에 내부고발 자작극이라는 양심고백이 나오면서 극반전 상황을 맞고 있다. 

삼화식품 양병탁 회장
삼화식품 양병탁 회장

삼화식품은 18일 삼화식품 내부고발 사건과 관련 내부고발자 박모씨(63ㆍ삼화식품직원)가 1월 내부고발이후 80여일 만에  "전직 회사의 간부인 A씨(53ㆍ前총무부장)에 압박으로 조작된 가짜 동영상과 문건으로 만들어진 내부고발이었다고 양심고백을 했다"고 전했다.

박모는 "(내부고발은) 전직 간부의 회유와 압박 때문이었다"면서 "내부고발 동영상은 성서공단으로 이전하기 이전 직원들이 반품을 폐기 처리하는 마지막 작업 모습을 기념으로 찍어 보관하고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공개된 동영상과 사진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간장 제품을 상자에서 빼내 새 제품과 섞으려고 준비하는 작업자들의 모습이 여과없이 나왔다. 2016년 12월 촬영된 동영상에는 유통기간(2016.5.19)이 7개월 지난 조선간장을 새 제품과 섞어 완제품을 만드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된장 새 제품 가공과정에 구더기와 바퀴벌레가 함께 갈리는 충격적인 장면도 있었다. 

박씨가 경찰에 제출한 동영상이 가짜 동영상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내부고발 자작극이 노조설립 문제를 두고 노사간 갈등 중에 흘러 나온 것이다.

박씨가 가짜 동영상과 문건으로 내부고발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A씨이다. 총무부장을 지내다가 지난 연말 퇴사했다.  노조 설립 당시 사실상 작전 사령관을 했다. 회사의 반격에 맞설 카드로 내부고발을 기획한 의혹이 있다.

박씨는 "A씨는 회사에 해코지할 수 있는 사안들을 달라고 요구했다"면서 "(당시) 갖고 있던 그 동영상을 무심코 보여줬다. (자신이)책임지겠다. 재가공하는 모습으로 이용하면 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평소 직원들에게 갑질을 일삼은 또다른 간부 B씨를 몰아내주겠다는 약속했다. 이 말을 믿고 영상을 경찰과 언론에 신고·제보했다"고 했다.

박씨와 A씨가 짜고 조작한 내부고발은 회사의 위기로 내몬 발단이 된다.  1월 삼화식품이 유통기한이 지난 간장ㆍ된장을 새 제품에 섞어 마트ㆍ학교ㆍ병원 등에 공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내용의 영상과 문건이 지역 언론에 공개됐다.  대구지방경찰청은 2월 회사를 압수수색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거래선이 끊겼다. 매출도 80%감소했다. 거래업체들은 납품을 거부했다. 공장 가동율은 30% 아래로 떨어졌다

삼화식품은 1953년 설립이후 최대 경영위기를 맞이한다. 회사는 자구책으로 구조조정을 선택한다. 직원 80여명이 회사의 구조조정 칼날 앞에 서게 됐다. 사측은 경영위기 타개 위해서 구조조정 외 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노사갈등으로 번졌다.  노조는 13일 회사 마당에서 기습집회를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경찰 수사 장기화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이해한다"면서 "극단적인 폐업 절차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첨예한 노사갈등 상황에서 내부고발이 자작극이었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삼화식품 노조위원장 김모씨가 4월1일 경찰에 제출한 양심 고백 진술서(왼쪽). 오른쪽은 동영상을 직접 촬영한 직원 박씨가 3월27일 거짓 고발 경위를 적어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 삼화식품 제공.
삼화식품 노조위원장 김모씨가 4월1일 경찰에 제출한 양심 고백 진술서(왼쪽). 오른쪽은 동영상을 직접 촬영한 직원 박씨가 3월27일 거짓 고발 경위를 적어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 삼화식품 제공.

회사 측은 해당 영상 및 보도와 관련해 지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달서구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으나 지난 1월 31일에 '이상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내부고발로 식품회사의 절대적인 고객 신뢰가 추락하면서 경영상황이 녹록치 않다. 신뢰를 되찾고 경영정상화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박현희 삼화식품 홍보이사는 "전직 간부가 개입한 내부고발 자작극 때문에 모든 거래가 끊긴 상황"이라며 "노조가 구조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직장폐쇄이든 폐업이든 다른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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