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사상 최악 지표·은행 실적 부진에 약세…다우 1.86%↓
뉴욕증시, 사상 최악 지표·은행 실적 부진에 약세…다우 1.86%↓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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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예상보다 훨씬 나쁜 경제지표와 부진한 은행 실적 등으로 하락 마감했다.

15(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5.41포인트(1.86%) 하락한 23504.3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2.70포인트(2.2%) 내린 2783.3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122.56포인트(1.44%) 하락한 8393.18에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4.67% 내려 가장 부진했다. 기술주도 2.19% 하락했다.

이날 증시는 주요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예상보다 더 나쁜 경제 지표가 쏟아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국적 외출 자제령과 비필수 사업장 폐쇄(셧다운) 명령으로 미국의 소비는 사상 최대 폭으로 급감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8.7% 줄었다. 상무부가 소매판매 집계를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11월에도 소매판매 감소율은 3.9%에 그쳤다.

분야별로는 의류매장 판매가 50.5% 급감했다. 식당과 술집 매출은 27%가량 줄었다. 자동차 판매도 25.6% 감소했다. 반면 식품 사재기 등의 영향으로 식료품점 매출은 26% 가까이 급증했다.

미국의 산업생산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5.4% 줄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4%를 웃도는 감소율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1월 이후 최악의 수치다.

산업생산 가운데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6.3% 감소했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생산은 무려 28%나 급감했다.

미국의 전력 생산은 3.9% 줄었고, 석유 및 가스 시추 등 광업 채굴도 2% 감소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와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급랭함에 따라 올 상반기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대형은행 JP모건체이스는 미국 경제가 올 1/4분기 10%, 2/4분기 40%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반기엔 회복세도 돌아서 3/4분기 23%, 4/4분기 13%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세계 경제가 3%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상가상 코로나19에 대응한 미국의 봉쇄 정책이 3월 중순 이후 본격화한 만큼 4월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3월 산업 생산도 전월 대비 5.4% 줄었다. 2차대전 직후인 19461월 이후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 3.5% 감소보다 더 부진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전월 마이너스(-) 21.5에서 사상 최저치인 -78.2로 폭락했다. 시장 예상 -32.5는 물론,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이전 저점 -34.3을 큰 폭 하회했다.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들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은행들이 향후 대출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대폭 늘린 점이 순익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 실적 악화 뿐 아니라 향후 개인 및 기업 부실이 급속도도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기도 하다.

산유국 감산 합의에도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점 역시 부담이다.

15(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2%(0.24달러) 하락한 19.8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WTIO가 배럴당 20달러 이하로 떨어진 건 지난 20022월 이후 약 18년만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251분 현재 배럴당 6.01%(1.78달러) 급락한 27.8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가 오는 5~6월 하루 97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했지만, 수요 축소 폭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4월 하루 원유 수요가 2900만 배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는 지난 25년 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192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다른 지표들도 부진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3월 주택시장지수는 30으로, 전월 72에서 42포인트 급락했다. 지수 사상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시장 예상 55도 하회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2월 기업 재고가 전달 대비 0.4% 감소한 2127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 0.4% 감소에 부합했다.

연준은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미 전역의 경제가 갑작스럽고 가파르게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대부분 지역에서 향후 경제가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8.16% 상승한 40.8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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