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이 자영업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배민 광고료가 가게 임대료보다 최대 2.4배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높은 수수료는 결국 배민 이용자들이 부담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노웅래 위원장과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시중 7개 업소의 매출액·수수료·임대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이들 업소의 배민 광고 수수료는 게 임대료보다 평균 1.74배나 높은 걸로 분석됐다. 특히 D찜닭집의 경우 배민 광고 수수료가 임대료의 2.4배에 달했다.
업주들은 배민의 새로운 수수료 체계 등에 대해서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주들의 불만사항을 살펴보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시 광고 수수료 인상 우려 ▲배민 수수료에 대한 정확한 자료 확인 어려움 등을 꼽고 있다.
노웅래 위원장은 “‘코로나 19’ 사태 장기화로 소상공인들의 고충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배달의민족은 자영업자들과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배달앱 수수료가 신용카드 수수료보다 비쌀 순 없다”며 “적어도 신용카드 수수료율 범위 내로 조정돼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일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건당 5.8%의 수수료를 받는 정률제 요금 체계인 ‘오픈서비스’를 도입했다. 배민 앱을 이용하는 음식점들은 기존에 매출과 상관없이 월 8만 8천원을 지불하는 정액제 ‘울트라콜’을 사실상 폐기했다며 “실제로 내야 하는 수수료가 늘었다”며 반발했다.
새로운 수수료 체계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확산되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10일 김봉진 의장과 김범준 대표의 공동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오픈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빠른 시일 내에 이전 방식으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저희는 외식업주님들의 고충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하고 새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많은 분께 혼란과 부담을 끼쳐드리고 말았다”며 “상심하고 실망하신 외식업주님들과 국민 여러분께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배민의 수수료 정률제 백지화에 대해 일각에서는 배민과 요기요·배달통을 보유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기업결합 심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 개편에 대해 실태 조사에 나선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