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이복영 회장, 삼광글라스 꼼수 흡수합병 '논란'
OCI이복영 회장, 삼광글라스 꼼수 흡수합병 '논란'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0.0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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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삼광글라스·군장·이테크 합병 및 분할 작업 불합리"
삼광글라스 "외부 회계법인 평가 비율…기업경쟁력 향상 목적"

OCI그룹의 계열사인 삼광글라스(이복영 회장)가 군장에너지ㆍ이데크건설을 흡수합병이 대주주 일가의 경영권 합병을 위한 '꼼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회사 간 합병비율(삼광1:이데크2.54, 삼광1:군장3.88)을 정하면서 삼광글라스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춰 대주주 이복영 회장 2세(이원준ㆍ이우성ㆍ이정현)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유리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3일 업계와 소액주주들은 오는 5월 14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삼광글라스와 군장에너지ㆍ이데크건설을 흡수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대주주와 회사를 상대로 불공정한 회사 합병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조성배 삼광글라스 합병 반대 소액주주 비대위 대표는 "합병 과정에서 삼광글라스가 보유한 자산과 지분 가치를 제대로 산정하지 못한 불합리한 합병 비율"이라며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하락한 주가를 가치 산정에 적용한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OCI그룹은 창업주 고(故)이회림 명예회장 별세 이후 장남 이수영 OCI회장, 차남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 삼삼 이화영 유니드 회장 등 3형제간 계열분리가 진행되고 있다. 3형제가 각각 독립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현재 OCI그룹은  OCI, 유니드, 삼광글라스, 이데크건설 등 4개 상장사와 OCI SE, OCI스페셜티, OCI정보통신, OCI파워, 비앤오바이오, 오씨아이드림, 행복도시태양광발전소, 유니드LED, 유니드글로벌상사, SG개발, SMG에너지, 군장에너지 등 14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OCIㆍ삼광글라ㆍ유니드는 OCI그룹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삼광글라스는 이번 흡수합병을 계기로 OCI그룹과의 계열 분리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 후 삼광글라스는 군장에너지, 이데크건설의 알짜 사업분야를 보유한 사업지주회사를 만든다는 것이 회사측의 복안이다.

문제는 합병비율.  삼광글라스와 군장에너지의 합병 비율은 1대 2.54, 이테크건설 투자 부문과의 분할 합병 비율은 1대 3.88로 각각 책정됐다. 이 안대로라면 군장에너지 주주는 보유주식 1주당 삼광글라스의 신주 2.54주를 받는다.  소액주주들은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는 입장이다. 이복영 회장의 아들인 이원준 삼광글라스 전무와 이우성 이데크건설 부사장으로 경영권 승계작업에 유리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이다.

회사 안대로 합병이 이뤄진다면 OCI그룹 3세인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의 삼광글라스 보유 지분율은 6.1%에서 20.57%로, 이원준 삼광글라스 전무의 보유 지분은 기존 8.84%에서 18.35%로 각각 높아진다.

대신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의 지분율은 22.18%에서 합병 후 8.65%로 낮아진다. 이를 통해 자연스레 이복영 회장의 지분을 자녀들에게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진다는 지적이다. 

삼광글라스 측은 지난 6일 입장문을 내고 "합병 비율 산정 과정에 문제가 없다"며 "이번 합병은 계열사 전체의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자,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필연적 조치로 승계 구도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다음 달 14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합병안에 반대해 지난달 말 법원에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냈다. 우호 주주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삼광글라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복영 회장과 자녀 등 특수관계인이 가진 삼광글라스 지분은 전체의 45.3%, 3140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이 가진 지분율은 42.19%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집 합병에 이은 삼광글라스에서도 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이익을 얻은 이재용부회장 등 총수 일가, 합병에 찬성한 옛 삼성물산,제일모직 이사와 감사위원 전원을 상대로 부당합병으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고 청구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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