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號 ‘죽음의 사업장’ 논란
KT 구현모號 ‘죽음의 사업장’ 논란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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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직후 현장 인명사고 2건 발생... KT새노조 “현장 소통 통한 대책 시급”

구현모(56) 신임 KT사장이 취임 초부터 악재에 휩싸였다. 취임 직후부터 잇달아 산재 사망 사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리스크’에도 KT 내부 출신임을 내세워 취임한 ‘구현모號 KT’가 악재를 어떻게 돌파해나갈지 주목된다.

 

구현모 KT사장. (사진=뉴시스)
구현모 KT사장. (사진=뉴시스)

 

KT 지난주만 사상자 2명
KT새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는 통신 시설을 점검하던 KT 전남유선운용센터 소속 손모씨(58)가 전주에서 작업중 전주가 부러지면서 추락·사망했다. 같은 날 충남 홍성에서는 맨홀 작업 후 올라오던 케이블매니저(CM)가 자동차에 치여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이에 대해 KT새노조는 4일 성명을 내고 “현장과 소통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 측은 “누구보다도 현장을 잘 안다고 자부하는 KT 출신 구현모 사장 체제가 출범해도 현장에는 아무런 변화조차 없는 현실에 좌절과 분노를 느낀다”며 “구 사장 체제 등장과 함께 발생한 연이은 중대재해야 말로 KT 경영진이 현장에 대한 이해와 대책이 부재한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아현국사 화재 이후 KT 경영진은 현장의 취약·위험시설을 전수 조사해 모두 대체하고, 이를 위해 설비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KT 안팎에서는 민영화 이후 20년간 방치하다시피 한 기초설비들이 실질적으로 개선되기에는 크게 미흡한 조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아현국사 화재 당시 현장 복구인력이 모두 비정규직임이 드러나면서 현장 인력 부족 문제가 제기되자 KT는 부족한 현장인력을 보충한다면서 인터넷 개통 AS업무를 맡고 있던 CS 직원들을 현장시설 업무, CM 업무로 전환시켰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이러한 시도는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충남 홍성 사고의 경우 숙련이 부족한 노동자들로만 구성된 현장 조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인력 부족을 숙련도 떨어지는 노동자를 투입해서 떼우겠다는 발상이 빚은 비극”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시설 안전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현장 인력을 적절히 유지·보강할 것을 촉구했다.

KT 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KT 직원 사망자는 104명에 달한다. 그 중 업무 중 재해로 인해 사망한 직원은 약 30명에 육박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27일 KT 이사회는 구현모 사장을 차기 CEO로 확정한데 이어 지난달 30일 주총에서 구 사장은 공식적으로 선임됐다. 구 사장은 황창규 전 KT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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