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임원 급여 반납 역행 자사주 이삭 줍기 '논란'
정의선 부회장, 임원 급여 반납 역행 자사주 이삭 줍기 '논란'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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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2019년 연봉 51억8900만원, 608억원 배당금 챙겨
그룹 비상경영 선포-임원 급여 삭감...그룹 지배력 강화나서

현대자동차그룹(정몽구 회장)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전 계열사에 추가 현금성 자산 마련 지침을 내렸다. 해외 공장 '셧다운'으로 생산ㆍ판매에 제동이 걸리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51개 계열사 소속 전체 임원 1000여명이 이달부터 임금 10%를 자진 반납했다. 사실상 임금 삭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의 역행 행보가 눈길을 끈다. 정 부회장이 받은 급여는 51억8900만원(현대차 34억200만원, 현대모비스 17억8700만원)이다.  배당금만 608억원을 받았다. 

정몽구 회장의 장남의 경영승계가 유력시 되고 있는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기아차 이사,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현대제철 이사 등 4개 회사에서 직책을 겸직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도 연봉 70억 4000만원(전년대비 -26.5%)를 받았다. 배당금은 933억원을 챙겼다.  

그룹 전체가 비상 경영을 돌입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확대 행보가 눈길을 끈다. 올해 받은 배당금으로 자사주를 사모으고 있다.지난 19일 현대차 주식 13만 9000주(주당 6만 8435원)에, 현대모비스 7만 2552주(주당 13만 789원)를 매입한다. 매입 금액만 190억원(현대차 95억1200만원, 현대모비스 94억8900만원)이다. 

24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입한다. 현대차 6만 5464주(주당6만 8567원)를, 현대모비스 3만 3826주(주당 13만 825원)에 장내 매수한다. 90억원 규모이다. 

25일에도 현대차 주식 28만 5517주(주당 6만 8646원)와 현대모비스 주식 15만 561주(주당 13만 3724원)를 장내 매수한다. 397억원 규모이다.

정 부회장이 사흘간의 주식 매입으로 현대차 지분은 1.81%에서 1.99%(550만 7424주)로 증가한다. 현대모비스의 지분은 0.27%(25만6936주)가 됐다.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해 6월 11일 년간 최고점인 133,500원을 찍은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3월 20일 6500원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현대모비스도 지난해 12월 18일 년간 최고점인 268,500원을 찍은 이후 급등락했고, 코로나19가 확산되던 3월 19일 126,000원으로 최저짐을 찍었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집한 때가 이 시기와 겹친다.

이 같은 정 부회장의 행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전 계열사가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임직원들이 임금을 자진 반납하는 비상 상황에서 그룹 지배력을 넓히는 모양새가 좋아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생산공장이 속속 멈춰서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전망이 밝지 않다. 주가도 반토막났다. 주가 폭락하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가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은 책임경영에 나서겠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하지만 임직원들이 임금을 삭감하는 등 비상경영에 나서는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행보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주가하락을 계기로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제 잇속을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영자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주주가치 제고와 하락장에서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 

현대차의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행보는 눈쌀을 찌프리게 한다. 계열사 임원들은 급여를 반납하거나 경비예산을 삭감하고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대제철과 현대로뎀은 각각 2000억원과 24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을 발행했다. 전방위적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그룹의 비상경영과 역행하는 행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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