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선천 "댄싱나인 떨어졌다면 미용사 됐을 것 같아" [인터뷰②]
배우 한선천 "댄싱나인 떨어졌다면 미용사 됐을 것 같아" [인터뷰②]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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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는 이 길이 틀린 길이 아니라 생각해. 무조건 자기 자신을 믿고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나갔으면 좋겠어"
"그렇다면 지금의 너와 1년 후의 너는 굉장히 다른 누군가가 되어있지 않을까?"

앞서진행된 <배우 한선천 "뮤지컬 '432Hz',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긴 작품" [인터뷰]>와 이어지는 인터뷰입니다.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지금의 나 한선천은 '춤 잘 춘다 VS 연기 잘 한다' 중 어떤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을까

A. 아무래도 지금 제가 작품을 맡고 있다보니까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더 많이 듣고 싶기도 하고요.


Q. 그래도 무용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눈빛이 변한다.

A. 아무래도 조금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 전신이기도 하거든요. 물론 지금은 제가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올라가고 있는 만큼 더 집중하고 있어요. 사실 이런 부분들도 연기할 때 많이 도움이 됐거든요. 감정선에 있어서도 무용을 했던 게 도움이 된 부분들이 있죠. 사실 무용할 때 무표정으로 공연에 집중하는 편도 있고 저처럼 감정을 담거나 표정, 표현에 있어서 연기를 하는 무용수도 있죠. 전 <댄싱 나인>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이 부분에 조금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댄싱나인 출연당시 한선천
댄싱나인 출연당시 한선천


Q. 한선천에게 <댄싱 나인>은 뗄레야 뗄 수 없다.

A. 만약 <댄싱 나인>에 출연하지 않았더라면 미용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사실 미용 자격증을 따려고 했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오디션 뜨는 거 보고 지원했었어요. 사실 그때 당시에 많이 힘들었거든요. 부모님께서도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면 좋겠다며 미용에 소질이 있을 것 같으니 학원을 다녀보지 않겠냐고 하셔서 잠시 학원도 다녔었어요.


Q. 무용수 한선천, 그리고 배우 한선천을 잃을뻔했다.

A. 그런데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무용과 뮤지컬은 정말 같으면서도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중학교 때 그리스 영어뮤지컬을 해보기도 했어요. 사실 그때 책임감 없이 공연에 임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킹키부츠>라는 작품을 만나고 나서 제 안에 쌓여있던 벽이 허물어지는 경험을 했죠. 그 뒤로 앞에서 계속 말했듯이 계속 경험을 쌓고 공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하고 싶은 작품, 배역이 있을까?

A. 일단 <킹키부츠>의 찰리 역을 맡아보고 싶어요. 그리고 <베어 더 뮤지컬>의 피터나 <여신님이 보고 계셔>라는 작품에 들어가 보고 싶어요. 영화로 보자면 예전에 나왔던 <왕의 남자>에서 공길 역할이랄까요?


Q. 평소 쉴 때 취미가 있다면?

A. 일단 집에서 반려견과 놀다가 집에서 나가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한 달에 세 번 정도 일반인분들과 워크숍을 하거든요. 그때 스트레칭이랑 근력운동을 하면서 체력적이나 몸 관리를 하고 있어요.


Q. 롤 모델이 없다는 글을 봤다. 지금도 똑같을까?

A. 다른 사람들이 보면 자기애가 강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사실 저는 제가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빈 공간을 채워나갈 생각이 많아서 누군가를 따라 하기보다 내가 갖고 있는 색깔에서 나만의 것을 만들어내자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무용 같은 경우에도 무용 16~7년을 하고 있는데도 조금만 딴 생각을 하면 내 움직임에 있어서 불안한 감정을 느끼거든요. "왜 이런 동작 밖에 안 나오지?"라는 부분들요. 처음엔 저 혼자 찾으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주변 사람들과 고민을 털어놓고 대화를 하면서 잘못된 점이나 불안감을 해소하고 있어요. 제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걸 채우고 찾아가는 게 하나의 숙제거든요. 그 누구도 아닌 한선천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Q. 1년 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네가 가고 있는 이 길이 틀린 길이 아니라고 생각해, 만약 다른 길을 걷게 되더라도 자기 자신을 믿고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1년 후의 너는 지금의 나와 굉장히 다른 누군가가 되어있지 않을까?"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실 최근 몇 년간 내가 만약 뮤지컬로 안 빠지고 무용만 계속했다면 지금 나의 모습은 어땠을까란 고민을 했었거든요. 누군가는 저에게 이렇게 말해요 "너는 왜 뮤지컬을 해서 이렇게 사냐" "무용만 했으면 탄탄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았냐, 왜 이쪽으로 넘어와서 오디션을 보고 힘들게 살아가느냐"라고요. 그런데 저는 무용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어요. 물론 무용도 완벽하게 모든 걸 정복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예술은 끝이 없는 거잖아요. 배우면 배울수록 경험하면 경험할수록 제가 뭔가를 배우고 표현하는 데 있어서 더 진정성 있고 관객에게 더 다가갈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이 생각들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 스스로도 흔들릴 때가 있기는 하지만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해서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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