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Hz' 금조 "지금의 나, 책임감과 자존감 생겨" [인터뷰]
'432Hz' 금조 "지금의 나, 책임감과 자존감 생겨" [인터뷰]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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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금조의 도전, 아이돌에서 배우가 되기까지...
"팀에서 혼자가 되고 나니 처음엔 불안했어, 그런데 지금 바뀌려 노력 중"

 

사진= 배경훈 사진작가
사진= 배경훈 사진작가

버스크 음악극 <432Hz>가 다시 돌아왔다. 작년 10월 창작 초연으로 첫 선을 보인 이후 관객들에 큰 호평을 받았던 <432Hz>는 조금 더 단단해진 이야기와 함께 대학로로 돌아왔다.

뮤지컬 <432Hz>는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였던 싱어송라이터 지오와 탭 댄서 민혁의 과거, 그리고 현재 버스킹 거리의 버스커 하늘과 스트릿 드러머 두홍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금조는 이번 작품에서 기타리스트 하늘 역을 맡았다. 연극 <러브 스코어>를 통해 배우로서 데뷔해 뮤지컬 <구내과병원> <이선동클린센터> <6시 퇴근> 등에 캐스팅되며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로서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는 그를 만났다.

배우 금조가 바라보고 있는 뮤지컬 <432Hz>에 대해서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돌 '나인뮤지스'의 한 멤버에서 뮤지컬 배우 금조로 변신에 성공한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진= 배경훈 사진작가
사진= 배경훈 사진작가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뮤지컬 <432Hz>에 출연하고 있는 금조입니다.

 

Q. 이번 작품은 알고 있던 작품인가

A. 작년에 <구내과병원>을 같이 했던 최호승 배우님이 출연하고 있던 작품이라서 응원하려고 보러 갔던 적이 있어요.


Q. 재연에 참여하게 됐는데, 초연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A. 우선 제가 봤던 작품으로 따지면 초연에선 하늘이가 자기를 구해준 사람을 찾으러 가는 내용이 없었어요. 그리고 소리 굽쇠도 처음부터 들고 나오지 않았죠. 이 부분들의 서사가 채워지면서 재연에 올라가면서 하늘과 지오의 관계가 명확해진 것 같아요.


Q. 캐릭터 구축은 어떻게 했나

A. 우선 하늘이란 인물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 하늘이는 기타리스트거든요. 그래서 캐릭터를 만든고 나서 기타 치는 부분들을 제일 먼저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사실 <러브 스코어>라는 연극을 할 때에도 기타를 쳤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때 안 배웠으면 정말 울면서 준비했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웠던 기억이 있어요. 사실 <러브 스코어>때는 약식으로 편하게 쳤으면 됐었는데, 이번 작품에선 세션이 있다보니까 약식으로 바꿀 수 없었어요. 손을 그대로 따라가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극 중에서 메고 다니는 기타가 앰프를 연결하지 않아서 소리가 나지 않을 뿐이지 곡에 맞춰서 열심히 치고 있습니다.(웃음)

그리고 작품과 관련해서 두홍과 하늘의 관계가 전과 같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모든 하늘 역할의 배우들이 두홍이와의 관계가 다 달라요. 저는 두홍이를 오로지 그냥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하늘이는 두홍이를 마음속에 품고 있기도 한데, 저는 오로지 친구로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일과 엮여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제가 어느 정도 선을 정해놓고 그 이상을 넘어오면 쳐내고 있죠. 사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하늘이가 조금 나빠 보였었거든요. 두홍이가 좋아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마음을 가지고 노는 것도 아니고 어중간한 모습을 보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선을 그은 하늘이 되고 싶었고, 그렇게 그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그럼 이후에도, 친구 사이 이상 될 가능성은 전혀 없을까

A. 커튼콜 때도 저한테 기대려고 다가오면 쳐내고 있습니다.(웃음)

 

Q. 하늘이는 기타리스트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극 중에선 가수 지망생처럼 느껴진다.

A. 아, 이 부분도 달라진 점이 있어요. 지금 우리 작품 속 하늘이는 과거에 앨범도 냈고, 나름 잘 나가던 인디 밴드의 보컬이였다는 점이예요. 그런데 사고로 인해서 트라우마가 생겼고,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 거죠.


Q. 전작에선 피아노를 이번 작품에선 기타를 친다.

A. 악기는 사실 고등학교 때 실용음악 학원을 다니면서 기본적인 코드를 칠 수 있을 정도까지만 배웠었어요. 코드는 볼 줄은 아는데 무슨 악보를 두고 이걸 연주하라 그러면 안 되는 상황이었죠. 작품을 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지금은 죽어라 연습했던 건 잘 칠 수 있어요. 지금은 코드는 아는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사진= 배경훈 사진작가
사진= 배경훈 사진작가

 

Q. 실제로 버스킹을 해본 적은 없나? 아니면 하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A. 해본 적은 없어요. 그리고 사실 제가 가수였었잖아요. 가수 입장에서 생각해 봤을때 버스킹이라는 걸 도전하는 하늘이 대단하게 느껴졌었어요. 그래서 두려움을 가지고 버스킹 거리에 다가가는 하늘이의 모습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늘이도 그렇고 저도 '내가 버스킹을 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을 것 같거든요. 저 혼자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 부담스럽다기 보다 하늘이처럼 두려울 것 같거든요.


Q. 하늘이 처음 지오를 만났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A. 사실 지오의 노래를 처음 듣고 그와 마주했을 때까지, 하늘이는 지오의 목소리랑 노래에 반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하늘이 바라본 지오와 민혁은 어떤 캐릭터일까

A. 일단 제가 생각했을 때 지오는 천사인 것 같았어요. 둘이 처음 만나고 지오가 자기를 구해준 사람이란 걸 알았을 때, 하늘이가 지오 보고 "날 구해준 사람이 너인지 몰랐어, 미안해"라고 말하거든요. 이때 지오가 하늘이 보고 "내가 널 놀래서 미안해"라고 답하는데 이게 오히려 더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오는 천사인 것 같아요. 민혁은 사실 정말 안타까운 캐릭터죠.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 최악의 순간으로 변하게 됐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민혁이 하늘에게 화를 모습에 감정이 많이 이입되더라고요.

반대로 보자면, 하늘이는 지오에 대한 죄책감이 있었던 것 같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하늘이는 지오의 약속을 지켜주기 위해서 민혁이 쳐내더라도 그에게 다가가서 계속 지오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하죠. 제가 생각했을 때 하늘이가 지오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서 "네가 말한 걸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라고 하는데 마음속 어딘가엔 "쟤(지오)가 나 때문에 죽었는데, 나는 쟤가 하는 부탁 하나도 못 들어주네"라는 생각이 담겨있는 거죠. 그래서 하늘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 홀로 죄책감을 가슴 깊이 숨겨두고 있죠.

 

Q. 네 명의 지오, 네 명의 민혁. 모두 느낌이 다 다를 것 같다

A. 우선 지오 역할 맡은 배우들부터 말해보자면 찬종 배우는 조금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고 뭔가 동생이 누나를 안아주는 느낌이라면, 용석 배우님은 어른스럽죠. 오빠가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느낌이에요. 박웅 배우님은 제가 보듬어주고 싶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민혁 역을 보자면, 동수 배우님은 시니컬해서 마지막에 울 때 제일 의외(?)인 느낌을 받았고, 선천 배우님은 제일 여린 느낌이에요. 경초 배우님은 제일 슬프고 제가 제일 죄책감이 드는 민혁이에요. 마지막에 둘이서 바라보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그때까지 계속 죄책감이 들게 만드는 민혁이에요. 현우 배우님은 뭔가 모성애가 느껴집니다.(웃음)


Q. 두홍 역할도 네 명의 배우들이 함께하고 있다. 다들 캐릭터가 강하다..

A. 맞아요. 우선 호승 배우님이 맡은 두홍이는 해바라기고, 인지 배우님의 두홍은 오래된 친구 같아서 오히려 쳐내기 힘들어요. 제가 쳐내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지만 제일 힘든 느낌이고, 주일 배우님이 그리고 있는 두홍은 제일 능숙해서 기댈 수 있는 느낌을 받아요. 다른 두홍들은 뭔가 힘이 되고 싶어 하지만 하늘이가 더 누나 같은데 주일 배우님이 그리고 있는 두홍만 뭔가 오빠 느낌을 받고는 해요. 사실 모든 배우들이 매번 공연할 때마다 처음 공연하는 느낌을 받을 거예요. 역할마다 많은 배우들이 있어서 끝날 때까지 못 만나는 캐스팅도 있죠.

사진 = 배경훈 사진작가
사진 = 배경훈 사진작가

 

Q. 지오가 떠나가고 나서, 남은 세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아갈까

A. 다들 되게 잘 됐을 것 같아요. 민혁도 노래랑 춤이 다 되고, 하늘이도 자신감을 되찾았거든요. 두 사람 다 트라우마를 극복했고, 옆에서 이들을 지탱해 주는 두홍이란 친구도 있기 때문에 잘되면 더 잘 됐지 문제가 있지는 않을 것 같아요.
 

Q. 이번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A. 저는 개인적으로 '리슨'을 좋아해요. 아무래도 지오와 민혁, 그리고 하늘이를 연결해 주는 넘버이기 때문에 리슨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만약 지오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면 세 사람은 연결될 수 없었거든요.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A 찬종 배우가 퀴즈를 항상 준비해왔거든요. 그래서 쉬는 시간마다 퀴즈 대결을 했던 것 같아요. 누가 제일 잘했냐고요? 경초 배우님이 제일 천재였고, 제가 2등 정도 됐던 것 같아요. 일단 제일 밑은 가은 배우님이요. 언니가 반응이 제일 재밌어요. 정말 말도 안 되는 답을 해도 "와!" "천재다!"라고 말하고 반응해 줬거든요.

Q. 뮤지컬 <432Hz>를 소개하자면?

A. 사실 정말 좋은 작품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시기가 시기다 보니까 막 보러와달라고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정말 공연 한 편 보는것도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시기입니다. 쉬운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도 그렇고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 안전에 유의하면서 정말 열심히 공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연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관객분들 모두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아직 공연을 보지 못했던 분들은 공연이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꼭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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