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공백 위기 삼양식품, 전문 경영인 시대 열리나
오너 공백 위기 삼양식품, 전문 경영인 시대 열리나
  • 김일웅 기자
  • 승인 2020.0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인장 회장 실형·김정수 사장 집행유예 경영배제 전문경영인 시대
삼양식품 김정수 대표
삼양식품 김정수 대표

삼양식품이 오너경영을 끝내고 전문 경영인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총수 일가가 횡령 및 배임으로 경영에서 배제되면서 전문경영인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다. 이사회 구성도 달라진다. 13일 삼양식품은 김 사장의 이사 선임안건을 제외한다고 공시했다. 30일 주총에서 정태운 전무(생산본부장) 체제가 예상된다. 정 전무는 18년 각자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경영을 맡아왔다. 

삼양식품은 창업주인 이건(以建) 전중윤 회장이 물러나고 20102세인 전인장 회장 체제로 경영돼 왔다. 2018년 횡령 및 배임으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전 회장은 지난 125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이성호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됐다. 부인인 김정수 사장 역시 같은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전인장 회장과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 부부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건 2018년 초다. 주력 계열사인 삼양식품이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포장재와 식재료 일부를 페이퍼컴퍼니로부터 납품받은 것처럼 조작해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다. 전 회장 부부는 횡령한 자금을 자택 수리비나 차량 리스 비용 등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5년간(집행유예 2) 관련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오너리스크에 발목 잡힌 삼양식품은 '오너 부재' 상태에 빠져들 위기에 처한 것이다. 삼양식품은 당분간 정태운 대표 단독체제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단독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이사회 의장도 맡게 된다. 경상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삼양식품 익산공장 담당중역을 거쳐 계열사인 원주운수 대표이사, 삼양티에이치에스 대표이사 등을 두루 지냈다. 그 누구보다도 삼양식품에 잔뼈가 굵은 것은 물론 오너일가와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추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정태운 대표가 단독 대표이사로서 전권을 갖게 될 예정"이라며 "이번 주총에서 새로운 인물의 선임이 없기 때문에 정 대표 체제로 당분간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실질적 경영권 행사는 어려운 실정이다  소유와 경영 분리는 요원(遼遠)하다는 분석이다. 전인장 회장의 아들인 전병우 씨가 100%지분을 가진 SY캠퍼스(舊 비글스2007년 1월)를 통해 삼양식품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Y캠퍼스는 삼양내츄럴스 지분 외에 포장지 사업을 하는 테라윈디앤아이(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Y캠퍼스가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하면 삼양식품 계열사 전반에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Y캠퍼스의 대표는 전인장 회장의 최측근인 심의전 대표이다.

한편 삼양식품은 오너일가의 횡령·탈세 혐의 속 배당은 확대 됐다. 오너일가가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탈세 혐의까지 추가로 받는 상황에서 삼양식품은 2019년 결산 배당금을 주당 800원으로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0.9%, 배당금 총액은 60억 원이다.

오너일가는 이번 현금 배당으로 28억 원 이상을 지급받게 된다. 일각에서는 배당확대가 대주주의 지분이 높은 오너일가의 과도한 배당으로 대주주 배 불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 관계자는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식회사의 존재 이유는 기업 이윤을 주식수에 따라 되돌려 주는 것"이라며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포함한 '불닭브랜드'의 국내외 매출 및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매년 배당금을 늘려왔다. 앞으로도 소비자 및 주주 가치 증대를 위해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양식품(三養食品)은 1961년 서울 성북구 월곡동에서 '삼양제유()'로 출발했다. 같은해 10월 삼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63년 일본 묘조(明星)식품에서 라면제조 기술을 원조받아 삼양라면을 출시한다. 65년 삼양식품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한데 이어 90년 삼양식품으로 고쳤다. 창업자는 이건 전중윤 회장이다. 201032세인 전인장 회장이 취임한다. 전 회장은 기존 가공식품 사업 뿐만 아니라 외식에 진출했다. 계열사로는 프루웰, 삼양티에이치에스, 원주운수, 알이알, 호면당, 에코그린캠퍼스, 삼양베이커탱크터미널, 제주우유 등 8개 회사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