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풍향계] '팬데믹 쇼크’…코스피, 4년 6개월만에 최저치
[증시풍향계] '팬데믹 쇼크’…코스피, 4년 6개월만에 최저치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0.0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스피가 폭락했다. 8년 5개월만에 사이트카가 발동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가 증시 폭락을 부추겼다. 미국이 코로나 19확산으로 인한 유럽발 입국 금지하는 강경조치를 했다. 유가 급락의 충격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12일 코스피는 3.87%(73.94) 급락한 1834.33으로 마감됐다.  2015년 8월24일(1829.81) 이후 4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외국인이 9000억원 가까운 주식을 팔았다. 원-달러 환율은 13.5원 급등(원화가치 하락)해 1206.5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 중단시키는 ‘사이드카’가 8년5개월 만에 발동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는 과거 불황이나 금융위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리먼 파산으로 촉발된 2008년 금융위기는 금리를 내려 뇌관인 부채 문제를 차츰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는 사람들이 집에 머물며 경제활동을 중단하게 된다는 게 문제의 본질이다. 장사가 안되니 임차료를 못 내고 회사가 휴업하니 월급을 못 받고 납품을 못 하니 이자를 연체한다. 경제의 혈맥인 돈이 돌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불황에 대처하기 위해 만든 통화완화 정책 매뉴얼이 더는 먹히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팬데믹의 경제 충격은 소비 위축과 공급망 붕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일어난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미국 기업의 약 75%가 코로나19와 관련된 운송 규제 때문에 공급망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잇따라 하향조정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세계 성장률이 1%에 그치고 중국은 4% 안팎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S&P가 한국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한국은 (코로나) 확진자 수가 많고 기업들의 교역·수출 의존도가 높다"면서 "신용등급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경제가 취약한 유로존은 확진자 수까지 급증하고 있어 침체 국면 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유로존의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이 각각 0.4%, 1%씩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팬데믹 상황을 가정해 추정한 주요 연구기관별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손실 예상액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감염률(10~30%)과 치명률(2~3%) 수준에 따라 올해 세계 지디피가 2조3300억~9조17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경우 지난해 세계 지디피 추정치(88조달러)의 10%가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반면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경제 충격이 세계 지디피의 1.3%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