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11년 만에 약세장 진입...다우 5.86% 폭락
뉴욕 증시, 11년 만에 약세장 진입...다우 5.86% 폭락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0.0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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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큰 낙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의 실망감과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선언까지 이어지는 등 악재 영향 탓이다.

11(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464.94포인트(5.86%) 떨어진 23553.2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0.85포인트(4.89%) 하락한 2741.3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92.20포인트(4.7%) 낮은 7952.0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5.95% 내렸고, 금융주도 5.52%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종가 기준 지난 21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20% 이상 폭락했다. 주가가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추세 하락을 의미하는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 2009년 이후 약 11년 동안 이어진 장기 강세장이 막을 내린 셈이다. 외신들도 S&P 500 지수와 나스닥도 종가 기준 약세장 진입이 코앞이라고 보도했다.

시티은행의 스티븐 와이어팅 수석투자자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낙폭이 최대 25%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상반기 중 세계경제는 전반적으로 매우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더욱 강력한 정책적 대응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회사 퍼스트아메리칸트러스트의 제리 브라크먼 수석투자자도 이날 우리는 뉴욕 주식시장의 공황을 보고 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밑바닥에 도달했는가를 묻고 싶은 것이다. 내 생각에 이제 겨우 절반 밖에 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날 증시는 코로나19 확산과 정부의 재정 부양책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WHO는 코로나19가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감염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대규모 집회가 금지되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혼란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충격에 맞서 부양책을 내놓는 중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이날 기준 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bp) 긴급 인하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대출 지원 제도를 도입했다.

영국 정부도 300억 파운드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발표했다.

다음날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도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럽연합(EU) 정상들에 코로나19 사태에 통화와 재정 정책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의 재정 부양책이 아직 구체화하지 못한 점이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과 달리 미국 정부는 전일 부양책 패키지를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남은 기간 급여세를 완전히 면제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 도입을 주장하는 중이다. 하지만 의회 동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언제 어느 규모로 부양책이 도입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급여세 감면 등에 대해 신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백악관이 의회 입법 없이 정부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월가 주요 금융사 수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날 밤 코로나19 대책 관련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9(한국 시각 12일 오전 10)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다급하게 움직였다.

연준은 이날 하루짜리(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운영 한도를 1750억 달러로 확대했다. 연준은 지난 9일 오버나이트 레포 한도를 1500억 달러로 올렸던 데서, 이날 재차 확대했다.

연준은 또 1개월짜리 기간물 레포도 각각 500억 달러 한도로 세 차례 신규 운영키로 하는 등 단기자금 시장 유동성 공급을 긴급히 늘렸다.

이날 발표된 물가 지표는 예상보다 높았다.

미국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올랐다고 밝혀, 변화가 없음(0.0%)이란 전문가 전망을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2월에 전월보다 0.2% 올라 전문가 예상치와 부합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3.95% 급등한 53.9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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