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코로나19·산유국 감산 논의 공포에 폭락…다우 7.79%↓
뉴욕증시, 코로나19·산유국 감산 논의 공포에 폭락…다우 7.79%↓
  • 조경호
  • 승인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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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폭락했다. 9(현지시간) 개장 4분 만에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주가 폭락으로 인한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지난 1997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9(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13.76포인트(7.79%) 폭락한 23851.0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5.81포인트(7.60%) 추락한 2746.5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624.94포인트(7.29%) 폭락한 7950.6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하락률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10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이날 개장 직후 S&P 500 지수 낙폭이 7%에 달해 15분간 증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거래가 멈춘 것은 199710월의 이른바 '피의 월요일' 이후 처음이다.

뉴욕증시는 이날 개장 약 4분 만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7% 이상 급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15분간 중단됐다.

서킷브레이커란 외부 충격으로 투자 심리에 과도한 변화가 생겼을 때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해 비정상적으로 주가가 폭등 혹은 폭락하는 경우 증시 안정을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로, 1987블랙 먼데이이후 도입됐다.

19871019일 블랙먼데이 당시 다우지수는 2,200선에서 1,700선으로 508포인트, 하락률로는 무려 22.6% 폭락했다. 주가 폭락 시 잠시 일지 정지 '휴지기'를 둬 시장이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보다 냉정하게 판단할 시간을 두자는 취지였다.

가장 최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던 건 19971027일이었다. 당시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두 차례 발동됐다. 다우지수가 350포인트 하락하자 한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550포인트까지 떨어지자 두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당시 하락은 퍼센트 기준으로 약 7.2%였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포인트 기준이 아닌 퍼센트(%) 기준으로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한다. 현재 뉴욕증시는 S&P 500 지수를 기준으로 총 3단계로 나눠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하게 된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수석 마켓전략가인 피터 세치니는 "단순히 최고가 대비 주가가 20% 하락한 게 문제가 아니다"라며 "11년간의 강세장은 끝났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는 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 충격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면서 시장 공포심이 극대화됐다.

여기에 국제유가 폭락이라는 암초도 더해졌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추가 감산은 물론 이달 말 종료 예정인 기존 감산 합의 연장에도 실패했다.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합의에 실패했다. 산유국 간 갈등은 곧바로 표출됐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감산 갈등으로 20%이상 대폭락했다.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 최대다.

9(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전 거래일인 지난 6일에도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불발 소식에 10.1%나 급락한 바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249분 현재 배럴당 23.83%, 10.79달러 급락한 34.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와 브렌트유는 한때 30% 이상 급락한 배럴당 30달러, 31.0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국제유가 폭락은 산유국들이 코로나19 충격을 줄이기 위해 논의해온 감산 논의가 틀어지면서 빚어졌다는 분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지시간으로 8일 원유 가격 인하에 나서는 한편, 증산 가능성도 시사했다.

OPEC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은 원유 수요가 감소하자 6일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러시아 반대로 합의하지 못했다.

여기에 에너지 관련 기업 회사채 부실 심화까지 겹쳐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요인이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이날 증시에서 에너지 기업 대출 등 관련 위험 노출이 큰 미국 지역 은행 주가가 특히 큰 폭 하락했다.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회사채 가격도 큰 폭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20.08% 폭락했다. 금융주도 10.91% 추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콘퍼런스보드는 지난달 미국의 고용추세지수(ETI)108.96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의 ETI는 종전 110.24에서 109.85로 하향 조정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9.85% 급등한 54.46으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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