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사장, 자사주 매입 나선 속내는...
대신증권 사장, 자사주 매입 나선 속내는...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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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양홍석 사장의 행보가 흥미롭다. 최근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지난해 라임사태 등 논란을 일으켜 회사에 피해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고액 배당금을 받는 등의 모습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대신증권 양홍석 사장, 이어룡 회장
대신증권 본사건물

 

최근 대신증권의 양홍석 사장은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며 경영권 방어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 사장은 지난달 25일부터 이틀 간 보통주 1만 5000주를 장내매수헀다. 해당 매수로 2014년 취임 당시 6.66%였던 양 사장의 지분율은 8.06%로 증가했고, 보유주는 409만2천151주가 됐다.

양홍석 사장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업계관계자들은 그의 자사주 매입을 두고 두가지 견해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는 증권사 오너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보다 낮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를 위한 매입이라는 지적이다. 대신증권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총 지분율이 12.60%에 불과한 상태다. 이어 또다른 하나는 최근 하락하고 있던 주가에 대해 오너일가가 책임경영 차원에서 매입한 것으로 보고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모습에 반기를 들고 있다. 대신증권을 통해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했다가 환매중단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다. 피해자들은 지난달 7일 대신증권을 찾아 대표자와 면담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대신증권 측에서 제대로 된 설명을 하고 있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감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기준 대신증권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1조 1760억 원이다. 이 가운데 대신증권은 총 692억 원어치의 펀드를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했다. 당시 대신증권은 내용증명을 통해 해당 증권사들에 라임 펀드의 정산분배금을 일반 고객들보다 우선 청구하지 말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지난해 대신증권은 증권가 논란의 중심에 서있었다. 연초부터 한 중소정보기술(IT)업체로부터 '계약용량을 초과해 서비스를 이용하고도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민사소송을 진행하는가 하면, 대신증권 노조가 사측이 노조탄압을 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대신증권은 결산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1000원을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우선주와 2우선주는 1주당 1050원, 10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이 최종 확정되면 대신증권은 주주들에게 22년 연속 현금배당을 실시하게 된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8.1%, 우선주 11.1%, 2우선주 11.4%이다. 배당성향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73.4%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신증권 최대주주인 양홍석 사장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보통주 381만 4174주(7.79%)를, 양홍석 사장의 어머니인 이어룡 회장도 보통주 98만 9350주(1.95%)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결산 배당금으로 양홍석 사장은 39억 5417만원을 이어룡 회장은 9억 8935만원을 받게됐다.

지난해 대신증권의 영업이익 997억원, 당기순익 94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대비 37.1%, 33.2%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을 41.4%p 늘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신증권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증권업지수가 연초대비 15%이상 하락하는 등 주가 급락에 따른 주주보상 차원에서 지난해 보다 증액된 배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22년 연속 현금배당 실시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일이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급감하고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 논란에 휩싸이면서 배당성향도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배당금 증액 결정은 문제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오너 일가라는 전재를 떠나서 주주로서 배당을 받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다만 한 기업을 이끄는 오너로서 바라봤을때, 사회적 책임은 외면한채 수십억원의 배당금을 받는 것은 문제로 지적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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