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vs '토스' 이승건, 핀테크 금융대전 '3라운드'
'카카오' 김범수 vs '토스' 이승건, 핀테크 금융대전 '3라운드'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0.0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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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증권업 진출 초읽기... 간편송금·인터넷은행 이어 증권업에서 카카오와 '한판 승부'

국내 대표적인 스타트업 기업인 카카오의 김범수(53) 의장과 간편송금 앱 ‘토스’의 이승건(38)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간편송금과 인터넷 전문은행에 이어 증권업에서 ‘금융대전 3라운드’를 펼칠 예정이다.

이미 가칭 ‘카카오증권’은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이달 중으로 토스의 증권업 예비 인가안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말 토스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바 있다. 금융에 IT기술을 접목한 ‘핀테크’를 앞세운 두 사람의 대결을 살펴본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왼쪽)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뉴시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왼쪽)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뉴시스)

 

카카오증권 출범 임박
지난달 4일 금융위원회는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대주주 변경승인 신청을 승인했다.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취득하며 대주주 변경승인을 신청한 지 1년여 만이다.

금융위는 ”지배구조법령상 승인요건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심사결과를 바탕으로, 카카오페이가 재무건전성, 부채비율, 대주주의 사회적 신용 등 법령상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승인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였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관련 형사소송은 2심 무죄 판결로 이번 심사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같은달 27일 대법원은 계열사 신고를 누락한 혐의를 받는 김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폭풍의 핵’으로 떠오른 카카오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3000만명이 넘는 누적 가입자를 앞세운 카카오가 증권업계를 뒤흔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 이는 만 15세 이상 국민 4명 중 3명이 가입한 셈으로, 잠재적인 고객이 많다는 게 카카오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카카오의 실적도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좋다. 지난달 13일 카카오가 발표한 2019년 실적에 따르면, 신사업 분야에 속하는 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 등은 26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8년 1227억원에 비해 113% 늘어난 것이다. 카카오 전체 매출도 2018년 2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년 만에 3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2066억원으로 집계됐다.

초읽기 들어간 토스 증권업 인가
이에 맞서는 토스의 증권업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은 이달중  증권선물위원회를 열어 토스의 증권업 예비 인가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금융위의 인가 절차상 증선위와 금융위를 차례로 통과하면 오는 4월 중에는 새 증권사 설립이 가능할 전망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011년 설립된 핀테크 기업으로, 2015년 개발한 간편 송금 애플리케이션인 ‘토스’를 개발해 알려졌다. 토스는 공인인증서가 필요없다는 장점을 내세워 간편송금 서비스 시장을 개척했다.

카카오페이와 마찬가지로 토스도 가입자 수가 큰 강점이다. 토스 가입자는 약 1600만명이다. 2016년 34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2017년 206억원, 2018년 548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사용자들의 사용 빈도도 높다. 토스는 금융 관련 앱 중 월간 이용자수 기준 삼성페이에 이어 2위다. 그리고 이렇게 확보한 고객 확장성을 바탕으로 금융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토스는 대외적으로도 그 잠재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2018년 여러 글로벌 투자회사로부터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8천만달러(원화 약 900억원)의 자금을 투자받기도 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간편송금이라는 무료 앱으로 토스는 이용자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며 “이로써 토스는 플랫폼을 활용할 bargaining power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토스의 매출은 브로커리지인 금융 상품판매수수료에서 발생한다”며 “수익은 소비자가 아닌 금융회사로부터 얻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와 토스의 이러한 행보가 과거 키움증권을 연상시킨다는 얘기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주식거래 붐이 일었던 2000년대 초반에 낮은 주식매매수수료와 주식거래 플랫폼 ‘영웅문’을 통해 개인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 머니를 바로투자증권의 증권계좌와 연계하는 고객에게 5%의 이자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앞두고 고객 모으기에 나선 것이다. 이런 공격적인 카카오의 행보에 토스가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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